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PORT:친환경보고서] 폐식용유로 비누 만들기가 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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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E-PORT:친환경보고서] 폐식용유로 비누 만들기가 쉽다고?

  • 승인 2021-07-29 14:48
  • 수정 2021-08-18 19:11
  • 신문게재 2021-07-29 10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컷-친환경

 




적은 양 폐식용유 활용해 만들기엔 정보 모자라... 우여곡절 끝 '절반 완성'
주재료인 가성소다 관련 위험 인지 부족... 안내 설명 필요성 제기 


중도일보는 기자가 직접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체험해보고, 독자들과 그 방법과 공유하는 'REE-PORT:친환경 보고서'를 기획 연재합니다.
REE-PORT는 Recycle(재활용), Eco-friendly(친환경)과 체험을 뜻하는 Experience의 앞글자를 딴 REE, 보고서를 뜻하는 Report를 합친 말입니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작은 걸음을 시작한다는 의미도 갖습니다. 최근 자원의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폐식용유로 재생비누 만들기에 직접 참여해 봤습니다. 영상을 통해서도 비누만들기를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해당 기사는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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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폐식용유를 재활용해 비누를 만든 후 실패한 모습./사진=김지윤 기자

"폐식용유로 비누 만드는 게 쉽다고?"
최근 폐식용유를 재활용 한 재생비누 만들기가 단연 인기다. 처리가 어려운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든다니 한 번에 쓰레기도 처리하고 재활용을 할 수 있어 일반 시민이나 시민단체, 지자체들도재생비누 만들기에 동참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에 올라온 블로그, 유튜브에는 누구나 쉽게 비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재생비누 만들기에 도전해 봤다. 비누를 만드는 주재료는 폐식용유와 가성소다다. 가성소다는 화학 물질이지만, 구매가 쉬웠다.

 


인터넷 비누재료 판매 사이트에서는 성인 인증만 하면 가성소다를 5000원에서 7000원에 살 수 있었다. 배송기간을 기다릴 수 없어 대전 동구에 있는 한 화학약품 판매점을 찾았다. 간단하게 신분증을 보여주니 어렵지 않게 가성소다를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기롭게 도전한 비누만들기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비누를 만들기 위해선 가성소다를 증류수에 넣고 녹이는 일명 '양잿물'을 만들어야 했는데, 인터넷에서는 이 과정을 '환기가 잘 되는 곳이나, 야외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간략하게 말할 뿐이다. 왜 그래야 하는 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야외에서 양잿물을 만들었다. 증류수에 가성소다를 넣자마자 그릇이 만지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워졌다.

위협을 느끼고 가성소다를 검색한 순간 식은땀이 흘렀다. 가성 소다는 '가루를 흡입할 경우 재채기나 기침 등 호흡기에 자극을 주며, 피부에 닿으면 물집이 생기거나 심하게는 화상을 입을 수 있는 물질'이라고 적혀있다. "이렇게 위험한 물질 인줄 알았더라면, 시작하지 않았을텐데. " '후회는 이미 늦었다'며 다시 비누만들기에 도전하려니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한 폐식용유는 200g이었지만, 인터넷에는 대부분 2ℓ 이상의 폐식용유를 기준으로 알려주고 있어 재료를 어느 정도 넣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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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물을 1시간 정도 저은 뒤 모습 (아래) 내용물을 4시간 정도 저은 후 점성이 생긴 모습. /김지윤기자

정확한 정보 없이 가장 비슷한 500g의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든 영상을 보며 짐작으로 재료의 용량을 정했다. 비누 만들기 과정 중 8할은 내용물이 점성이 생길 때까지 저어주는 일이다. 2시간을 꼬박 저어도 점성이 생각보다 쉽게 생기지 않았다. 몇 시간을 계속 재료들을 젓다보니, 팔이 아프고 '현타(현자타임, 자신의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신조어)'가 왔다. 비누를 틀에 넣어 말리는 장소도 마치 '암호해독'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실외나 실내 중 어느 곳에 보관해야 하는지 게시물마다 정보가 달라, 결국 말리는 장소를 '베란다 그늘'로 협상을 봤다. 

 

일주일이 지나고 비누틀에서 비누를 꺼내려는 느낌이 싸했다. 처음 모습 그대로 비누틀에 있는 비누를 혹시 몰라 손가락으로 눌렀다. 슬픈 예감은 틀리는 않는다. 비누는 '푹'하며 내 손가락의 침범을 거부하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했던 걸까? 일주일을 더 말려봤지만, 상태은 다르지 않았다. 결국 호기롭게 도전한 폐식용유로 재생 비누 만들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기자가 비누 만들기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생활연구소 관계자는 "폐식용유는 고온에서 3번 이상 사용되고, 닭이나 돼지를 튀기면서 동물성 기름이 포함된 기름이다. 가정에서 배출된 기름은 1번 사용하고 버려진 기름이라 사실상 깨끗한 기름"이라며 "200g을 기준으로 비누를 만들기 위해선 기름 200g·가성소다 26g·물64g으로 정확한 비율로 만들어야 한다. 가정에서 배출된 기름으로 비누를 만들 경우 기름의 종류마다 성분이 다르고 그에 따른 비율도 다르기 때문에 재료의 정확한 비율을 알기 위해선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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