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쪽에서 들어가서 관음봉으로 올라갔다 오뉘탑(남매탑)을 돌아서 동학사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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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등산에 자신 있는 편이었는데 이 날은 더운 날씨 탓에 땀이 비오듯 쏟아지면서 너무 힘들었다.
정상을 넘어 오뉘탑에 이르렀을 때는 하산길인데도 더 걷기가 힘들만큼 탈진해 버리고 말았다. 다른 일행들도 모두 기진맥진했고 준비해간 물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한 총장의 사람됨에 감동을 받은 것은 그 때 였다.
그는 자신도 기진맥진해 힘든 상황인데도, 그리고 자신이 가장 연장자인데도 불구하고 일행들을 그늘에서 쉬게 하고 혼자서 근처 암자에 가서 마실 물과 간식거리를 구해왔다.
그리고는 수건을 찬물에 적셔 머리를 식혀주는 등 일행들이 기운을 되찾을 때까지 도와주었다.
그의 희생과 배려 덕분에 모두들 그날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한 총장을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추억이다.
한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교육혁신위원, 국가인적자원위원, 교육격차해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교육개혁과 혁신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했고 국가인재양성정책을 입안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내가 그를 알게된 것도 그의 활동을 통해서였다.
청와대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교육의 양극화가 결국 사회계층의 양극화로 이어진다”며 열변을 토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한 총장은 나를 만날 때마다 지방의 관점에서 본 교육정책의 문제점과 4년제 대학이 아닌 전문대학의 관점에서 본 교육정책의 문제점을 말했다.
대통령이 서울대학교 졸업식보다 대덕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한다면 지방을 살리고, 지방의 교육을 살리고, 전문대학의 교육을 살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교육에 대한 그의 열정이 그로 하여금 감히 교육감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갖게 하였으리라 믿는다.
한 총장이 풍부한 교육전문가의 경험을 살려 대전이 갖고 있는 좋은 교육환경과 무한한 교육 잠재력을 일깨워 사람중심·학교중심의 교육특별시로 대전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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