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형식적인 거버넌스는 이제 그만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형식적인 거버넌스는 이제 그만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 승인 2021-06-06 19:33
  • 신문게재 2021-06-07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박은영 사무처장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박은영 사무처장
지난달 말, 대전시는 환경부에서 공모한 '2021년 화학사고 예방·대비·대응을 위한 지역대비체계 구축'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YMCA와 함께 민·관 공동으로 공모에 참여해 선정되어 지역의 화학사고 대비체계를 갖추는 준비에 들어간다. 작년에 공동 신청한 단체들과 같이 논의해 응모했다가 떨어졌는데, 올해 같이 다시 도전해 선정되었다. 공동신청인 단체들과 함께 사업진행에 대한 채비를 시작한다. 이 과제는 대전시 생태하천과에서 진행한다.

비슷한 시기에 대전시가 5개구를 순회하며 '3대하천 도심 속 푸른물길 그린뉴딜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가 있었다. 하천 주변에 다리, 도로, 각종 시설물 설치가 주요한 내용이다. 애초에 환경단체는 이 사업이 그린뉴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재수립하라는 요구를 해왔고, 이 사업을 진행하는 전제로 논의하는 해당 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전시는 주민들을 모아둔 자리에서 그린뉴딜이 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하천에 하고 싶은 것을 말해보라'는 식으로 진행해갔다. 이게 그린뉴딜이 맞냐는 환경단체의 질문은 뒤로하고, 대전시 스스로 '하천에 뭘 놓는 사업'으로 스스로 규정짓는 현장이었다. 심지어 스스로 꾸려둔 협의체에 관련 공유나 논의도 하지 않은 채 주민설명회는 진행되었고 일부 위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의견은 서면으로 제출하시고, 회의는 하반기에 열린다'고 통보해왔다고 한다. 대전시 '3대하천 도심 속 푸른물길 그린뉴딜' 사업은 대전시 생태하천과에서 진행한다.



같은 부서와 소통하고 있는 것이 맞나 싶게 너무 큰 간극을 경험하면서 행정과의 거버넌스에 대한 회의감을 피할 수 없었다. 대전시의 '행정 편의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사업 추진을 위해서라면 거버넌스, 숙의, 소통 등의 민관협치의 기능을 무시할 수 있다는 것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지역 환경단체가 행정추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대전시가 하는 일을 무조건 반대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3대하천 그린뉴딜 사업 관련해 대전시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이의를 제기해도, 지역사회의 화학사고 대비체계 만드는 일은 중요하기에 행정과 공동 신청인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그린뉴딜 정책이라면, 기후위기 시대에 꼭 필요한 정책에 예산이 쓰여야 하기 때문에 대전시의 시설 위주 정책을 비판하며 바꾸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누구에게만 좋은 일이 되지 않도록 공공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기후위기 대응의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내야 할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대전시는 '왜 협의체에 들어오지 않고 비난만 하느냐', '모든 것을 환경단체와 상의할 수 없다' 라는 볼멘소리를 하기 전에 대전시 스스로가 환경과 관련된 거버넌스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협의체를 만들어 자문의견을 듣는 정도로 거버넌스를 생각한다면 대전시는 거버넌스 방식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거버넌스는 형식이 아닌 실행을 위한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하면 이야기를 듣고 조정할 수 있는 방향을 서로 협의해 보는 것이다. 소통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더 나은 해답을 찾아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그린뉴딜 정책,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만 생각해도 지금 하는 일에 자문의견 정도 받아 또 다른 일들을 더 하는 수준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실행력을 기반으로 한 거버넌스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도시 전체의 그림을 그리는 작업부터 가야한다. 지금 도시의 체계, 시민생활의 틀,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과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들과 실행력 있는 거버넌스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합의와 변화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



지난 주말 열린 P4G에서 정부와 지자체들은 또 탄소중립 선언이라는 화려한 쇼를 했고 전국의 환경단체들은 선언 뿐인 탄소중립을 비판했다. 이제 쇼는 그만하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테이블에 앉길 바란다. 그 테이블은 거버넌스의 구성부터 시작이다. 그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 계획을 실행하고 평가하는 일, 평가 후 재수립하고 다시 실행하는 지난하고 끈질긴 과정을 거칠 각오부터 하시라. 탄소중립이 말로 선언해 되는 일이 아님을 우리 너무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은가.

/대전충남녹색연합 박은영 사무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건강]설명절 허리·다리 통증의 숨은 원인은?
  2.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3. 대전 공유재산 임대료 경감, 올해도 이뤄지나... 60% 한도 2000만원서 3000만원 상향 검토
  4.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5. 이주 작업 한창 장대B구역 '빛이 머무는 순간' 헤리티지 북 발간
  1. 대전·충남 통합 변수...충청광역연합 미래는
  2.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3. 규모만 25조 원…대전·충남 통합 지자체 금고 경쟁구도 주목
  4. '왼손엔 준설 오른손에 보전' 갑천·미호강, 정비와 환경 균형은?
  5. 전남 나주서 ASF 발생, 방역 당국 긴급 대응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행정통합 주민투표 행안부에 요청

대전시, 행정통합 주민투표 행안부에 요청

대전시가 11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주민투표'를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행정통합 특별법안에서 기존 대전시와 충남도가 논의해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에 담긴 정부 권한·재정 이양이 대폭 사라지면서 행정통합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시민의 의견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분권의 본질이 사라지고 정치 도구와 선거 전략으로 변질해 행정통합이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하는 입법을 즉각 중단하고, (행정안전부는) 주민..

대전 재건축 바람 부나…  곳곳에서 사업 추진 본격화
대전 재건축 바람 부나… 곳곳에서 사업 추진 본격화

대전 노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선 단지가 있는가 하면, 조합설립을 준비하는 대단지 아파트도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법동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6일 재건축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해당 사업은 대전 대덕구 법동 281번지 일원, 면적 2만 7325.5㎡ 규모에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기존 삼정하이츠타운 아파트 총 13동 468세대를 허물고, 총 6개 동 615세대를 짓는다. 사업장..

걷고 뛰는 명품 `동서 트레일`, 2026년 512km 완성
걷고 뛰는 명품 '동서 트레일', 2026년 512km 완성

걷고 뛸 수 있는 트레일(자연 탐방로)이 2026년 동서 구간으로 512km까지 확대·제공된다. 산림청(청장 김인호)과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이사장 서경덕)는 동서 트레일의 성공적인 안착과 체계적인 운영 관리를 위한 2026년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사업 대상은 지난해 17개 구간(244km)에서 약 2배 이상 확대된 32개 구간에 걸친 총 512km. 신규 코스에는 충남 태안(2구간)과 서산(5구간), 홍성(10구간), 경북 봉화(47구간) 및 분천(51구간) 등이 포함됐다. 각 구간에 거점 안내소도 설치한다. 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 ‘어려운 이웃을 위한 떡국 떡 나눠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떡국 떡 나눠요’

  •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