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도시행복학] 11. 대전 충청의 장소성; 오랜 기다림으로 약속된 땅, 미래 문명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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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11. 대전 충청의 장소성; 오랜 기다림으로 약속된 땅, 미래 문명의 요람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승인 2026-02-09 10:03
  • 신문게재 2026-02-10 19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0-신천식(2026)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육체를 가진 인간은 장소와의 밀접한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2,000년의 방황을 이스라엘 건국으로 마무리한 유대인의 존재 이유는 바로 지극한 장소애(Topophilia)입니다. 유대인의 디아스포라(Diaspora)는 고향의 기억과 정체성을 의미하는 세계인의 언어로 발전합니다. 트로이 전쟁 후 10년의 유랑 중에도 꿈에 그리던 고향을 잊지 않은 오딧세이는 영생불사의 유혹과 빼어난 미모마저도 외면합니다. 결국 고향을 찾아 오랜 세월 자신을 기다려준 늙은 개의 변치 않는 충성심을 계기로 과거로의 순조로운 복귀를 완료합니다. 장소 애착은 모든 문화권 모든 인간의 보편적 속성이자 본능입니다.

대전과 충청은 인류 번영과 세계평화의 사명을 띤 선량하고 우직한 이들이 모여 사는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지역의 대표적 상징인 계룡산은 풍수지리적 명당이자 민중의 묵시적 상상력의 정화인 정감록에서 예언된 십승지지 중 하나로 영원한 평화와 번영을 약속받은 땅으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12세기경 고려 시절 비롯된 충청의 800년이 넘는 역사적 뿌리는 양반 정신으로 상징됩니다. 양반 정신은 국가 위난 시마다 대의를 위하여 목숨까지 포기하는 기개와 결기를 보이나, 평소에는 낮은 자세에서 힘없는 백성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절제와 품격의 상징으로 승화하였습니다. 양반 정신을 키워 낸 대전 충청의 산세는 대지를 감싸 안 듯 온화하여 지역 사람들이 지닌 너그러운 마음과 평화로운 정신세계를 반영합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비단 강 금강은 가파른 내리막이나 과도한 범람을 마다하고 대전 충청의 과거와 현재를 이으며 묵묵히 미래로 향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강과 계룡산으로 상징되는 대전 충청 지역은 미래 문명을 주도할 과학 산업기술의 원천이자 집적지인 대덕연구단지의 소재지로 세계적 유명세를 치르고 있습니다. 대전 충청은 정감록이 예언하는 이상세계의 도래를 실현하여 인류문명이 직면한 위기 상황을 해결하고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을 열어 갈 충분한 역량과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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