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in, 문화人]배우 김경탁 "대전에도 좋은 배우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 문화
  • 공연/전시

[문화in, 문화人]배우 김경탁 "대전에도 좋은 배우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 승인 2021-07-08 13:07
  • 수정 2021-09-01 10:42
  • 신문게재 2021-07-09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컷-문화인





경력 15년차 베테랑 배우…극단 '아신' 수석단원
6년 전 지역공연계에 보탬이 되겠다는 포부로 대전 와
"공연계 활성화 위해 배우부터 관객과 더 소통해야 해"




흔히 예술가 하면, 고단한 생활고를 자양분 삼아 치열한 예술혼을 승화시키는 모습이 연상된다. 고상하고, 품격있는 예술의 뒷면에는 늘 생활고로 유명을 달리한 작가들의 희생이 당연시돼 왔다. 지역 문화, 지역 정체성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지역 예술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노력은 어디까지 왔을까? 중도일보는 '문화 in, 문화 人'을 신설해 지역에 남아 꿋꿋이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삶을 들어보고,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모색해 본다. 첫 번째 주자는 지역 연극계의 새 바람을 불러오고 있는 극단 '아신'의 수석 단원인 김경탁 씨다.<편집자 주>

 

(*해당 기사는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김경탁배우 사진 1
김경탁 배우 모습, 극단 '아신'의 연극 <신비한요리집-백년국수>에서 성주신 역을 맡았다.

"지방에 내려와서 연기 생활을 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대전에 있는 관객들에게 '김경탁'이라는 좋은 배우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연기 경력 15년 차의 김경탁(39) 씨는 대전 연극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배우다. 대전 극단 '아신'의 수석 단원이기도 하다. 그동안 연극 '협상1948', '신비한 요리집-백년국수', 뮤지컬 '마리퀴리-위대한 여인', '청사초롱' 등에서 주연을 맡아 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동료들은 김 씨의 연기에 대해 '힘 있는 발성과 적재적소에 센스 있는 에드리브'를 꼽았다. 무대에 서는 것이 재밌어 배우에 길로 들어선 그는 지역대학 뮤지컬과 졸업 후 서울에서 배우 생활을 하다 6년 전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다. 김 씨는 "수도권과 지방의 인프라 차이가 분명 있지만, 지역에서 실력 있는 배우가 되면 자기 작품의 퀄리티나 지역예술계가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울은 실력을 갖춘 경쟁자가 많다. 대전에서 배우로서 한 획을 긋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오게 됐다"고 했다.

 


대전에 내려와 뮤지컬 배우인 친동생의 소개로 '아신 극단'과 첫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15년 연극 '달콤한 수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아신 극단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김 씨는 "다른 극단들의 작품 무대에도 섰지만 평소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아신의 대표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느껴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연기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김 씨는 "내가 돋보일 거라는 느낌보단 상대방이 나와 연기 했을 때 편했으면 좋겠다"며 "상대역이 돋보일 수 있게끔 하다 보니 계속 그 사람에 더 집중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경탁 배우 사진 2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한 <협상1948>에선 김익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참여한 연극 중 제일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는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한 '협상1948'이다. 당시 제주 구억국민학교에서 벌어진 김익렬 연대장과 무장대 총책 김달삼 간에 수많은 도민의 목숨이 걸린 중대한 협상 장면을 표현해야 했다. 연극을 위해 제주 4.3사건 공부를 많이 했다. 김익렬 역을 맡아 상대역인 김달삼과의 인간미 넘치는 협상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김익렬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협상을 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는 그는 스트레스로 안면 마비가 올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그 인물에 심취해 있었다. 집중력과 무게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매우 컸다.

지역에서 연기 생활 했을 때 좋은 점으로는 의지할 사람이 많아진 것을 꼽았다. 그는 "오히려 지역사회가 좁다 보니 연극인끼리 서로 의지가 된다"며 "이런 끈끈함이 대전 연극 발전에 대해 논의할 때 시너지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내려와 소신을 갖고 연기 혼을 불태우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배우들의 진한 땀방울과 열정에 못 미치는 적은 관객 수다. 대부분의 극단이 문화예술 관련 기관서 연극 제작비를 지원받지만, 연극 하나 만들기도 빠듯한 실정이라 관객들을 모으기 위한 홍보는 사치에 가깝다. 티켓판매 비용으로 수익을 충당해야 하지만 대학로 같은 티켓 부스도 없어 대전시민들에게 지역 연극은 아직 낯설다. 김 씨는 "공연 관객 대부분이 배우의 지인들"이라며 "대전에서 연극을 해도 공연장이 어디 있는지,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역공연예술계가 활기를 띠기 위해선 배우들부터 관객과 더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객들이 연극을 사랑할 수 있게끔 배우는 관객들과 친근해질 필요가 있다. 관객들이 나를 좋은 배우로 생각하고 그 배우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것이 반복되면 공연계가 활성화지 않을까." '영혼을 울리는 작은 배우' 그의 모토다. 그는 "배우는 관객들의 영혼을 울리고 대리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며 "후배들이 관객을 소중히 생각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