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금도, 지금 또 여성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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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금도, 지금 또 여성이 죽었다.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

  • 승인 2022-09-19 08:52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김재섭ㅇㅇ
김재섭 팀장
중도일보에 MZ세대 필진들이 모였다. 'D-MZ'(Daejeon-MZ generation)는 변혁의 최전방에 서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하기 위해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7월 주거침입 강간죄로 집행유예를 받은 남성이 집행유예 기간에 여성의 주거지에 침입한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집행유예 기간에 범죄를 저지르면 가중 처벌돼야 하지만 법원은 남성의 사정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9월 7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40대 남성이 1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한 뒤 납치하려는 사건이 있었다. CCTV에는 남성의 납치 시도가 고스란히 찍혔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조영민 판사는 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범행을 저지른 남성은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 거주자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모든 남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달린다.

2019년 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운영된 텔레그램 성 착취 대화방 n번방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130여 개에 이르는 성 착취 대화방에 26만 명('중복' 추산)의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포심을 일으켰다. 성 착취 대화방을 추적한 페미니스트들과 문제의식을 상기시켜 온 평범한 여성들 덕분에 n번방의 범죄자는 검거됐고 34년형을 선고받았다. 2022년 동일한 형태의 성 착취 범죄가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 사건을 '제2의 n번방'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n번방 이전에도 있었고 한국 사회의 광범위한 디지털 성 착취 범죄와 그것을 구매, 유포, 공유하는 남성 사회가 만들어내는 현재진행형 범죄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26만 명은 과장된 수치'라고 달린다.

2015년 5월 17일, 한국에서 가장 번화한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의 주점 화장실에 숨어있던 남성이 화장실의 첫 여성 이용자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서울 한복판 가장 번화한 상점가지만 안전하지 않았다. 가해 남성은 "여자들이 나를 항상 무시해 아무 여성을 살해하려고 화장실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고 경찰 프로파일러는 피해 사례가 없음에도 가해자가 평소 여성으로부터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2022년 9월 15일 서울 신당역의 여성 역무원은 역사 화장실을 순찰하다가 여자 화장실에 숨어있던 30대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가해 남성은 불법 촬영으로 재판을 진행 중이었으며 선고 하루 전 피해자를 살해했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남자도 죽는다'라고 달린다.

자치단체장의 권력형 성범죄가 있었고, 유명정치인은 자서전에 한 여성을 짝사랑하는 남성 친구에게 흥분제를 구해줬다고 썼다. 권력에 심층부에서 권력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사람은 자기의 저서에서 여성은 단지 섹스의 대상일 뿐이라고 썼다. 젊은 개혁적 이미지로 당을 개혁하겠다고 하는 정치인은 대전까지 와서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권력자는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정계 은퇴와 자숙보다는 오해와 과장이라고 해명하고 침묵하고 자기도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공과(功過)가 있으니 과로 공을 지우지 말라는 메아리가 반복해서 들린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민생' 정치를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여성의 삶과 안전은 왜 '민생'에 포함되지 않는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정부에서,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서, 성 접대와 룸살롱의 정치문화에서, 성 평등은 자기 시간 들여서 하라는 여당 원내대표의 글에서, 모든 남자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인터넷 댓글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되면 이제 조신한 여자 만날 수 있느냐는 커뮤니티 게시글에서까지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누군가 힘들다고 말할 때,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 "남자도 힘들다"로 대답한다면 우리 사회는 낭떠러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남성이 성 평등과 여성의 안전과 동등한 인간으로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목소리 내야 한다. 국민의 삶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는 국가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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