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계엄 선포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국에서 얻는 교훈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계엄 선포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국에서 얻는 교훈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대전충남 민언련 공동대표

  • 승인 2025-01-13 14:15
  • 신문게재 2025-01-14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3112001001576700062641
박양진 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그 형식과 절차, 내용에서 반국가적, 반헌법적, 반민주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0여 일이나 지났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그 직무가 정지된 지도 한 달이 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1일 법원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장은 집행되지 못하고 있고 탄핵 정국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난국이 조성되면서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확인하게 된 것은 일부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 판단과 사회적 인식에서의 뚜렷한 결함과 왜곡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최악의 반민주적 폭거를 저질러놓고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민주당이고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조직과 개인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러놓고 그 죄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대신 자신의 반대 세력의 흠결을 조작하거나 과장하면서 반헌법적 내란이라는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에 동조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지만, 결이 다른 주장으로 이른바 양비론이 있다. 윤 대통령도 잘못했지만, 야당이나 반대 세력도 잘한 게 없다는 논리이다.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가 통제하며, 본업에 복귀하지 않는 의료인은 처단한다고 명시한 후, 이를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 수색하여 처단한다고 공포하고 있다.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어떤 경우에도 절대 옹호하거나 합리화할 수 없다.

박정희와 전두환 때의 계엄 체제와 불법 검문검색의 시대를 살아본 사람이라면 그 폭력성과 잔혹성, 비인간성 등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내란 시도는 정파적 입장에서 가볍게 여기면서,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선거에 의해 구성된 국회의 정상적 활동이 마치 비슷한 정도의 잘못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전혀 균형을 갖추지 못한 주장으로서 털끝만큼의 설득력도 없다.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세계에서 모범적인 민주적 체제의 국가를 달성하였다는 자부심을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가 여전히 얼마나 취약한지를 깨닫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였다. 대통령의 권한 대행과 그 대행의 권한 대행은 국회의 정당한 의결 과정을 거친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지연하거나 선별적으로 임명함으로써 대통령도 할 수 없는 초법적 권력을 행사하였다. 법원이 발부한 합법적인 체포영장을 피의자의 변호인이 자의적으로 불법이라고 선언하면 이를 언론과 여당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심지어 여당의 국회의원이 지난 시대의 불법적 폭력집단으로 강경대 의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백골단의 후예라고 자랑하는 집단의 기자회견을 국회의사당에서 열도록 주선하였다.

이렇게 우울하고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소식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가 탄핵소추안 가결, 체포영장 집행, 탄핵소추 인용 등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한겨울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거리와 광장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를 신선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응원봉과 키세스로 대표되는 참신하고 열정적인 참여 정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있고, 내란 시도와 영장 집행 방해에 함부로 군인을 동원하는 행태에 분노하는 젊은 남성들이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담당할 젊은 청년들의 적극적 참여와 활약을 보는 것이 그나마 가장 기쁜 소식이다.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대전충남 민언련 공동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심리상담 전문성 검증 없는 업무 확대 반대"
  2. 서산시의회, 국화축제장서 구슬땀, 성공 개최 힘 보탰다
  3. 대전센텀병원, 직원들 동참 혈액나눔 헌혈봉사 실천
  4. 대전시가족센터 개소 20주년 기념 2026 대전,가족·돌봄이음
  5. 전국 730만채 건물 에너지와 행정데이터 잇는 국가급 '데이터넷' 구축
  1. 우옥환 (사)한국여가스포츠문화복지협회 회장, 70세 이상 노장 위한 제1회 대한민국 노장가요경연대회 개최
  2. 대덕특구본부, GPS 없이 무인기 위치파악 기술력 특구기업 선발
  3. 천안시, '제4회 무공수훈자의 날' 기념행사 개최…호국영웅 헌신 기려
  4. 천안시 북면 행복키움지원단, 가을 힐링콘서트 개최
  5. 프리미엄 샌드위치 카페 찹찹착, 천안시복지재단 '행복천사' 동참

헤드라인 뉴스


대전역세권 개발 또 원점… 메가충청스퀘어가 공공기관 부지 공백 메우나

대전역세권 개발 또 원점… 메가충청스퀘어가 공공기관 부지 공백 메우나

대전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 사업인 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개발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발표를 앞두고 대전역세권이 이전 공공기관의 주요 입주 공간으로 검토돼 온 만큼 사업 무산이 공공기관 유치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별도로 추진되는 메가충청스퀘어 사업을 통해 입주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공공기관의 순차적 이전에는 큰 차질이 없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한화건설 컨소시엄의 잔여 토지대금 납부 기한인 19일까지 대금이..

대전 빵축제 내년에는 원도심서 연다…시민참여형 축제로
대전 빵축제 내년에는 원도심서 연다…시민참여형 축제로

대전시가 내년 '대전 빵축제'를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하고, 시민들이 기획 단계부터 함께하는 시민참여형 축제로 육성할 전망이다. 지역 제과점뿐 아니라 전국 유명 빵집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축제 규모도 대폭 키워 관광객 유치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이끌 국내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대전시는 지역 대표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은 대전 빵축제를 시 대표 축제로 키우기 위한 밑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내년 빵축제는 중구, 동구 등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대전의 대표 제과점..

대전 정비사업 용역비 ‘고무줄’… "적정 기준 필요"
대전 정비사업 용역비 ‘고무줄’… "적정 기준 필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관리(PM), 정비업체 용역비 등이 천차만별로 책정되면서 적정 비용 산정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대전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 용역비가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대덕구 송촌동1구역 정비사업장의 예산안에 반영된 용역비는 약 38억 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예산안을 보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 용역비의 30%에 해당하는 추정액은 11억 4000만 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전체 용역비는 38억 원이다. 계약금 지급부터 조합설립인가와 시공사 선정까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화이글스 류지현 감독 취임 한화이글스 류지현 감독 취임

  • ‘나Be 한마당에서 꿈 찾았어요’ ‘나Be 한마당에서 꿈 찾았어요’

  • 유성국화축제 ‘준비 착착’ 유성국화축제 ‘준비 착착’

  •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