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무너진 한국축구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무너진 한국축구

장현민 편집부 기자

  • 승인 2024-07-22 10:24
  • 수정 2024-07-22 15:25
  • 신문게재 2024-07-23 18면
  • 장현민 기자장현민 기자
장현민
한국축구 미래가 암울하다. 들려오는 소식마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후 수개월간 감독을 찾지 못하다 7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문제는 당초 축협이 '제시 마치' 등 실력 있는 외국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물색했고 언론에 이를 알렸지만, 선임 과정은 무시하고 뜬금없이 홍 감독에 지휘봉을 넘겨 축구 팬들의 분노를 일게 한 것이다.



홍 감독의 태도 역시 축구 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대표팀 감독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후 빠르게 돌변한 태도와 K리그 우승 경쟁 중인 울산 HD 지휘봉을 도중에 내려놓은 것이 이유다.



역량 자체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홍 감독은 울산 팬들로부터도 세부 전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은 인물이다. 그의 전술 철학 부재에 대한 의구심은 15일 인천국제공항 인터뷰 이후 더욱 증폭됐다. 그는 외국인 코치 선임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어떤 축구를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한국 대표팀만의 규율뿐 아니라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된다"며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명확한 팀 컬러를 내세우지 못한 대답이었다.

그나마 '관리형 감독'으로 그의 강점으로 꼽히는 '선수단 장악' 능력도 이번 대표팀에서는 쉽게 발휘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 목소리까지 나온다.

2002년 출판한 홍 감독의 자서전 '영원한 리베로'에는 "한국도 대표축구보다 클럽축구가 우선시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 축구가 살 길이다"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최근 그가 취한 스탠스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앞서 8일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었던 전 축구 국대 출신 박주호 해설 위원이 개인 유튜브에서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이어 박지성·구자철 등 축구계 유명 인사들도 잇따라 비판에 나섰다. 이에 축구 팬들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때마침 축협이 긴장할 소식이 전해졌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사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팔 걷고나선 것이다. 문체부는 서면으로 대한축구협회 감사에 돌입했으며 직접 감사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시간은 빠르고 현실은 차갑다. 대한민국의 '캡틴' 손흥민 선수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더이상 국대 유니폼을 입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역대급 황금세대인 국대 선수들이 부정·부패에 찌든 '대한축구협회'라는 먹구름에 가려져 빛을 못 볼까 걱정이다. '보여주기식' 감사가 아닌 철저한 감사가 진행되길 바란다. 당당하지 못한 행정 운영의 원인을 찾고 정상적인 행정 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듦으로써 점점 식어가는 한국축구 팬들 마음에 다시금 불을 지펴주길. /장현민 편집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4.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5.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5.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형식이 아닌 실질적 특별시 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주재한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시) 관련 핵심 특례 확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권·예산권·세수권 등 실질적 특례가 반드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법안이 가장 중요하다"며"형식적 특별시로는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충청권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방정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각..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