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무]국산 스마트 무인기, 세계 하늘을 누비기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재무]국산 스마트 무인기, 세계 하늘을 누비기를…

[사이언스 칼럼]김재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스마트무인기사업단장

  • 승인 2012-01-16 15:04
  • 신문게재 2012-01-17 21면
  • 김재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스마트무인기사업단장김재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스마트무인기사업단장
▲ 김재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스마트무인기사업단장
▲ 김재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스마트무인기사업단장
집 앞에서 자동차 같은 비행기를 타고 원하는 곳까지 날아가 활주로가 없이도 착륙할 수 있는 교통시대가 오고 있다. 이를 현실화 시켜줄 기술은 이미 세상에 나와 있다. 헬기처럼 수직이착륙을 하면서도 높은 고도에서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 기술이다. 이는 현재 미국만이 보유한 설계기술로, 앞으로 자가용 항공기의 기초기술로 인정될 만큼 미래가능성이 큰 첨단기술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틸트로터 스마트무인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세계 두 번째로 틸트로터 항공기를 만든 나라가 됐다. 스마트무인기는 동체 양쪽 날개에 달린 로터를 수직으로 세워 수직이륙한 뒤, 다시 천천히 눕혀 프로펠러 비행기처럼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틸트로터 항공기다. 활주로가 필요 없어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헬리콥터보다 높은 고도에서도 고속비행할 수 있다. 비행 시 스스로 충돌상황을 감지해 자동으로 위험을 피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스마트무인기 개발사업에 착수한 것은 2002년이다. 당시 관련 기술이 전무 했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의 벨(Bell)사에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그러나 결과는 거부였다. 결국 우리나라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독자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틸트로터 항공기 기술을 개발한 나라가 됐다.

스마트무인기 기술개발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미래형 항공기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도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국내에서 시도한 비행체 중 가장 앞선 항공기 기술이면서도, 독자적으로 기술을 획득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스마트무인기 기술개발로 일단 우리나라는 세계 틸트로터 항공기술 개발경쟁에서 우위에 섰다. 이는 단순한 '틸트로터 기술보유국'이 아닌, '실용 틸트로터 항공기 보유국'으로 진일보해야 하는 또 다른 과제 앞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틸트로터 항공기를 실용화·상용화 하는 것은 기술개발 자체 보다 더 어렵고 복잡하다.

현재 틸트로터 항공기를 실용화 한 곳은 미국의 '벨'사가 개발한 'V-22 오스프리'가 유일하다. '오스프리'의 경우, 1952년부터 기술개발에 착수했지만, 30년이 지난 1982년에 이르러야 본격적인 실용화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후 10년 정도면 실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결국 20여 년이 지난 2005년에야 시장에 나왔다. 미국의 무인 틸트로터 항공기는 1986년에 기술개발을 시작해 13년이 지난 1998년에야 자동비행 시연을 했다. 그러나 실용화 단계이던 2006년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예산지원이 중단,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스마트무인기가 실용화되면 'V-22 오스프리'에 이어 틸트로터 항공기로는 세계 두 번째, 틸트로터 무인기로는 세계 첫 번째로 기록된다.

첨단 항공기의 실용화는 기술개발 단계보다 예산과 자원이 더 많이 투입된다. 그러나 실제 성공여부 및 시장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선뜻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항공산업의 발전은 국민소득 증대와 첨단 산업기술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개발주기가 길고 진입장벽이 높지만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으며 다른 산업분야로 기술적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T-50 고등훈련기 개발 및 양산, 한국형기동헬기 및 소형항공기 개발 등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아직 해외 의존성이 크다. 국내 항공산업의 질적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때인 것이다.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서 개발한 틸트로터 스마트무인기의 실용화 사업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틸트로터 항공기의 실용화에 성공하면 블루 오션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여러 중동국가에서 스마트무인기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틸트로터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미국의 헬리콥터 대기업도 기술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머지않아 우리 기술로 만든 틸트로터 무인항공기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하늘을 누비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2.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3. 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전…한전 원인 조사 중
  4.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5.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1. 민선 4대 세종시의회 10일 개회… 유종의 미 거둔다
  2.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
  3. 대전국토청 ‘2026년 상반기 충청권 교통안전협의체’ 개최
  4. '반국가단체' 몰렸던 청람회… 대전지검, 45년 만에 무혐의 처분
  5.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권 투자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역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민선 9기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대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청권이 한국 경제 견인을 위한 신성장 엔진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 투자 유치 여부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세종지역에서 처음으로 범정부 합동 복합재난 훈련 '레디 코리아'(Ready korea)가 실시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열차 탈선과 이에 따른 폭발·누출 사고를 전제로 훈련이 진행됐는데, 대형·복합재난에 대한 지역 내 첫 범정부 대응체계 점검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기관과 세종시, 세종소방본부, 세종경찰청, 세종충남대병원,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대한적십자사, 32사단 등 25개 관계기관이 참여했다. 레디 코리아 훈련은 2023년 경기 성남 율현터널 고속철..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이 2029년 8월 이후로 지연될 흐름에 놓이고 있다. 대통령실과 행복도시건설청간 조율 절차가 원활치 않으면서, 세종시와 지역 정치권의 능동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집무실 건립안은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를 거치며 2027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제시됐으나, 정치적 격랑 아래 2030년 이후로 미뤄지는 수순을 밟아왔다. 새 정부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다시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상황은 달라지는 듯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말인 2029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