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는 "재발 방지 대책 필요"

  • 전국
  • 충북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는 "재발 방지 대책 필요"

특수 학생, 보호 대상…학교 구성원 전체 안전도 중요

  • 승인 2025-04-29 11:23
  • 수정 2025-04-29 14:46
  • 신문게재 2025-04-30 16면
  • 정태희 기자정태희 기자
청주의 한 고등학교
흉기 난동에 폐쇄된 청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수학급 교실에서 상담교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완력을 행사한 뒤 복도로 나와 범행했으며 그의 가방에선 다수의 흉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학교생활이 힘들어 꾹꾹 참다가 폭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집에 있던 흉기 여러 점을 가방에 넣어 준비했으며 다음 날 학교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해코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학생은 난동을 벌인 후 인근 공원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구조돼 경찰에 인계됐다.

앞서 지난달 청주의 한 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가 특수학급 중학생에게 폭행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적 장애가 있는 가해 학생은 생활 지도를 하는 여교사에게 반항하다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40대 여교사가 8살 여아를 흉기로 살해한 끔찍한 사건도 벌어졌다. 우울증 문제로 휴직했던 해당 교사는 지난해 12월 복직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

이렇듯 학교 내 강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살인과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니 아이를 보내기가 겁난다"며 "내 아이도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학교 내 위기 구성원을 조기 발견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등교사노조는 "현재 학교 내 위기 학생에 대한 조기 발견, 대응 체계는 명백히 허술하다"며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위기 징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필요시 전문가의 즉각적인 개입을 의무화하는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특수교육와 특수교사의 환경을 보다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충북교총은 "현재는 특수교육법에 따라 보호자가 학생의 배치형태를 결정하는데 장애 특성이나 수준을 고려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수교육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해 적합한 학교로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교사노조는 "이번 사건은 사회 정서적인 문제로 지적 장애와 폭력성을 연관 짓지 말아야 한다"며 "대전 교사 범행도 우울증이 아닌 반사회적 정서 문제가 원인인 것처럼, 지적 장애 경계 선상에 놓인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폭력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비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관련한 학교폭력이나 교육활동 침해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 학생이 행동 및 적응상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 전문가의 개입 및 도움과 함께 필요한 경우 진료, 치료 등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충북지부도 입장문을 통해 "교원에 대한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정확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 “이런 정체는 처음"… 원촌육교 공사에 출근길 마비
  2. 대전 분양시장 미분양 행보 속 도안신도시는 다를까
  3. 무너진 발화지점·내부 CCTV 없어… 안전공업 원인규명 장기화 우려
  4. 여야 6·3 지방선거 대전 5개 구청장 대진표 확정
  5. [전문인칼럼] 문평동 화재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
  1. 안전공업 참사 이후에도 잇단 불길…대전·충남 하루 새 화재 11건
  2. 사기 벌금형 교사 '견책' 징계가 끝? 대전교육청 고무줄 징계 논란
  3. 네거티브 난무 공천 후폭풍도…지방선거 충청 경선 과열
  4. 대전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성광진 후보 승리 "책임지는 교육감 될 것"
  5. "소방훈련은 서류상 형식적으로" 대전경찰 안전공업 늦은 대피 원인 '정조준'

헤드라인 뉴스


[현장] “이런 정체는 처음"… 원촌육교 공사에 출근길 마비

[현장] “이런 정체는 처음"… 원촌육교 공사에 출근길 마비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도저히 움직일 생각을 안 하네요. 도로에 30분 넘게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네요."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원촌육교 긴급 보수 보강 공사로 도로가 통제되자 교통 혼잡이 빚어져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지난 30일 원촌육교 옹벽에서 일부 지반침하와 배부름 현상이 발견되자 행정당국이 긴급 보수에 나선 것. 행정당국은 안전 확보를 위해 해당 구간 일부 차로를 한 달가량 전면 통제하고 긴급 보수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로 인해 출근 시간대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해당 구간은 물론 인근 간선 도로까지..

대전 안전공업 화재 유가족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대전 안전공업 화재 유가족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근로자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 당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피해 유가족이 30일 사고 후 처음으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대전 안전공업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날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화재 사망자 중 가장 마지막에 장례를 치르는 고 오상열 씨의 발인식에 참석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위로할 시간을 갖기 위해 고 오상열 씨 유족은 28일 빈소를 마련해 이날 발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과 소방 등의 화재현장 합동감식에 동행한 유가족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기자들과 질..

`강물아, 흘러라` 4대강 재자연화 합의에 700일 천막 농성 종료
'강물아, 흘러라' 4대강 재자연화 합의에 700일 천막 농성 종료

"금강아 흘러라! 강물아 흘러라!" 2024년 4월 29일부터 세종보 상류 금강변에서 전국 각지의 활동가와 시민 등 2만여 명이 이끌어온 천막 농성이 단체 구호와 함께 700일 만에 막을 내렸다. 현 정부가 시민사회와 합의안을 도출,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면서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세종보 천막 농성장에서 해단식을 가졌다. 최근 기후부는 시민사회와 도출한 4대강 재자연화 추진안을 발표했으며 연내 보 처리 방안 용역 추진과 국가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로수 가지치기 가로수 가지치기

  • 안전공업 화재 참사 희생자 마지막 발인 안전공업 화재 참사 희생자 마지막 발인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