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포플리즘성 노동정책, 고민 필요한 시기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포플리즘성 노동정책, 고민 필요한 시기

김영록 노무사

  • 승인 2021-06-28 08:20
  • 신문게재 2021-06-28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영록 노무사
김영록 노무사
최근 약 3년간 노동정책 및 노동관련 법령은 상당히 많이 변화하였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매우 급격히 향상되었다.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 1년 미만자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별도 부여, 주 52시간제의 시행으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 5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관공서 공휴일 전면 적용 등 선심성 정책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법을 준수해야 하는 우리의 경영환경은 이러한 변화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한번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관공서 공휴일은 종전까진 노동관계법령상 법정휴일이 아니었으나, 2018년 근로기준법의 개정으로 인해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년 1월 1일, 30인 이상 사업장은 21년 1월 1일, 5인 이상 사업장은 22년 1월 1일부터 유급휴일로 적용받게 되었다.

20년 12월 17일 중소기업중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5%(준비안됨 13.3%, 준비중 31.6%)에 해당하는 기업이 관공서 공휴일의 유급휴일 전면 적용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조사된 바 있다. 관공서 공휴일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이유도 살펴보면, 근무일수 감소로 인한 생산차질이 가장 높은 비율(64.4%)을 차지하였고, 인건비 부담 증가(40.7%), 인력부족(39%), 업종 특성상 기계를 계속 가동해야 함(32.2%), 주 52시간제로 인한 근로시간 감소(25.4%)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2017년 11월 28일 근로기준법의 개정으로 인해 2017년 5월 30일 이후 입사자 부터는 1년 미만 기간동안 발생하는 11개의 연차유급휴가를 별도로 인정받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1년 중 휴일이 평일(월~금)에 해당하는 날이 약 10일이라고 가정할 때, 신규입사자의 경우 21일을 추가적으로 쉴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주 52시간제의 시행 및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중소기업 입장에선 중대한 경영환경의 변수 하나에 대응하고 이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동시 다발적으로 추가적인 경영여건의 변수를 맞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현재의 기업여건에선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일과 가정의 균형 및 조화, 노동자들의 복지, 건강증진 등을 위해 휴가 및 휴식을 배려하는 측면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화에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 변화에 따라 기업의 생존 가능성도 확인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변화에 따른 기업이 직면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한다.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겠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고, 도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동화 설비의 구축 등으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제정된 법 및 정책들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모순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6월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실제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2018년도에는 15만 9천개, 2019년도에는 27만 7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리고 그 외에도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해(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수당을 지급을 피하고자 1주 15시간 미만으로 아르바이트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늘었다는 사실을 상담 중 종종 접하기도 하였다.

배는 기울면 침몰하기 마련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 그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근무제도 시행(재택근무), 비대면 산업의 성장 및 그로 인한 대면 산업의 하향 등 다양한 경영상 변화 및 혼란이 존재하는 시기이다. 최근 또 대체공휴일을 늘리겠다고 여야가 논의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였다. 기업이 당면한 현실이 막중한 시기인 만큼 선심성 정책이 아닌 향후 앞으로의 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현장의 여건을 마련해주는 정책 및 입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김영록 노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대전 서부경찰서 멈춤봉투 눈길
  2.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3. 대전·충북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총량 축소? 환자들 어디로
  4. 충남도, 국비 12조 확보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힘 모은다
  5. 경영책임자 실형 선고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상소…"형식적 위험요인 평가 등 주의해야"
  1. 충남도의회, 학교 체육시설 개방 기반 마련… 활성화 '청신호'
  2.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3. 대전동부교육지원청, 학교생활기록부 업무 담당자 연수
  4.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5. 충남권 역대급 더운 여름…대전·서산 가장 이른 열대야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전국 4년제 대학 중도탈락자 수가 역대 최대인 10만 명에 달했던 지난해 수도권을 제외하고 충청권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권에선 목원대와 배재대, 대전대 등 4년제 사립대학생 이탈률이 가장 높아 지역 대학 경쟁력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교육부 '대학알리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전국 4년제 대학 223곳(일반대, 교대, 산업대 기준, 폐교는 제외)의 중도탈락자 수는 10만 817명이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데, 전년인 2023년(10..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출시 3개월여 만에 80만 개가 팔린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꿈돌이 컵라면'이 5일 출시된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컵라면'은 매콤한 스프로 반응이 좋았던 쇠고기맛으로 우선 출시되며 가격은 개당 1900원이다. 제품은 대전역 3층 '꿈돌이와 대전여행',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신세계백화점 대전홍보관, GS25 등 주요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 기념 이벤트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하우스 2호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신제품 시식 ▲꿈돌이 포토존 ▲이벤트 참여..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충남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남성 교사 A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개월간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일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올해 학기 초부터 해당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복된 부적절한 언행과 과도한 신체접촉을 주장하며, 학교에 즉각적인 교사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사건이 접수 된 후, A씨를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자체 조사 및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직위해제하고 학생들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으며, 이어 학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학교 측은 "서산교육지원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