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과밀 해소’ 안 되는 진짜 이유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수도권 과밀 해소’ 안 되는 진짜 이유

  • 승인 2025-03-16 13:09
  • 신문게재 2025-03-17 19면
양극화를 넘어 수도권 일극 체제의 폐해가 줄지 않는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부문의 초집중 산물인 '서울공화국'(Republic of Seoul)이란 비아냥거림엔 극단성이 묻어 있다. 이런 비정상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화와 국가균형발전'을 내건 대표 정책이 세종시를 신행정수도로 건설하는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행정도시특별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흘렀다. 세종시 출범 13년이 다 되도록 서울이 압도적 비교우위를 갖는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이 수도권 인구는 50.0%(2019년), 50.7%(2024년) 등으로 높아진다.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수도권은 48.4%에서 52.7%로 올라갔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수도권 인구 증가 요인 중 78.5%는 지방 청년층 유입에서 발원했다. 기업 유치가 안 되고 수도권에 버금가는 문화적 접근성을 누리기 힘들면 지역균형이 불가능하다는 실증적인 예다.



앞으로는 더 그럴 것이다. 산업구조 변동에 대응하지 않고는 인구와 자본의 쏠림을 못 막는다. 첨단산업과 일자리가 수도권에 밀집할수록 기존 지방도시는 더욱 쇠퇴로 치닫는다. 각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작동시키고 지방분권화는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인구가 몰리는 수도권의 출산 증가가 비수도권 인구 감소를 상쇄하지도 못했다. 진짜 본질에 접근하지 않아 저출생 관련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 기업, 청년, 인프라가 지방으로 향하는 정책의 총체적 부실이 낳은 병폐나 다름없다.

균형발전 가치의 응집체가 바로 '세종시=행정수도'다. 그 같은 이념대로 자원을 과감히 배분하고 재정분권화를 촉진하는 정책을 놓친 게 지금의 결과다. 세종시 인구가 27만 명 느는 사이, 수도권은 인구가 85만 명 늘어 과밀화를 심화한 것 역시 같은 연유에서다. 수도권에 밀집한 일자리를 찾아 청년 인재들이 떠나면 지역의 쇠락은 가속화된다. 이 악순환을 덮어둔 채 '서울공화국'을 온전한 '대한민국'으로 되돌리지 못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2. "내년 대전 부동산 시장 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3. [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4. 대전·세종·충남 1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세… 국내수출 7000억불 달성 견인할까
  5. SM F&C 김윤선 대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후원 참여
  1. 코레일, 철도노조 파업 대비 비상수송체계 돌입
  2. 대전 신세계, 누적 매출 1조원 돌파... 중부권 백화점 역사 새로 쓴다
  3. 대전 학교급식 공동구매 친환경 기준 후퇴 논란
  4. LH, 미분양 주택 매입 실적…대전·울산·강원 '0건'
  5. [특집] CES 2026 대전통합관 유레카파크 기술 전시 '대전 창업기업' 미리보기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를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충남도가 이번엔 18개 기업으로부터 4355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끌어냈다. 김태흠 지사는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석필 천안시장권한대행 등 6개 시군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 박윤수 제이디테크 대표이사 등 18개 기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18개 기업은 2030년까지 6개 시군 산업단지 등 28만 9360㎡의 부지에 총 4355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이전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기계부품 업체인 이화다이케스팅은 350억 원을 투자해 평택에서..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이 2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경 보람동 시청 2층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선 출마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이 전 시장 스스로도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내 시장 경선 구도는 이 전 시장을 비롯한 '고준일 전 시의회의장 vs 김수현 더민주혁신회의 세종 대표 vs 조상호 전 경제부시장 vs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부교수'까지 다각화되고 있다. 그는 이날 "출마 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