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재 출동 소방관이 배상 걱정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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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재 출동 소방관이 배상 걱정해서야

  • 승인 2025-02-27 17:21
  • 신문게재 2025-02-28 19면
다급한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을 위해 강제로 문을 연 소방관들이 피해 배상을 할 처지에 놓였다는 소식에, 수리비로 보태달라는 기부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지난달 광주의 한 빌라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는 여섯 세대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이에 현관문과 잠금장치 등이 파손된 주민들이 최근 소방당국에 800만원 상당의 배상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수리비 기부 뜻을 밝힌 것이다.

소방활동 중 발생한 물적 피해에 대해 지자체가 대신 손실을 보상하는 손실보상제도가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예산 등 제도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논란이 제기된 광주의 경우 한 해 관련 예산은 1000만원, 대전은 500만원에 불과하다. 소방관 활동 중에 발생한 손실을 행정보상책임보험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소방관 과실로 손실이 생겼을 때만 적용돼 광주 화재 사건처럼 적절한 조치로 인한 피해는 보험 처리가 안된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강기정 광주시장은 "소방관이 보상 걱정까지 해서는 안된다"며 행정에서 책임질 뜻을 밝혔다. 광주북부소방서는 잇따른 기부 문의에 "마음만 받겠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소방관들이 손실 보상 등 민원을 걱정하지 않도록 법률지원 체계를 강화했다. 소방관들이 손해 배상 등 민·형사상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변호사 선임 등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소방관들이 화재 등 사고 현장 출동 과정에서 기물 파손 등으로 변제를 요구받는 사례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전국소방공무원노조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개인적인 부담을 덜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특별회계 등을 통해 필요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촌각을 다투는 화재 현장에서 목숨 걸고 업무에 임하는 소방관이 손해배상에 시달리는 것은 결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법적·제도적 개선을 통해 어처구니없는 손해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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