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영아사망]"두 아이 아픈데 혼자 건강한 둘째 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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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영아사망]"두 아이 아픈데 혼자 건강한 둘째 미웠다”

母 우울감 극심…아기 보채자 장난감 던져, 두개골 골절로 사망 경찰 "갈비뼈 부러진 흔적, 구타 진술 부위와 일치"

  • 승인 2016-01-24 16:37
  • 신문게재 2016-01-25 9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영아 사망' 비극 왜 일어났나

지난해 4월 1일 충남 홍성에서 세쌍둥이가 태어났다. 쌍둥이 부모는 아이가 잘 생기지 않아 시험관 시술을 한 것인데 첫째는 미숙한 상태, 셋째는 장이 비대한 상태로 나와 건강이 많이 좋지 않았다.

아이 엄마는 극심한 우울감을 느꼈고, 혼자 건강한 둘째가 왠지 밉기까지 했다고 한다.

힘든 육아가 이어지던 지난 11일 낮이었다. 아픈 두 아이는 조용한데, 유독 건강한 둘째만 울고 보챘다. 엄마는 홧김에 아이 옆구리를 두 번 걷어찼다.

일주일쯤 흐른 18일 오후 3시께 또 둘째만 보챘다. 순간 엄마는 너무 화가나 아기들을 위해 샀던 플라스틱 장난감 '깜짝볼'의 고리를 잡고 집어 던졌다.

'딱' 소리가 크게 들렸다. 둘째 뒤통수에 맞은 것이다. 울긴 했지만, 큰 이상은 없을 줄 알았다. 아이와 엄마의 거리는 2m였다. 깜짝볼은 656g으로 최신 스마트폰 3.6~5개 무게, 경찰이 들어도 묵직했다. 동그란 형태의 장난감이 중심을 잡고 움직이기 위해 속엔 추 같은 것이 들어있다. 아이는 깜짝볼에 맞고 계속 울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엄마는 화가 가시지 않아 투명한 스카치테이프로 아이 얼굴을 몇 대 때렸다. 이틀이 지난 20일 오전 11시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 전날 밤까진 먹을 것도 먹고 이상이 없었다고 엄마는 진술했다.

119에 전화를 걸어 병원으로 옮겼지만, 한 번 끊어진 숨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아이 얼굴의 멍 자국을 수상히 여긴 소방관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일상적인 멍 정도로 여겼고, 의심이나 부검은 하지 않았다. 특히 슬퍼하는 아이 부모 등 가족들이 부검을 꺼려했다. 얼마 전에도 아이가 숨진 사고가 있었는데, 부검했지만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돌연사 판명이 났다.

이런 일은 전에도 자주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검찰의 부검지시가 떨어졌다.부검결과 사망원인은 두개골 복합골절로 판명됐다. 게다가 갈비뼈도 부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나왔다. 아이 엄마가 진술한 구타 부위와 일치했다.

경찰은 23일 아이 엄마를 구속했다.

24일 오후엔 주변 인물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추가 진술에 따른 지속학대 여부가 확인된다면 살인 혐의가 적용, 아니라면 아동보호법 위반이나 구타에 의한 폭행치사 혐의가 적용될 예정이다.

내포특별취재반

※이 기사는 홍성경찰서 이강범 수사과장의 조사내용 브리핑을 시간 순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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