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 팁박스는 수익행위?... 재능기부 아닌 ‘재능착취’ 한목소리

  • 문화
  • 문화 일반

버스킹 팁박스는 수익행위?... 재능기부 아닌 ‘재능착취’ 한목소리

대전마케팅공사 20일까지 공연팀 모집...팁박스설치 불허
예술계 “문화마인드’ 부재, 장소변경 등 고민 부족“ 지적

  • 승인 2021-04-13 15:33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970357756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대전마케팅공사가 '공유지에서의수익 행위'를 금지한다는 이유로 엑스포시민광장 버스킹팀의 팁박스 설치를 불허하면서 '생색내기'에 불과한 문화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젊은 예술인들의 무대를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지만, 자발적인 모금행위인 팁박스조차 설치할 수 없는 공유지에 무대를 마련하면서 예술인 지원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대전지역 예술계에 따르면 대전마케팅공사는 지난 5일 '2021 엑스포시민광장 재능기부 버스킹 공연' 공고를 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을 모집 중이다.

작품성과 적합성, 대중성, 기술성 4항목으로 최종 무대에 오를 팀을 결정한다.

선정팀은 무빙쉘타 내 무대에서 한 번 공연에 길게는 40분가량 연주를 이어가야 한다.

항목별 선정기준에 들어맞으면서 일정 시간 공연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동아리 수준을 넘어선 준전문가급 이상 실력을 갖춘 예술인들을 선정하지만, 출연료는 물론 팁박스 설치마저 제재하면서 지역 음악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마케팅 공사는 '공유지에서의 수익행위 금지'를 이유로 들었지만, 지역 예술계는 굳이 수익행위가 금지된 공유지를 공연장으로 결정한 것은 예술인들의 '열정 페이'가 당연하다는 대전시의 문화정책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타 시도가 공유지 거리공연에 팁박스를 허용하고 있는 점도 공유지를 이유로 든 마케팅 공사의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진행하는 '서울로 7017 버스킹' 행사 안내문의 이용수칙에 팁박스를 허용한다고 명시했다. 부산시는 이보다 앞선 2017년 해운대구에 보행자 중심도로 사업으로 탄생한 '구남로 문화광장' 내 3개의 버스킹 존에 팁박스 설치를 허용했다.

이희성 단국대 문화정책대학원 교수는 "버스킹에서 팁박스 모금은 공연의 일부"라며 "예술인들은 음악적 가치를 대중에게 평가받고, 대중은 자신들이 느낀 음악적 감동에 대한 마음의 표시로서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해정 대전문화예술지킴이 대표는 "팁박스조차 불허하는 건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수익 행위가 가능한 장소로 변경하는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예술인들의 기본적인 생태계 유지를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홍순 민예총 사무처장은 "유럽 국가들은 버스커들 각자 개인사업자로서 최저임금 등 사회보장을 받는다"라며 "좀 더 세밀한 문화정책이 수반돼야 지역의 예술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마케팅공사 관계자는 "팁박스 모금액을 전액 기부한다면 설치를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현행법상으로는 불가하다"라고 일축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아산시가족센터, '아름다운 부엌' 진행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