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폭염은 재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폭염은 재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최병조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 승인 2025-07-28 10:12
  • 수정 2025-07-28 16:23
  • 신문게재 2025-07-29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KakaoTalk_20250322_210218994
최병조 운영위원장
올여름도 연일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더워서 죽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은 더는 과장이 아니다. 기후 위기가 초래한 더위는 일상을 넘어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위협하는 구조적 재난이다.

문제는 이런 위기에 대한 국가의 대응이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기후 위기의 경고는 벌써 50년 전부터 있었다.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 이후 환경보호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수많은 실천 방안이 제시됐지만, 실효성 있는 국가적 변화는 거의 없었다.

우리 정부는 2020년 12월 10일 탄소 중립을 선언했지만, 실행력은 매우 부족하다. 2018년의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95% 감축하려면, 2025년부터 매년 약 11.2%씩 감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증가시키는 실정이다.

'청소년기후행동'은 2020년 3월,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이 2031~2050년까지의 계획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며, 2026년 2월 28일까지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헌법적 책무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결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선언적 입장에 머무르고 있으며, 실현 가능한 정책과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폭염은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폭염 대책은 '폭염대책기간 조기 운영', '취약계층 보호', '냉방비 지원', '생수 제공', '무더위 쉼터 운영' 등 단기적 조치에 집중돼 있다. 기후 위기의 근본 원인을 다루는 대책은 사실상 부재하다. 기후 위기를 단순한 이상기후로 보는 한, 우리는 해마다 반복되는 재난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폭염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냉방기기 없이 지내야 하는 저소득층, 옥외 노동자, 독거노인에게 폭염은 생존의 문제다. 하지만 국가는 이 문제를 개인 책임으로 전가한다. 어떤 이는 아직도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유엔과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는 가난을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라고 명시하고 우리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는 국민의 환경권 보장을 명시한 조항으로,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규정하며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 의무를 명시했다. 쾌적한 환경은 사적 영역이 아닌 국가가 보장해야 할 의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면 교육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전국 환경교육센터 예산은 한때 12억 원에 불과했고, 그나마 윤석열 정권은 0원으로 만들었다. 환경 교육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실제로 교육을 받은 국민은 매우 적다. 지금이라도 국가는 환경 교육을 비롯한 기후변화 예산을 실효성 있게 수립해야 한다.

정책 방향의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기후 위기 관련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차 보급만 보더라도 그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환경부는 전기차를 '무공해차'라 부르지만, 석탄이나 원자력으로 충전하는 차량이 진정한 친환경일 수는 없다. 신재생에너지로 전기차를 충전하고 운영할 때 비로소 기후 위기 대책이 될 수 있는데, 현실은 석탄과 원자력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무공해차라고 이름 붙여 보급하는 정책은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그린워싱'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에너지·수송 분야에 대한 직접 대책도 여전히 부족하다.

기후 위기는 이미 예고된 재난이다. 이를 방치한다면 그 피해는 온 국민이 감당해야 하며,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 재난은 개인의 실천만으로 막을 수 없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할 때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 극심한 더위, 국가는 책임지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최병조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LOL캐릭터 대전에 다 모였다. 페이커 보러 왔다 발복 잡히는 곳
  2. 세종 파크골프 전문가 키운다… 제2기 아카데미 활짝
  3. 김하균 행정부시장, 2년 9개월 세종시 동행 마친다
  4. [조상호 세종시장 공약 돋보기] 시민 소통 '핵심 플랫폼', 차별화로 승부하라
  5.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1. 표준연, 양자컴퓨팅 국내기업 美 현지진출 돕는다
  2. 아산시 온양6동 온주마을, 국토부 '우리동네 살리기 프로젝트' 선정
  3. 지역 안전문화 확립 업무협약 체결
  4. 아산신협, 장학금 400만원 쾌척
  5. 아산시, 교육 지원체계 전면 개편

헤드라인 뉴스


서천 노루섬에 전 세계 노랑부리백로의 2%.저어새 5% 서식 확인...서천지속협 모니터링 결과

서천 노루섬에 전 세계 노랑부리백로의 2%.저어새 5% 서식 확인...서천지속협 모니터링 결과

충남 서천군 앞바다의 작은 무인도인 노루섬이 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새들의 최대 규모 번식지로 부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서천군지속협 기후생태환경분과위원회가 2일 환경부 특정도서인 마서면 노루섬과 유부도 인근 검은여 일대에서 실시한 2차 조류 모니터링 결과 전 세계 노랑부리백로의 2%, 저어새의 5%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이번 모니터링에는 충남연구원 정옥식 박사와 서천지속협 전홍태 위원, 홍성민 사무국장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노루섬에서 확인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천연기념물..

천안법원, 노조 지회장에 불이익 준 주류회사 관계자 벌금형
천안법원, 노조 지회장에 불이익 준 주류회사 관계자 벌금형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은 노조 지회장에 불이익을 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 B씨에게 벌금 250만원, C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 등은 피해자가 2021년 6월부터 12월까지 노동조합 가입 및 지회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사용자와 9회에 걸쳐 단체교섭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2022년부터 배송담당지역을 천안시에서 서산시, 당진시 등 원거리로 변경하는 인사발령조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피해자가 2018년 5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보은군 속리산 연꽃단지, 연분홍 연꽃 활짝 피어
보은군 속리산 연꽃단지, 연분홍 연꽃 활짝 피어

보은군 속리산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인근에 조성된 ‘속리산 연꽃단지’가 만개한 연꽃으로 장관을 이루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어지고 있다. 약 1만 6000㎡ 규모의 속리산 연꽃단지에는 4000여 포기의 연꽃이 식재돼 있으며, 연분홍빛과 흰빛 연꽃이 어우러져 한여름의 정취를 물씬 자아낸다. 단지 곳곳을 가득 메운 연꽃은 푸른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물론 사진 애호가와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연꽃단지는 데크 산책로와 잔디공원이 함께 조성돼 있어 연꽃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 ‘개문냉방 안돼요’ ‘개문냉방 안돼요’

  •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