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야생화 예찬

  • 오피니언
  • 발언대

[발언대]야생화 예찬

  • 승인 2017-04-05 15:31
  • 신문게재 2017-04-06 23면
  • 김천환((재)농어촌환경기술연구소 고문)김천환((재)농어촌환경기술연구소 고문)
▲ 김천환((재)농어촌환경기술연구소 고문)
▲ 김천환((재)농어촌환경기술연구소 고문)
바야흐로 야생화의 계절이 열렸다. 양식장에서 기른 생선회와 청정해역에서 잡은 자연산생선회는 맛과 식감이 서로 다른 것처럼 야생화와 재배된 원예종 꽃과는 보고 느끼는 감정이나 맛이 다르다. 향기나 색깔이 화려함보다는 자연스럽고 독특함이 있기 때문에 야생화를 더 좋아한다.

자연의 도움만으로 스스로 싹이 터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고 번식하는 풀이나 나무들을 야생화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4900여종의 야생화가 있고 그중에서 관상(觀賞)적 가치가 있는 것은 600여종 정도라고 한다. 종(種)에 따라 수많은 개체수가 있기 때문에 보고 즐길 수 있는 야생화자원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보면 된다.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야생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양각색으로 자연여건에 순응하거나 극복하는 방법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보아도 놀라울 정도로 신기하고 흥미롭다. 식물들의 생식방법은 동물들보다 다양하고 더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조시인 김원각은 ‘겸손’에서 ‘자기를 봐달라고 고개 처든 꽃 앞에선 사람들은 그냥 서서 흘깃 보고 가지만 그 아래 숨은 야생화 허리 굽혀 바라보네’ 라고 야생화의 겸손을 노래한다. 아주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꽃이라도 뚜렷한 개성과 서로 다른 아름다움이나 신비로움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야생화이리라.

꽃은 무겁고 우울한 마음을 즐겁고 가벼운 기분으로 바꾸어 주기도 하고 생각이나 발상을 전환시키기도 한다. 때론 사랑의 메시지가 되기도 하지만 치유(治癒)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꽃을 주제로 한 예술이나 문학작품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은 인간의 꽃에 대한 사고(思考)의 동질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꽃은 인간의 삶과 매우 깊고 밀접하다.

야생화를 취미로 즐기는데 돈도 많이 들지 않는다. 시간과 관심만 있으면 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걸을 수만 있으면 나이가 많아도 즐길 수 있다. 동행할 사람이 있으면 더욱 좋지만 혼자도 즐길 수 있어 편리하다. 그림이나 음악처럼 야생화도 아는 만큼 더 보이고 많이 느낄 수 있다. 찍다보면 멋있는 사진작품이 덤으로 생기기도 한다. 야생화는 아파트주변이나 공원, 산이나 들, 시냇가나 도로변 등 일상생활 주변에서 계절 따라 새로운 꽃들을 누구나 수시로 마주치며 살고 있기 때문에 관심만 있으면 ‘온 천지가 야생화다’라고 해도 될듯하다. 꽃이 눈에 띠면 꽃의 모양이나 특색을 관찰하는 호기심이 필요할 뿐이다.

어려서부터 꽃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정년퇴직 후에 시골의 농장에 오고가며 야생화가 눈에 띄기 시작하였고 점점 야생화에 관심이 깊어지면서 나는 ‘꽃을 좋아하는 노인‘이 되었다. 해가 갈수록 야생화세계에 푹 빠져서 시간에 틈만 나면 산이나 들에서 도서관에서 인터넷에서 서재에서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기웃거리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야생화가 내 노후생활의 중요한 소재로 자리 잡았다.

김천환((재)농어촌환경기술연구소 고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주시에 코스트코 입점한다
  2. 금강환경청, 논산 임화일반산단 조성 환경영향평가 '반려'
  3. 한남대, 대전 소제동서 로컬 스타트업 Meet-up Day 개최
  4. 둔산경찰서, 기초질서 확립 교통안전 캠페인 실시
  5. 대전성모병원 홍유아 교수, 최적화된 신장질환 치료 전략 제시
  1. PBS 폐지 넘어 과제 산적… 기관장 선임 절차 개선 목소리
  2. 대전경찰, 보이스피싱에 속은 20대 9000만 원 송금 막아
  3.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4. 2026학년도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5. 충남대 ‘1+3 학부 위탁 교육 외국인 신입생 간담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공기관 이전 다행"… 여당 앞 달라진 김태흠 지사 왜?

"李정부, 공공기관 이전 다행"… 여당 앞 달라진 김태흠 지사 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4일 국회도서관에서 처음 열린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언행은 확연히 달랐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에 야당이 된 국힘 소속의 김 지사는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공감을 표하면서 실·국장들 향해 국회의원 지역구인 시·군의 현안사업을 적극 지원하라는 말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 특히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서 다행”이라고 했고, 국립치의학연구원 공모 움직임에 대해선 “국힘은 힘이 없다. 민주당이 나서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충남도 정책설명회는 올해 3..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출시 3개월여 만에 80만 개가 팔린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꿈돌이 컵라면'이 5일 출시된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컵라면'은 매콤한 스프로 반응이 좋았던 쇠고기맛으로 우선 출시되며 가격은 개당 1900원이다. 제품은 대전역 3층 '꿈돌이와 대전여행',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신세계백화점 대전홍보관, GS25 등 주요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 기념 이벤트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하우스 2호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신제품 시식 ▲꿈돌이 포토존 ▲이벤트 참여..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충남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남성 교사 A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개월간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일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올해 학기 초부터 해당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복된 부적절한 언행과 과도한 신체접촉을 주장하며, 학교에 즉각적인 교사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사건이 접수 된 후, A씨를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자체 조사 및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직위해제하고 학생들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으며, 이어 학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학교 측은 "서산교육지원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 2026학년도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2026학년도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