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층간소음 갈등 푸는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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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층간소음 갈등 푸는 해법

최영준 대전시 도시주택국장

  • 승인 2025-11-24 17:15
  • 신문게재 2025-11-25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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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대전시 도시주택국장
도시는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공간이다. 서로 다른 생활습관과 가치관이 공존하는 만큼, 일상의 작은 불편이 때로는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는 층간소음이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이웃 간 단절과 분노로까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상적 생활 소음이 누군가에게는 감정의 불씨가 되어 평온한 일상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은 도시 공동체가 직면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실제 통계도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환경관리공단 산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최근 한 해 동안 4만 건이 넘는 층간소음 관련 민원이 접수되었고, 이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대전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13년부터 2025년 3월까지 접수된 1605건의 민원 가운데 43%는 합의로 조정되었으나, 절반이 넘는 57%는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종결되었다. 이는 단순한 민원 접수나 사후 처리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리학자 마크 브래킷은 "우리는 감정을 소리의 높낮이나 말투 같은 청각적 단서를 통해서도 인식한다"고 하였다. 층간소음 문제 역시 단순히 데시벨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관계 문제'라 할 수 있다. 위층의 발소리나 문 닫는 소리가 무심한 생활의 일부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무시당한다는 감정으로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작은 배려와 소통은 오해를 줄이고 갈등을 예방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웃 간 중재와 소통의 중요성은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의 '이웃사이센터'에서는 전문 중재자가 현장을 방문해 소음을 측정하고 상담을 진행하는데, 사전 중재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민원이 원만하게 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갈등이 깊어지기 전에 전문적인 개입과 열린 대화가 이루어질 때 문제 해결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전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층간소음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공동주거시설 층간소음 방지 조례'를 전부 개정하고, 전문가 기반의 자문위원을 위촉해 행정적·제도적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2025년부터는 700세대 이상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맞춤형 예방교육 ▲현장 컨설팅 ▲소음 측정·분석 ▲예방용품 제공 ▲인식 개선 홍보 등 실질적 대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후 민원 처리에 머무르지 않고, 사전 예방과 교육·소통을 통해 갈등 자체를 줄이려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행정적 대응만으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층간소음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결국 '이웃 간의 배려'와 '작은 실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불가피한 생활소음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는 작은 배려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할 때 정책의 효용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는 앞으로도 주민 간의 배려와 자율적인 실천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방 중심의 정책을 강화하고 전문가·시민이 함께하는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자 한다. 행정의 효과적인 지원과 주민의 배려로, 우리 대전이 더 따뜻하고 조화로운 일상이 있는 도시 공동체가 되기를 기대한다.
최영준 대전시 도시주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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