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21대 대통령, 이재명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21대 대통령, 이재명

김성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5-06-17 10:14
  • 신문게재 2025-06-18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성현 프리즘
김성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이 득표율 49.42%로 당선되었다. 1728만 7513표라는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이 가슴 졸였던 상황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이 계엄은 1987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 선포된 비상계엄으로, 많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장갑차 앞을 가로막은 민주시민들과 소극적 저항으로, 또한 TV 앞에서 가슴 졸였던 시민과 국회 침탈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현장 군인들, 그리고 담을 뛰어넘어 국회 본관으로 향했던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6시간 만에 해제되긴 했지만, 그 후 이어진 탄핵, 체포영장 집행, 구속 및 구속취소 등으로 국민은 극도의 불안감과 피로감을 느껴야 했고 부끄러움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과정을 겪은 국민은 다친 마음을 치유하고 무너진 민생을 일으켜 세우며 대한민국을 조기에 정상 국가로 만들어주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반명' 정서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은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반대 정서는 일종의 '혐오'의 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이 된다. 이재명을 향한 비판이나 반대 의견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그의 성장 배경이나 정치적 이력, 그리고 여러 논란과 재판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잘 알다시피 이재명은 극도로 어려운 삶을 이겨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공장으로 소년공 생활을 해야 했으며, 그 와중에 검정고시를 통해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중앙대학교 법대에 입학했다. 드디어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는데, 그의 나이 만 23세 때의 일이었다. 그는 노무현 변호사를 만난 계기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고, 성남시 의료원 건립을 위한 시민운동을 통해 정치에 뜻을 두게 되었다. 이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당 대표를 거쳐 대통령이 되었다. 철저히 비주류의 삶에서 스스로 이겨내고 극복해낸 결과 대한민국 최고의 주류가 되었다.

'혐오'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하하거나 모욕하고, 차별이나 폭력을 선동하는 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숙명여자대학교 박승호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설명했다. 대선 과정의 '반명'은 어쩌면 철저히 비주류의 삶을 살았던 소년공 이재명에 대한 주류들의 '혐오'는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비주류로 아등바등 살아낸 이재명을 그들 '주류'와는 다른 '특정 집단'으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런 비주류 이재명에게 사회문화적 우월감이나 배타적 태도를 보였던 것은 아닐까? 그런 심리가 그토록 처절한 '반명' 심리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런 프레임에 속아 덩달아 욕해왔던 것은 아닐까?

사람이 특정 대상을 혐오하게 되는 이유로 호서대학교 최현철 교수는 '회피 기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혐오를 자신에게 해롭거나 위험하다고 인지되는 대상을 반사적으로 피하도록 진화된 본능적인 감정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정태연 교수는 혐오의 원인을 비인간화에서 찾았다. 그는 혐오를 '상대방이 순수성을 상실한 비도덕적 행위를 할 때 경험하는 정서'라고 하면서, 순수성이란 상대방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성질, 즉 '인간성'을 뜻한다고 했다. 이런 논리에서 생각해 보면, 선거 기간에 '반명'으로 똘똘 뭉쳤던 주류 계층들은 이재명을 '인간성을 상실한 제어해야 할 대상'으로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재명은 여당의 대통령도, 야당의 대통령도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다. 그리고 그의 일성도 '통합'이었다.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등의 국정 우선 과제도 '통합'의 실현 없이는 불가능한 과제들이다. 49.42%의 국민만의 지지로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구조가 절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글로벌 경쟁은 단순히 경제적 경쟁을 넘어 기술, 안보,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급변하는 경쟁 환경에서 국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민 통합은 세대, 계층, 지역, 이념 등 다양한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구성원 간의 결집력과 귀속감을 높여 국가 전체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 이재명은 잘 해내리라 믿는다. 김성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2. '행정수도 개헌' 이재명 정부 제1국정과제에 포함
  3. "국내 최초·최대 친환경 수산단지 만든다"… 충남도, 당진시 발전 약속
  4. 이 대통령, 세종시 '복숭아 농가' 방문...청년 농업 미래 조망
  5.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기록누락 등 부실도
  1.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는데"…고 이재석 경사 대전대 동문·교수 추모 행렬
  2. 고교학점제 취지 역행…충청권 고교 사교육업체 상담 받기 위해 고액 지불
  3. 이철수 폴리텍 이사장, 대전캠퍼스서 ‘청춘 특강’… 학생 요청으로 성사
  4.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치매안심센터 찾아 봉사활동

헤드라인 뉴스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속보>교정시설에서 수용자의 폭력이나 자해를 방지할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금속보호대가 대전교도소에서 1년간 122차례 사용되고 한 번 사용되면 평균 3시간 50분간 수용자에게 착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금속보호대를 이용해 6시간 이상 수용자를 결박한 사례도 16차례 있었는데 사후 전자기록을 남겨놓지 않거나 부실작성 등 보호장비 사용에 대한 문제가 추가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대전교도소장에게 발송한 직권조사 결정서를 분석한 결과 폭력이나 자해 위험 수용자를 관리할 목적의 여러 보호대 중 결박 강도에 따라 통증이 뒤따르는..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새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RISE 재구조화, AI 인공지능 활용 등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학문별 대가로 선정된 교수에 대한 정년 제한을 풀고, 최고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교육부는 6대 국정과제를 위한 25개 실천과제(공동주관 1개 국정과제, 3개 실천과제 포함)를 최종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해 거점국립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 육성에 나선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이재명 새 정부가 오는 12월 30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청사 개청식을 예고하면서,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를 위한 동반 플랜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수년 간 인구 정체와 지역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세종시에 전환점을 가져오고,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와 국가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이 중요해졌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따른 산술적 대응은 당장 성평등가족부(280여 명)와 법무부(787명)의 세종시 이전으로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셈법으로 빠져 나가는 공직자를 비슷한 규모로 채워주는 방법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