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공공배달앱 휘파람. 사진=중도일보 DB. |
배달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배달앱을 사용하는 소비자 운동이 필요하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대형 배달플랫폼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해서도 공공배달앱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대전시 공공배달앱 '휘파람'의 경영 개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배달료에 대해 비판을 받았다.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건' 이후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법으로 규제하는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도 거론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배달 앱이 '갑질'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종민 배달플랫폼을 사용하는 사장님 모임 공동대표는 "배달의 민족을 포함한 플랫폼 기업들이 초기 프로모션이라는 이름으로 자영업자를 모으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얻은 후엔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당사는 8년째 수수료나 광고비를 인상한 적이 없고 업계 최저 이용료를 책정했다"며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수백억 원의 울트라콜 광고비를 환급하고 외식업주 자녀에게 노트북 무상 지급하는 등 다양한 상생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배달플랫폼을 견제하려 만든 공공배달앱을 향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배달의 민족 기본 수수료는 10%로 광고비나 특별서비스를 추가하면 20%까지 올라가지만, 대전시 공공배달앱 수수료는 최대 2~3%대로 부담이 적다. 하지만 이용자가 적어 업주들이 외면하고 있다. 하길용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서구지부 사무국장은 "음식을 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민간 배달 앱을 이용하고 있다"며 "대전시 공공배달앱은 수수료가 적지만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휘파람 등록 가맹점 수는 3551개이며 가입자는 11만 3900명이다. 배달앱 성공의 열쇠로 여겨지는 가맹점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대전에선 3370개로, 대구 1만 1089개, 인천 9183개, 부산 6700개보다 현저히 적다. 부산은 올해 1월 뛰어들었는데 지난해 5월 사업을 시작한 대전시보다 가맹점 수가 훨씬 많다. 온통대전 서비스 종료로 흥행이 부진하며 공공배달앱 예산도 해당 부서에서 요청한 10억에서 5억으로 줄어들었다.
대전시는 운영사인 '에어뉴'와 내년 4월 말까지인 계약 기간이 끝나면 관계를 종료하고 다른 운영사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 지역 외식업협회와 협약식을 진행해 가맹점을 모아드렸는데 운영사에서 가맹등록을 일주일에 10개밖에 못해 신청업체가 1000개 정도 밀려있다"며 "다른 지자체에서 한 달 만에 5000개 넘는 곳을 등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간 배달앱은 클릭 한 번이면 라이더가 오는데, 휘파람은 최근까지도 사장님이 수기로 직접 입력하는 시스템이었으며, 영업 중인데 주문이 안 되는 상태로 뜨는 등 오류도 잦았다"고 토로했다. 대전시와 에어뉴가 맺은 민간협력 협약에 따르면, 가맹점과 고객 모집, 앱 서비스 기능 향상은 운영사의 의무이며 대전시는 행정과 홍보 지원을 맡고 있다.
이지수 에어뉴 부대표는 "초반엔 지역 배달회사에 협력했는데, 지역대리점이 시장 확보를 못 했기 때문이며 5월에 대형배달대행사와 협력을 완료했다"며 "사장님들이 휘파람보다 배민 주문을 받으며 지연으로 취소됐을 뿐 시스템 오류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휘파람을 대전, 세종, 공주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공주는 전국에서 최초로 배달의 민족보다 점유율이 높은 성공 사례"라며 "대전도 공주처럼 성공하기 위해선 쿠폰이나 할인이벤트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 부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다가오는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휘파람은 1억을 투자한 할인쿠폰과 배달쿠폰, 무료 배송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공공배달앱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준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역 사회단체에서 '공공배달앱을 사용해 자영업자 살리기' 운동을 일으켜 소비자를 많이 모으면 자영업자도 많이 모이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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