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48. 한국, 미국 그리고 일본의 민주주의 지수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148. 한국, 미국 그리고 일본의 민주주의 지수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12-18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저는 매년 1월, 영국의 '더 이코노미스트'에서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를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서 해마다 미세하게 변하는 등락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요. 최근 5년간, 세 나라의 민주주의 지수는, 일본은 16위에서 20위, 한국은 22위에서 2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5위에서 30위 사이로 세 나라 중 가장 뒤져 있었지요. 그런데 작년(2024년) 발표에서 한국은 미국보다 세 순위 떨어진 32위로 그 전년도 대비 10단계가 밀렸습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2024년 12월에 있었던 계엄령 선포의 영향이었지요.

이번 기회에 세 나라의 민주주의 특성과 한계를 살펴보고 비교 정치적 관점에서 세 나라의 민주주의의 구조적 의미를 살펴보고 싶습니다. 먼저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내에 민주주의가 발전하였습니다. 식민지, 한국전쟁, 군부 권위주의 시대를 거쳐 시민의 저항을 통한 빠른 민주화를 달성했지요. 그래서 한국 민주주의는 시민의 참여 강도가 높고, 선거 동원이 활발하며 시민 사회가 정치 변동의 주도적 행위자로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주도 산업화를 경험하였지요. 이는 정책 결정 과정이 비교적 중앙집권적이며 관료 조직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보수와 진보의 양극화가 선명하며, 최근에 와서 보수와 진보의 정권 교체가 활발합니다. 그러나 정당은 인물 중심, 계파 중심 성향을 보여 정책 정당의 성격이 약하고, 포퓰리즘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제도는 민주적이지만 사회적 분절이 심해 사회적 타협 구조가 취약성을 보입니다. 이의 여파로 지역과 이념의 양극화도 심각하지요. 그뿐만 아니라 대통령제의 구조적 불안정성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고 검찰·법원·행정·언론의 권력 간 균형이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원형을 보이고 있지요. 삼권분립이 극대화된 구조입니다. 연방제로 인해 중앙 권력이 강하지 않고, 주정부의 자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헌법이 거의 개정되지 않아 18세기의 원리를 유지하고 있고, 정당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이익집단과 로비 구조가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도 민주·공화 양당 체제는 효율적이지만 정책의 협상이 어려움에 처하고 있으며, 경제적 불평등이 정치에 직결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헌법 수정이 어려워 새로운 사회문제인 총기, 의료, 낙태, 기술 규제 등의 대응 속도가 매우 느린 한계를 보이지요.

마지막으로 일본은 전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자민당이 집권하는 일당 우위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민주적 선거는 있지만 정권 교체는 드물며 관료·정당·기업의 삼각 네트워크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료와 자민당 그리고 대기업이 정책 결정의 중심에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정치적 한계도 노출하고 있지요. 정권 교체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 책임성이 약화하고, 대규모 사회 운동이나 한국과 같은 시민적 저항은 매우 드뭅니다. 엘리트 중심의 정치가 공고화되어 있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고령화·저성장 구조가 맞물려 제도적 경직성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정치는 공고하지만, 갈등 조정 능력과 정당 정치의 안정성이 부족하고 미국은 제도는 매우 공고하지만,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한 민주주의 기능이 약화 되어가는 중입니다. 일본은 정치적 안정성은 있지만 실질적 경쟁성과 책임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다음 달에 발표될 영국 '더 이코노미스트'의 '민주화 지수'가 궁금하고, 한국 민주주의는 결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습니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통합신청서 부결 충남대, 주요 보직 인선…조직 안정화 ‘속도’
  2. 세종시로 '국가기관' 이전… 수도권 문제 해법으로 유효
  3. "박군·나태주와 함께 노래 한마당", 해미읍성축제 흥겨움 더한다
  4. 신축 분양가 상승세… 관저동 5억대 아파트 ‘가격 경쟁력’ 부각
  5. ‘한화 키즈’ 민주홍, 꿈꾸던 한화 마운드 향해 첫발
  1. 주탑재위성 네온샛 5기 낳은 KAIST 우주연구원…첫 양산형 군집위성 개발사례
  2. 대전교육청 구글 교육용 계정 비밀번호 무단변경…피해 파악 나서
  3. 위기브, 고향사랑기부 누적 모금 '400억' 돌파
  4. [춘하추동] 눈부신 가을 하늘의 역설, 청명함과 자외선 사이
  5. 맥도날드 세종 DT점, 11월 13일 오픈… 지역민 70명 채용

헤드라인 뉴스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국민적 관심 속에 우주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를 면면히 들여다보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기술력과 연구자들의 땀이 배어있다. 주탑재 위성이면서 누리호 5차 발사의 제1 목적인 네온샛 5기(2~6호)는 KAIST 우주연구원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을 주관하고 지상시스템과 검보정 그리고 활용시스템 개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맡았다. 여기에 고도 570㎞에서 지구를 해상도 흑백 1m, 컬러 4m 최고 수준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전자광학카메라는 대전 우주광학기업 쎄트렉아이의 기술력으로 탄생했다. 누리호의 주탑재 위성이 군집으로 구성된 건 이번이 처..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도 ‘관심지역’ 유지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도 ‘관심지역’ 유지

전국 인구감소지역이 5년 만에 재지정된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충남 9곳과 충북 6곳 등 모두 15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다시 지정됐다. 대전 동구·중구·대덕구도 인구감소관심지역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충청권 상당수 지역에서 인구 감소 문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인구감소지역을 기존 89곳에서 92곳으로 확대해 재지정했다. 2021년 최초 지정 이후 5년 만으로, 부산 금정구와 경기 동두천시, 경남 통영시가 새롭게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됐다. 충청권에서는 기존 지정 지역에 변화..

최근 5년 건설현장 사망자 1220명… 절반 이상이 `추락사`
최근 5년 건설현장 사망자 1220명… 절반 이상이 '추락사'

최근 5년여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이 추락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건설현장 사망자는 총 122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추락사고 사망자는 642명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다. 건설현장 사망자 2명 중 1명 이상이 추락사고로 숨진 셈이다. 전체 건설현장 사망자는 2021년 272명에서 2022년 238명, 2023년 244명, 2024년 209명, 2025년 199명으로 줄었다. 연도별 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3000석 증축 추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3000석 증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