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축제 예산 88억 원, '돈 먹는 하마' 전락

  • 전국
  • 부산/영남

함안군 축제 예산 88억 원, '돈 먹는 하마' 전락

3년간 23억 원 급증에도 관광소비 5.1% 감소 '참담'

  • 승인 2025-07-23 16:31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제3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안말남 의원)
안말남 의원<제공=함안군의회>
경남 함안군이 축제·행사에 쏟아부은 88억1000만 원이 '밑 빠진 독'이 되고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 드러났다.

안말남 부의장이 22일 제313회 함안군의회에서 공개한 자료는 충격적이었다.

최근 3년간 23억6000만 원을 늘려 경남 군부 최상위 수준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관광객 체류시간은 5.6% 줄고 소비는 전국 평균보다 5.1% 감소했다.

투입한 돈에 비례해 성과는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다.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 결과 방문자는 1.5% 늘었지만 이는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 증가에 불과했다.

낙화놀이에 6500명이 몰렸지만 셔틀버스 운영으로 가야읍 상권은 완전히 우회됐다.

관광객들은 왔다가 돈 한 푼 쓰지 않고 그냥 돌아간 것.

공무원 동원 실태는 더욱 가혹했다.

전체 공무원 4명 중 1명꼴인 368명이 축제에 차출됐다.

군민의 날 165명, 낙화놀이 203명 공무원이 '축제 막노동'에 내몰린 상황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이 축제 동원으로 인한 행정공백과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아라가야문화제 상설 사무국은 아예 '불법 의혹'까지 제기됐다.

연간 8000만 원을 쏟아붓는 사무국이 「지방자치단체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위반 소지가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자문 목적 위원회는 상설 사무국을 둘 수 없다는 명문 규정을 정면으로 어긴 채 운영되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성과 관리의 '날조' 수준이다.

원가회계서에는 참여인원이나 경제효과 산출 근거가 전무하고, 사전 계획과 결과가 형식적으로 동일하게 작성돼 있다.

2024년 칠원고을줄다리기는 예산 유용의 결정적 증거였다.

줄 제작비 3800만 원 중 절반만 해당 용도로 사용하고 나머지 1900만 원은 다른 곳에 멋대로 썼다.

사전 승인은 물론 사후 보고조차 없는 '무법천지' 예산 집행이다.

아라가야문화제 만족도 조사에서 12개 프로그램 모두 4.0점 이상이라는 결과도 신뢰성이 의심된다.

모든 항목에서 긍정 평가만 나온다는 것 자체가 조사의 객관성을 의심케 한다.

조근제 군수는 답변에서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해법은 여전히 추상적이다.

칠서 청보리·작약축제를 2029년 명품축제로 만들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을 뿐이다.

88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 앞에서 성과는 실종됐고, 관리는 부실했으며, 법규 준수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축제는 무대 위 화려한 불꽃처럼 한순간 타오르지만, 재는 고스란히 군민의 몫으로 남는다.

돈은 태워버렸지만 꿈은 아직 피워내지 못했다.
함안=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수청 예산 순위도 밀린 대전… 세종 임시청사 장기화 우려
  2. [통(通)하는 충남, 시험대 선 박수현 충남지사의 소통 리더십] ③ 혁신도시의 완성을 향한 공공기관 및 산단 유치
  3. 방학 중 돌봄 공백 커지나…대전 교육공무직노조 총파업 예고
  4. 충남대병원 보수공사 기간 제1주차장 폐쇄…가뜩이나 혼잡한데 환자 불편예상
  5. 특허법원, 한남대·충북대와 지식재산 재판 현안 논의
  1. 대전 선도지구 발표… 둔산 신청 구역들 '희비교차'
  2. "토큰부터 무선충전 전기버스까지" 특구1번 오창수 기사 본 '창밖'
  3. 대전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둔산 2곳·송촌 1곳 '낙점'
  4. 농어촌 기본소득, 청양군에 불어온 활력의 바람
  5. [춘하추동] 기후위기 시대, 폭염 대응의 새로운 기준

헤드라인 뉴스


[기획-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② 주차장이 된 박용래 집터

[기획-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② 주차장이 된 박용래 집터

도시의 기억은 결국 사람과 장소에 남는다. 대전에도 지역 문학사의 흐름을 이어온 문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지만, 정작 그 자취는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채 멀어지고 있다. 묘역은 찾기 어렵고, 생가는 사라졌으며, 지역의 문학적 자산을 기리려는 노력은 행정의 체계적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기획을 통해 대전 문학유산 보존의 현주소와 지역 문화 행정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르포] 산길 끝 김호연재 묘역, 문학관 논의도 길 잃었다 ② 주차장이 된..

대전 선도지구 발표… 둔산 신청 구역들 `희비교차`
대전 선도지구 발표… 둔산 신청 구역들 '희비교차'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선정 결과에 신청 구역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일부 구역은 결과를 수용하고 2차 공모 준비에 나섰지만, 자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예상했던 구역은 평가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검토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15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 선도지구 공모에는 둔산지구 9곳과 송촌(중리·법동)지구 1곳 등 총 10개 구역이 신청했다. 1차 선도지구 공모 결과 총 3개 구역이 선정됐다. 둔산지구에서는 13구역(크로바·목련)·14구역(한가람·공작)이, 송촌지구는 6구역(보람·삼익소월)이 이름을 올렸다. 반..

대통령 업무보고 첫날, 지방주도 성장 우대·지원정책 봇물
대통령 업무보고 첫날, 지방주도 성장 우대·지원정책 봇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열리는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지방주도 성장을 위한 다양한 우대 정책과 지원 방안들이 쏟아졌다. 재정경제부는 재정과 금융·세제·규제·기술·인재·인프라 등 7대 패키지를, 국세청은 지역기업 세무조사 유예 등을, 조달청은 비수도권 기업의 수주기회 확대와 판로 지원, 관세청은 권역별 첨단산업 집중 지원 등을 내놨다. 국가데이터처는 지역 관련 정보통계를 확충하고, 금융위원회는 지방금융 격차 해소에 나선다. 이 대통령 주재로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 첫날, 재경부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국가데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헌절에 대해 공부해요’ ‘제헌절에 대해 공부해요’

  • 나에게 맞는 대학은? 나에게 맞는 대학은?

  •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