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추석 민심, 북한의 만행에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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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추석 민심, 북한의 만행에 어디로 향할까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0-10-05 17:08
  • 신문게재 2020-10-06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재석
김재석 소설가
요즘, 이슈거리를 꼽으라고 한다면 서해 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이다. 이를 두고 북한의 만행을 규탄할 것인가, 아니면 김정은 북한군 통수권자의 긴급한 사과도 있었으니 진상조사로 해결할 문제인가에 대한 논쟁이다. 아마 이 논쟁은 이번 추석 민심을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코로나19로 귀향객이 줄었다 해도, 정치권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 명절 민심이다. 특히 국민의 높은 정치의식(?)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한다. 여기에는 보수와 진보로 대변되는 언론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을 달아 내놓은 기사를 종이신문이든, 인터넷 뉴스이든 도배하듯 쏟아낸다.

'국민의 힘'으로 대변되는 보수 쪽은 유독 북한과의 문제만은 진보 정권과 날 선 각을 세운다. 북한의 만행에 공동 성명 하나 발표할 수 없는 이 정권이 과연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혹평을 연일 말이다. 여기에 보수 언론은 보수 논객을 끌어다 더 많은 말을 만들어 낸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김정은 북한군 통수권자의 사과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빚을 진 공무원이 월북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로 여론에 운을 띄운다.

이런 과정에서 여야 의원 모두 우리 군의 기밀 첩보 정보를 누설하는 사태까지 왔다. 군의 첩보 정보가 정치 공세에 이용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북한군이 현장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도 도청할 수 있는 군의 첩보 능력을 만천하에 공개하다니…. 정말 삼류 정치를 보는 느낌이다.

분명 북한군의 만행에 대해 어정쩡하게 대처하는 현 정권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 공무원의 월북 의사를 떠나 북한 수해에서 총살당했는데 이런 일이 아무 일이 아닐 수는 없다. 북한과의 유연한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통수권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만났던 화기애애하던 때와 지금은 엄연히 분위기가 다르다. 야당은 '세월호' 때와 비교하며 문 대통령의 침묵 시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 문제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을 때, 야당의 정치 공세 수위가 그저 높다는 느낌을 가졌던 중도층의 분위기가 이번 북한군의 만행에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은 듯하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며 경제회복을 위해 애쓰는 정부의 노력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이미 국민은 다른 나라 상황을 다들 잘 알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는 수준이니 굳이 다른 나라 상황은 말해서 뭐하겠는가. 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이 백신 개발에 한발 앞선 가운데, 전 세계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겠다고 하는 뉴스에도 오히려 반감을 표하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는 그들이 못마땅한 것이다.

추석 민심이 결코 현 정권에 호의적이지 않으리라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방송사와 언론사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서해 상 피살사건에 대한 정부대응에 부정여론이 70%에 가까웠다.

아직 반공의식에 갇혀 있는 보수 세대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19에 지쳐가는 민심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한 시기이다. 정치권은 아직 보수와 진보로 갈라치기가 통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KBS에서 마련한 나훈아 특별콘서트에서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 없다'는 나훈아의 소신 발언이 정치권에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지금은 진심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김재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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