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대한민국 체육계 숙제는 회장 선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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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대한민국 체육계 숙제는 회장 선거가 아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0-12-07 10:03
  • 신문게재 2020-12-07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정문현교수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2019년 1월 15일, 지방자치단체장이 시·도체육회장 및 시·군·구체육회장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되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해오며 체육을 선거에 이용해 왔던 지방체육회장직을 민간인이 맡게 되었다. 그러나 지방체육예산을 자치단체에서 수립하고 지방의회에서 심의·의결을 받는 구조적인 문제로 체육은 자치단체의 눈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체육회가 법정 법인화되고 운영비가 지원되는 법적 근거가 지난 11월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방체육회는 임의단체의 지위로 민선 체육회장 체제 이후 그 위상이 저하되고, 예산이 감소하는 등의 어려움이 발생됐었는데 비로소 지방체육회의 법정법인화 및 안정적 재원 확보의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체육은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너무나 할 일이 많고 갈 길이 먼데 딴소리들만 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체육법인화를 통해 스포츠 선진국형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스포츠클럽을 적극 양성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요원한 얘기다.



선진국형 스포츠 선순환시스템의 기본은 정부가 스포츠시설을 스포츠클럽에 지원하고 지도자는 자원봉사자로 시작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단체가 체육시설 사용료를 싸게 받을 계획이 없고, 지도자는 유급이어서 지원이 끊기면 자생력을 잃게 되어 있다.

게다가 전문선수 양성으로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표방하나 어차피 한국 사람이 출전하는 전국체전엔 지역대표로 나갈 순 있어도 세계무대에선 '아니올시다'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스포츠 종목 육성의 전초기지였던 일선 학교의 전문체육 선수 양성이 급속히 쪼그라들었고, 선수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으며, 국가대표 은퇴 선수, 35.4%가 생활고(2011, 한선교 의원)를 겪고 있고, 비인기 종목 출신 선수의 경우 지도자 생활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순진한 부모들과 아이들을 꼬셔서 함부로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면 안 된다. 그것은 사기에 가깝다.

고등체육 실업 문제들을 누군가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산이다. 국내 최고의 국가대표까지 했더라도 취업처가 없어 체육실업인구가 판을 치고 있고 연금, 정규직은커녕, 기초생활수급자가 늘고 있는데도 체육계의 현자를 자처하는 분들은 비인기종목을 육성해야 한다고 광고 하고 있다. 먹고 살수 있다면 당연히 찬성이나 현실이 절대 그렇지 않은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엇박자로 스포츠 현장에선 고등실업자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의 숙제는 체육꿈나무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있다. 우격다짐이 두려워 할 말을 다 하지는 못하겠지만, 어떤 부모가 하나뿐인 자식을 미래가 어두운 분야로 내보낼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국인이 세계무대에서 거부가 될 수 있는 종목은 정해져 있다. 축구, 야구, 골프 그리고 가끔 김연아(피겨스케이팅), 정현(테니스) 그리고 국내에서 특화된 몇몇 종목들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그리고 지방 교육감과 체육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스포츠를 통해 월드스포츠스타를 꿈꾸는 미래의 대한민국 스포츠영웅들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에 있다. 그러나 그런 고민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분들을 본 적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시·도체육회 모두가 따로 노는 스포츠클럽 만들기에 대한민국 체육계가 바쁘다.

시·도체육회장-시·군·구체육회장-교육청-종목체육단체장들은 자리에만 연연하지 말고 어떤 스포츠 환경을 조성해야 대한민국과 지역이 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탄생시킬 수 있는지 하루라도 빨리 답을 내주길 바란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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