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국가 유산의 시대를 맞이하는 22대 국회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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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국가 유산의 시대를 맞이하는 22대 국회의 과제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 승인 2024-03-12 11:38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이상근 이사장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오늘 4월 10일은 총선거를 치른다. 4년마다 이번에는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그동안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기대는 번번이 어긋났다. 그렇다고 나라를 뜨거나, 다시는 투표 안 하겠다고 절연하는 내 또래의 일부와 달리 이번에도 투표할 것이고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적립할 것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21대를 돌아보고 22대 국회에 놓인 과제를 제안한다.

우선, 문화유산과 관련해서 21대 국회가 시작한 2020년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자. 첫째는 2021년 국보와 보물의 지정번호를 폐지하였다. 그동안 '국보 1호 숭례문', '보물 1호 흥인지문'이 아닌 '국보 숭례문', '보물 흥인지문'이 되었다. 이는 숭례문과 흥인지문이 일제강점기 지정된 1호로써 그 뜻이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입성을 일본인이 기념했다는 역사의 불행을 상징한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1호'라는 명칭이 자칫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불식하고 모든 유산은 동등한 가치와 존중을 담고 있다는 점을 표명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2023년 '문화재' 명칭을 폐기하고 '유산'이라는 용어를 공식으로 채택하였다. 자연과 역사, 공동체의 기억과 불가분의 관계로 인식한다는 뜻에서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라는 개념을 국제사회가 사용하고 있음에도 유독 일본과 한국만이 문화재(cultural property)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세계유산이라는 개념에 맞게 국가유산으로 규정하고 그 범주에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무형)을 담았다. 이로써 점 단위 보호 위주 정책에서 면 단위 가치 활용 정책으로 전환하는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점이 면으로 확장된다는 것은 문화유산의 가치발굴과 확산의 기회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인식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산을 관리 대상이 아니라,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에 따라 1961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을 대체할 '국가유산기본법'이 2023년 제정되었고 오는 5월부터 시행된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가유산기본법에 반영되지 않은 국외 소재 문화유산에 관한 법률은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 국회의 태만과 소홀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외소재문화유산의 보호 및 환수·활용에 관한 법률'은 2021년 상정된 이후 소관 상임위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총선 이후 의원 교체 상황을 맞아 자동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5월 30일 임기 종료 전이라도 열정 넘치는 의원이 나서, 법안 통과를 위해 헌신적으로 나서고 여론이 이를 뒷받침한다면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지만 난망하다.



이 법안은 2011년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국외소재 문화재 문제를 다룰 정부 기관을 설치하고 2016년 지방정부의 참여를 제도화하여 문화유산의 원상회복을 촉진한 그동안의 결실을 바탕으로 입법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이다. 특히 문화유산환수기념(박물)관을 건립함으로 유산의 전체 역사를 공유하고, 재외동포의 참여와 활동을 지원·육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

오는 5월부터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뀐다. 그냥 간판만 바꾸는 것은 행정 낭비이다. 문화유산에 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과 그에 맞는 법과 제도, 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22대 국회는 약 24만 점에 달하는 국외 소재 문화유산의 보호와 환수·활용을 위해 법률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이 법률에 빠진 약탈품의 시효취득 금지 규정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서산 부석사 불상과 같은 법적 제한을 풀지 않고는 피해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법적으로 반환받을 수 없다. 한번 불법은 영원한 불법이라는 법의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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