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왜 양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을 선택하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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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 왜 양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을 선택하면 안 될까?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1-11-01 09:44
  • 신문게재 2021-11-02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김재석 소설가
김재석 소설가
최인훈의 소설 '광장'은 1960년대 발표되었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 이 소설은 한국의 분단이데올로기와 국제사회의 냉전이데올로기가 겹쳐진 1950년대, 6.25를 시대 배경으로 주인공인 이명준이 남북한을 오가며 겪는 사건을 다룬다.

그는 폐쇄성과 집단주의에 억눌려 '광장만 있고 밀실은 없는' 사회주의 북한 체제와 경제 불균형 때문에 개인주의만 팽배한 채 '밀실만 있고 광장이 없는' 자본주의 남한 체제를 모두 비판한다. 북한군 포로로 거제 포로수용소에 수감 되었다가 풀려나면서 그는 북한도 남한도 아닌 제3국으로 망명을 신청한다.

소설에서 말하는 '광장'은 요즘 말로는 '기울어진 운동장' 논리에 가깝다. 축구에서 한 팀이 너무 강하면 다른 팀은 공을 차보기도 전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이념이나 자본은 필히 그것을 가진 자들에 의해 전횡되기 마련이다. 주변 국가만 보더라도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로 파륜궁이란 수련단체가 공산당원보다 많은 인원으로 불어나자 가차 없이 말살해 버렸다. 일본은 다당제이지만 자민당이란 미국바라기 보수정당의 독주가 여전하다. 그 양 틈새에 낀 한국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까지는 아니더라도 진보층과 보수층이 결집한 거대 양당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든 양당은 상대 진영 후보를 깎아내리며 내거티브 전략으로 세를 결집하는 모양새이다. 주 단위로 발표되는 대선여론조사 지지율 대결을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유력후보들 간의 기싸움이 대단하다.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대략 35%를 전후로 세력대결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양당이 가져가는 각각 35%의 지지율을 빼면 30%의 무당파나 무관심층이 존재한다. 언론은 이들을 시류에 편승하거나, 사표방지심리로 투표를 하거나, 방관자 정도로 취급한다. 이들이 투표에 무용론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단지 환멸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 중에는 '정의당'이나 '국민의당'처럼 소수 정당 쪽으로 투표하는 사람도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대략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3~5% 내외의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 대선에서 명함도 못 내밀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론 이들 소수정당의 대선주자들이 출마선언을 했으면 끝까지 완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년 다급한 대선국면에 들어가서 뒷거래 형태의 단일화 협상을 한다면 정말 제3의 정당은 명함 값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 양당에 환멸을 느껴서 선택하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야합에 중도포기를 한다면 저 당은 왜 간판을 달고 있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매일 뉴스에 보도되는 양당의 부패 대결을 지켜보면서 환멸을 느끼는 무당층이 제3의 정당으로 세를 집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으면 한다. 제3의 정당이 정권은 잡지 못한다 해도 완주를 통해 경종은 울려야 한다.

60년 전 최인훈은 '광장'을 통해 제3의 길을 열어놓았다. 진보와 보수라는 허울뿐인 명함 뒤에 숨어 양당이 저지른 부패와 정책실패에 단호하게 반기를 들었으면 한다. 무당층은 진정성 있는 제3의 정당에 투표할 준비가 되어 있다. /김재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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