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오징어게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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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오징어게임 열풍

배기원 대흥영화사 감독

  • 승인 2021-11-17 16:15
  • 신문게재 2021-11-18 1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배감독 고화질2
배기원 대흥영화사 감독
요즘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수백억의 상금을 타기 위해 생존의 게임을 벌이는 456명 참가자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놓은 시리즈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드라마에 캐릭터들이 입었던 초록색 체육복과 가면, 옷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으며 오징어게임의 패러디물이 유튜브 등 영상플랫폼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의 유명 유튜버가 23억 원을 들여서 오징어게임에 나온 세트장을 똑같이 만들고 총상금 17억을 걸어 실제 오징어게임을 개최한다고 하니 과연 오징어게임 열풍이라고 할만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기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추억의 놀이는 하나쯤 갖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코흘리개 어린 시절에 구슬치기와 딱지치기를 좋아했다. 구슬도 다양했는데 투명한 유리구슬 안에 우주를 형상화한 것 같은 무늬가 박혀있는 구슬이 대부분이었고 가끔 흰색에 파란색이 섞여 있는 구슬도 있었다.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홀짝으로 승부를 겨루는 게임도 있었다. 딱지 또한 동그랗게 인쇄된 딱지와 일반 종이로 접어서 사각형으로 만드는 딱지가 있었다. 네모난 딱지는 주로 바닥에 놓고 힘껏 내려쳐서 뒤집히면 이기는 것이 규칙이었고 동그란 딱지는 글자와 숫자, 그림을 비교해서 승패를 결정지었다.

또 다른 추억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동네 형들과 뒷산에 올라 나뭇가지로 만든 팀을 짜서 총싸움하던 기억, 대문 옆 벽에 팔을 포개서 이마를 대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쳤던 기억, 술래가 되어 친구들을 찾아다니던 숨바꼭질의 기억 등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물론 학년이 올라갈수록 놀이는 달라졌다. 초등학교로 진학하면서는 축구, 야구 등의 스포츠게임도 즐겼고 바닥에 오징어를 그려놓고 깨금발로 상대와 대결하던 기억, '불났니'라고 해서 바닥에 금을 그어놓고 상대방이 지키면 그곳을 통과하는 게임도 있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는 추억의 달고나로도 기막힌 스릴을 선보인다. 그 시절이야 한 번 더 하느냐 못하느냐로 재미가 있었지만, 드라마에서는 목숨을 걸고 달고나를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형식의 영화나 드라마가 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1분 1초도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목숨이 위태로운 장면이나 인생이 뒤바뀌는 이야기, 그룹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이야기 등 오징어게임 같은 플롯은 끊임없이 만들어져 왔다. 하지만 유난히 이 드라마가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건대 어쩌면 팬데믹으로 극장에 가지 못하는 관객들을 흡수할 수 있는 영화적 긴장감과 재미, 대부분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세상살이의 힘겨움, 배우들의 열연 등 여러 가지 요인이 현재 상황과 잘 맞물려 성공할 수 있었지 않나 생각이 든다. 특히 감독이 이 시나리오를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웠을 때 썼다는 얘기는 절박한 심정으로 주인공에 동화되어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의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K-콘텐츠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K-pop, K-drama가 등재되었으며 한류를 뜻하는 hallyu도 올려졌다고 하니 한국 문화 콘텐츠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기쁨의 소식들이 창작자에게는 힘이 되길 바라며 이러한 문화의 수준을 끌어올린 관객들 또한 자부심을 느끼고 문화예술 창작작업에 응원을 해주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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