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도시철도 2호선] 비로소 출발선에 선 트램… 보행체계 대전환 준비해야

  • 정치/행정
  • 대전

[진단: 도시철도 2호선] 비로소 출발선에 선 트램… 보행체계 대전환 준비해야

20년 허송세월, 정책결정 지연과 번복에 발목
기재부와 국토부 행정절차까지 변수는 여전해
李 당선인 "전면 재검토 아냐" 원점 회귀 불가
"트램 중심, 가까운 미래 자동차 없는 도시로"

  • 승인 2022-06-28 16:36
  • 수정 2022-06-29 08:34
  • 신문게재 2022-06-29 3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대전시가 풀지 못한 난제(難題)다. 해결의 물꼬가 트이며 반색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을 뛰어넘기는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수십 년째 장기표류 된 채 떠도는 중이다. 대전 도시철도의 역사는 1호선~2호선 기본계획을 승인받은 1996년부터지만, 2호선만 단독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한 2002년부터 세어본다면 올해가 추진 20년째다. 지하철에서 자기부상열차로 그리고 트램으로 오기까지, 험로 했던 도시철도 2호선 역사를 되짚고 논란의 중심에 선 트램의 현재, 그리고 2호선 완공을 위한 조건 등을 취재해 봤다. <편집자 주>

[진단: 도시철도 2호선]



(상) 2호선 추진만 20년 무엇을 남겼나

(중) 총사업비, 적정성 평가, 부실 용역 진실은?



(하) 트램도시 대전이 가야 할 방향은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은 무려 20년을 허비했다. 모든 시간이 의미 없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정책 결정 지연과 추진 사업 번복을 자행하며 스스로 발목을 잡은 자승자박의 시간이었다.

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총사업비가 확정된 지금, 트램은 비로소 출발선에 섰다. 이장우 당선인이 "트램은 전면 재검토 대상은 아니다. 단 트램 운행으로 파생되는 문제점을 점검하겠다"라고 강조한 것도 더는 2호선 사업이 원점으로 회귀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트램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기재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와 국토부의 기본계획 승인이라는 산도 넘어야 한다. 그러나 예타 면제 강점을 앞세워 2호선 완공 과업을 마무리할 적기임에는 분명하다.

트램 및 철도 전문가들은 대전이 트램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트램 도입 의의를 정립하고 보행체계 대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트램 속도 논란이 불거졌다. 당초 표정속도 25.7㎞로 예상됐지만, 안전속도 5030을 준수하고 정거장 추가 설치와 보행자 우선 우선 신호를 적용 결과 표정속도는 19.82㎞로 낮아졌다.

20220617142905502_VIW8PWPU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운행 조감도. 출처=대전시
트램 용역을 총괄한 민재홍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연구실장은 "트램은 빠른 교통수단이 아니다. 도심에서 버스나 승용차도 평균 20㎞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시뮬레이션 결과 트램이 접근한다고 해서 무조건 파란 신호를 줄 수 없지만, 트램 운행 스케줄에 맞춰 신호연동화기법 등을 적용한다면 충분히 도시철도의 기능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철도 1호선이 동-서를 잇는 맥이라면, 2호선은 도심 전체를 순환하는 대동맥으로 설정됐다. 현재 대전역 노선이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1996년 결정된 노선 그대로 사용한다. 다만 자기부상열차 운행을 고려해 설계된 노선이기 때문에 순환형 1시간 내 주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표정속도 감속으로 고속 운행은 어렵지만 트램의 긍정적 요소는 분명하다. 트램은 대전 5개 구를 고르게 운행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구도심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램에 필요한 주요 SOC 사업과 도시재생을 촉진하기 때문에 획기적인 도시 변화가 예측된다는 분석이다.

트램은 기존 도로를 점용(占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교통·보행체계 대전환은 필수다. 트램이 점용하는 노선만큼 버스와 자동차가 운행할 수 있는 도로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자동차 운행보단 걷기 편하고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민 연구실장은 "트램으로 도시 활성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보행체계가 우선 바뀌어야 한다. 대전시가 정책적으로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도시로 바꾸겠다는 정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라며 "트램 전용선을 자동차가 이용하는 방식을 고려하고는 있다. 대전은 자동차 중심 교통 체계라서 쉽지 않겠지만 트램 등장 이후에는 자동차가 없는 도시를 꿈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 트램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10.5㎞는 가선 방식을 혼용할 예정이다. 가선은 전력을 공급하는 선이 공중에 설치되는 가공 전차선, 궤도 지면에 매설하는 지면급전방식(APS), 가선이 지면에 묻혀 있으나 정거장에서 충전하는 슈퍼캐퍼시터 방식이 있다. 가선은 변전소 설치가 필요하다. 무가선 방식은 배터리와 수소뿐이다. <끝>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6대 전략 산업으로 미래 산업지도 그린다
  2. 강성삼 하남시의원, '미사강변도시 5성급 호텔 유치' 직격탄
  3. [특집]대전역세권개발로 새로운 미래 도약
  4. 대전시와 5개구, 대덕세무서 추가 신설 등 주민 밀접행정 협력
  5. 대전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 자원봉사위원 위촉식 개최
  1. 백소회 회원 김중식 서양화가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올해의 작가 대상 수상자 선정
  2. 대전시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선수단 해단'
  3. 충남대·한밭대, 교육부 양성평등 평가 '최하위'
  4. 9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전 토론과 협의부터" 공개 요구
  5. 대전경찰, 고령운전자에게 '면허 자진반납·가속페달 안전장치' 홍보 나선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