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0만 명이 찾는 무량사, 부여는 왜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나

  • 충청
  • 부여군

[기자수첩] 30만 명이 찾는 무량사, 부여는 왜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나

  • 승인 2025-10-20 15:15
  • 김기태 기자김기태 기자
김기태 사진
부여 김기태 기자
천년사찰 무량사가 보여준 '로컬푸드 실험'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샤인머스켓 농가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사찰 경내를 개방하고, 신도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판매는 단시간에 80박스 완판이라는 성과를 냈다. '무량사'라는 신뢰의 브랜드가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였다.



그러나 이 작은 성공은 동시에 부여군의 과제를 드러낸다.

무량사는 연간 30만 명 이상이 찾는 부여의 대표 관광지이자 신앙의 중심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외지 관광객으로, 부여 농산물의 잠재 소비자이자 '굿뜨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거대한 인적 자원을 지역 유통 구조와 연결하는 전략은 부족했다. 신도와 관광객의 소비가 부여를 벗어나면, 지역경제의 순환 효과도 함께 끊긴다.



현재 부여군에는 5개 농협이 공동으로 유통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기관들은 여전히 외부 자매도시 행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외부 홍보는 지역 이미지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제는 그 이전에 지역 내부의 내실을 다지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내실을 강화한 뒤, 관외 로컬푸드를 여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량사가 보여준 행보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정덕 주지스님은 "군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협의한다면,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협력의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종교기관과 행정이 함께 지역 유통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부여군이 진정으로 '로컬브랜드 도시'로 자리매김하려면, 외부 행사의 화려함보다 지역 내부의 실질적인 유통망 강화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30만 명의 방문객을 부여 농산물의 충성 고객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아무리 외부에서 큰 행사를 열어도 그 열매는 부여의 것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부여 안에서 자리를 다지고, 밖으로 확장하는 상생의 경제 구조를 세울 때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4.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5.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1. [세상보기]시한부 도시
  2. [사설] 같은 EPZ 기준으로 유성구에도 지원해야
  3.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