[D-MZ]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시대

  • 오피니언
  • D-MZ:청년칼럼

[D-MZ]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시대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조직팀장

  • 승인 2022-06-13 08:19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김재섭ㅇㅇ
김재섭 팀장
중도일보에 MZ세대 필진들이 모였다. 'D-MZ'(Daejeon-MZ generation)는 변혁의 최전방에 서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하기 위해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6월 1일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끝났다. 열정과 소음, 헌신과 무관심, 환호와 탄식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각자의 지지 여부와 별개로 선거는 끝났고 민선 8기 대전광역시장과 5개 구청장이 정해졌고, 22명의 대전시의원과 대덕구 8명, 동구 10명, 서구 20명, 유성구 14명, 중구 11명의 구의원도 정해졌다. 선거 때 보여줬던 열정과 시민에게 한 약속대로 대전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이후 4년의 과제일 것이다.



선거가 끝난 시점에 나는 세련된 정치 전략에 대한 평가나 특정 정당의 부진과 약진에 대한 원인 분석을 하기보다는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정치인의 도덕적 자질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당연하게도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도덕적 자질은 정치인에게 중요한 자질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특정 정치인의 도덕적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는 법에 따라 공개해야 하는 후보자 전과기록이다. 책임감 있는 정치인은 전과기록에 대해 잘못을 사과하거나 해당 행위의 불가피성을 해명해야 한다. 혹은 현행법상 범죄가 아니어서 전과기록이 남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비판받는 행동에 대해 정치인은 자신의 신념을 설명하던가 사과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선거 제도상에 공보물 소명서까지 준비돼있다.



그런데 지금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시대가 되었나 보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은 정치에 도전하지 않거나 떠나갔다. 남은 사람들은 한없이 뻔뻔해 보인다. 한편에서는 정치인에게 도덕적 기준을 들이미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자기편 후보의 도덕적 책임을 방어하기 위해 내뱉었던 말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사회 전반의 정치 문화와 책임성을 깎아 먹는다. 그렇게 시민이 맞이하게 되는 것은 전과 '경력'의 후보자와 텅 빈 소명서이다. 내가 사는 중구의 어느 지역구에서는 두 명의 시의원 후보 중 누굴 뽑아도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후보자를 뽑아야 하는 사태가 있었으니 '경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과거만으로 지금 현재의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시민의 대표로 책임지겠다는 사람이라면 소명은 해야 하지 않나? 그리고 많고 많은 세상사 중에서 음주운전은 실수도 아니고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아니던가. 이번 지방선거에 대전시의회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후보 중 9명의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과가 있었다. 물론 그중에 당선자도 있다. 빈칸으로 도착한 공보물의 소명서를 생각하면 요즘 세대의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기성 정치의 뻔뻔함을 먼저 돌아보게 된다. /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조직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