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정미 대표 "삶은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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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정미 대표 "삶은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

[창업성공스토리]중도일보 응원 캠페인
텔레마케터·은행원 접고 자영업 뛰어들어
가상화폐로 전 재산 잃고 재기 성공
3000원 떡볶이로 월 매출 1000만 원

  • 승인 2023-10-17 16:58
  • 수정 2023-10-18 17:19
  • 신문게재 2023-10-18 5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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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미 오매불떡 만년점 사장이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경제 불황이 장기화한 와중에도 용기 있게 창업에 뛰어들어 꽃을 피운 이들이 있다. 안정적인 직장 대신 선택한 길은 험난해 보였지만, 지금은 번듯한 사업가가 돼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은 소비자에겐 행복을, 창업 지망생에겐 용기를 주며 지역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중도일보는 '창업성공스토리'를 통해 지역의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여정을 들어보는 기회를 가져본다. <편집자 주>



도정미(41) 오매불떡 만년점 대표가 운영하는 떡볶이 가게는 범상치 않다. 가게 문 앞엔 도 대표의 에세이 출간 소식이, 가게 한쪽 벽면엔 책이 빼곡히 꽂아있다. 이 떡볶이 가게는 3000원 떡볶이로 월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배달의 민족 리뷰 5.0점 만점을 달성한 곳이다. 도 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15분' 강연 조회 수 1만 뷰의 주인공이자 1500부 베스트셀러 작가기도 하다.

'도움이 필요할 때 여전히 나타나는 사람'인 '도 여사'는 스스로 '나눔 여신'으로 칭한다. 비교적 나이가 많은 만년동 소상공인에게 배달 어플 사용법, 온라인 광고하는 법 등 장사 노하우를 알려준다. 도 여사의 떡볶이 가게는 결식 아동을 지원하는 '선한 영향력 가게'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라도 살리자는 사명으로 SOS 전화를 받기 위해 새벽 3시 이후에 잠을 청한다.

도 대표는 "'부자와 졸부의 차이점은 성장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손님이든 배달기사든 베풀어야 장사가 더 잘되는 법"이라며 "다른 사람을 도와줄 때 오히려 에너지가 채워진다"고 했다.



도 대표를 힘들게 했던 역경이 성공의 밑천이 됐다. 도 여사는 떡볶이 가게를 하기 전엔 텔레마케터와 은행원으로 일했다.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부자들의 통장 잔액를 보며 막연하게 사업을 꿈꾸던 와중에 남편의 실직으로 떡볶이 가게를 차리게 됐다. 학교 근처에 떡볶이집을 차린 도 대표의 가게는 문 열자마자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돈을 빨리 벌고 싶은 욕심에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대출받은 전세자금을 잃고 나쁜 마음까지 먹었다고 한다.

도 대표는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마침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며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거다'라는 어머니의 말씀대로 다시 일어서 보기로 했다. 마음을 바꾸니 우리 가게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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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미 만년동 오매불떡 사장이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에 출연했다. 사진=도정미 대표 제공.
이후 도 대표는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리뷰에 답글을 달고 떡볶이 배달이 출발할 때면 손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배달 어플 리뷰 답글을 8000번이나 달았다. 배달 음식엔 사탕과 머리끈, 비누 꽃도 함께 보냈다. 신용 회복으로 힘든 시기에 생겼던 원형탈모를 가리기 위해 썼던 빨간 모자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떡볶이 팔면서 인생을 배웁니다'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자로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만남이 제한되며 의지했던 SNS 커뮤니티로 '책 쓰기', '블로그 운영하기' 등 모임도 운영 중이다.

앞으로 소상공인들이 책을 출판하고 강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다. 도 대표는 "한 장사를 10년 이상 한 사장님들은 모두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며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책을 내고 강연을 하게 되면 가게 매출보다 더 나은 수익 파이프라인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창업자에게 공부는 필수라고 했다. 도 대표는 "퇴직하고 무턱대고 창업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가게를 열기 전 관련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며 현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성공하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5명 이상을 만나거나 관련 분야 책을 30권을 읽어야 한다. 돈 공부, 사람공부, 마음 공부는 필수"라고 전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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