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잘못 없는 사람들과 참을 수 없는 질문과 국가가 허락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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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잘못 없는 사람들과 참을 수 없는 질문과 국가가 허락한 추모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

  • 승인 2022-11-07 09:39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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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팀장
중도일보에 MZ세대 필진들이 모였다. 'D-MZ'(Daejeon-MZ generation)는 변혁의 최전방에 서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하기 위해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로 인해 502명이 사망한 이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최대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이 추모와 애도의 마음을 가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참사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책임에 따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보다는 숨기고 회피하고 화살을 돌리기 급급하다.

세상에는 많은 죽음이 있다. 죽음은 갑작스럽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 이웃을 떠나보내는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오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의 이유를 찾을 수밖에 없다.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은 한국사를 관통하고 있는 구호이며 아직도 곳곳에서 외롭게, 때때로 함께 처절하게 외쳐지고 있는 요구다. 왜 나라를 지키러 간 군대에서 적군도 아닌 아군에 의해 괴롭힘과 구타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왜 상사의 지속적인 성희롱은 왜 멈출 수 없었는지, 왜 배합기 뚜껑을 열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 장비는 왜 없었는지, 왜 지급되어야 할 안전 장비와 점검되어야 할 안전 수칙은 왜 지켜지지 않았는지, 왜 사용 연한이 지난 선박은 왜 여전히 운행할 수 있었는지, 왜 균열이 가고 붕괴 징조가 있는 백화점은 어떻게 영업을 할 수 있었는지, 왜 매년 모이는 축제의 현장에서 왜 도로가 통제되지 않았는지 물을 수밖에 없다. 지금도 언론에조차 나오지 않는 억울한 죽음이 있기에 그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막을 수 없었는지 묻지 않는다면 너무 억울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죽음이 왜 발생했고 무엇 때문에 그 죽음을 막을 수 없었는지, 왜 그런 죽음은 반복되며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지를 묻지 않는다면 그 화살은 피해자를 향한다. 답답한 현실에서 잠깐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과 축제를 즐기러 간 죄를 묻고, 스스로가 가본 적은 없지만 기대하는 자식들을 보며 용돈을 쥐여준 부모의 죄를 묻게 된다. 사건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쉬운 길이지만 옳은 길은 아니다.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는 잘못이 없으며 그 가족도 죄가 없고, 현장의 축제 참가자들과 참사 직후 사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일선 인력들도, 인명구조에 함께한 시민들도 잘못이 없다. 죽음의 책임을 희생자에게 묻는 것을 반대한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헌법은 말한다. 제7조 ①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제34조⑥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용산구 이태원 파출소는 10월 25일 안전관리를 위한 상부에 인력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응답은 없었다. 29일 참사가 일어나기 약 4시간 전부터 현장의 시민들은 지속적으로 112에 11건의 신고를 접수했다. 용산경찰서와 서울경찰청은 왜 이태원 파출소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는지, 112 신고에 왜 대응하지 않았는지 대답해야 한다. 용산구청장은 참사 직후 합동 분향소에서 언론과 인터뷰하며 용산구청이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으며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용산구청은 참사 3일 전 핼러윈 데이 대책 회의를 진행했고, 2일 전에는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막상 구청장은 참석도 하지 않았으며, 시민 안전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히려 방송사와 함께 시민의식 부재를 지적하고 행정력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획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용산구청장은 참사 당일 오후 8시경 귀가하며 이태원 일대를 지나며 현장을 파악했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용산구청장은 선출된 공무원으로서 어떤 노력을 하였는지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 핼러윈 축제는 최근 몇 년간 지속해서 많은 인파가 모였으며, 올해는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완화로 더 많은 인원이 모이리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다.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

헌법 제66조에 의해 헌법을 수호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도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민을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 자리로 이전하면서 용산지역 경찰력 업무가 증대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시민 안전 인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국가가 허락한 이상한 추모

윤석열 대통령은 참사 12시간 만에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참사 수습과 사건 조사가 이뤄지기도 전이다. 11월 5일 토요일이 국가가 지정한 7일간의 마지막 날이었다. 7일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전국에 이태원 참사와 희생자라는 단어를 쓰지 말 것을 내려보냈다. 전국적으로 분향소가 설치되었으며 '이태원 사고 사망자 추모 분향소' 현수막이 붙었다. 또 행정안전부는 지난 30일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는 공문을 전국 지자체와 중앙부서에 보냈다. 일부 공무원들은 '근조', '추모' 글씨가 그려진 리본을 뒤집어 달았으며 다급하게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을 구하는 소동도 있었다. 전국의 축제는 취소되고, 공연과 행사도 취소되면서 지역 상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학생들은 열심히 준비한 학교축제 및 수학여행이 취소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재빠른 국가 애도기간 선포를 통해 참사의 성격을 규정하고 추모와 애도의 방식을 규정하고 애도 기간이기에 자중하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면서도 경찰의 정보인력을 활용해 시민사회의 동향을 파악하고,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는 행위에 침묵을 강요한다. 그와 동시에 책임 있는 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며 '스스로 침묵'할 명분을 만들었다. 실제로 용산구의회 의장은 소속 구의원들의 용산구청에 대한 행정자료 요구에 대해 국가 애도기간임을 이유로 자료요구를 지연시켰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금은 추모의 시간이지 추궁의 시간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스스로 다른 차원의 존재와 교신하며 교육받는다고 주장하며 자기가 입고 있는 옷도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주장하는 자칭 천공, 이병철이라는 사람은 이태원 참사로 인해 '엄청난 기회가 왔다'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죽음을 세계 무대에 '조인'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해야 한다고 말하고 매일 조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손바닥에 왕자 글씨가 보이던 채로 토론에 임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로 의심받고 있는 이병철 씨가 말한 것들이 현실화할 때, 대한민국이 사이비 주술공화국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것은 음모론과 거리를 두고자 노력하지만 멈추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 동안 매일 조문을 하는 것으로 그 책임을 다했는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시민 안전을 위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다.

11월 5일,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에서, 노동자 두 명이 사고 9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광산 매몰 사고에서도 업체의 늦장 대응, 행정의 안일함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단 두 노동자의 생환에 감사하고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책임진다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김재섭 대전참여연대 조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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