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아드 폰테스(ad fontes)! 다시, 읽기로 돌아가자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아드 폰테스(ad fontes)! 다시, 읽기로 돌아가자

김형규 세종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22-11-16 15:14
  • 신문게재 2022-11-17 18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김형규 세종교육청 장학사
김형규 세종시교육청 장학사
나의 독서 습관을 1990년대부터 10년 주기로 돌아본다.

1993년 고교생 때는 도서관에서 소설을 대여해 많이 읽었다.

친구에게 문학 소년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수호지 같은 책부터 이상문학사 수상작품집까지 여러 책을 읽었다.



신문 사설이 논술에 도움이 된다고 해 신문도 읽었다.

2000년 인터넷 시대가 시작됐지만, 그래도 책을 계속 읽었다.

읽는 책이 소설에서 자기계발서로 바뀌기 시작했다.

2010년이 되어 나의 독서습관은 큰 변곡점을 맞게 된다.

스마트폰을 사게 된 것이다.

읽을 게 너무 많았다.

정확히 말하면 볼 게 많았다.

종이책을 읽었을 땐 정독하며 읽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정보를 건너뛰며 읽는 습관이 생겼다.

우리 아이들의 독서습관은 어떨까?

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독서습관을 잘 형성하고 평생 독서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학교 독서교육의 중요한 목표다.

문제는 아이들에 따른 독서량의 차이다.

이 점은 학교 교육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교육청 차원의 정책지원도 선행돼야 한다.

초등 1학년 한글 지도 연수에서 한 강사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아이마다 독서량 차이가 크니 그것은 학교에서 해야 한다는 말은 올해 독서교육 업무를 맡은 내게 크게 들려왔다.

세종시교육청은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책 읽는 학교를 위한 학교생활 속 독서 활성화, 학교특성에 맞는 자율적 독서 인문 프로그램 개발·운영하는 독서교육 실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인문 책 쓰기 실천단을 운영해 학생이 독자에서 작자로 나아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인 읽기 프로젝트, 방과 후 독서 교실인 '북돋움반'도 운영 중이다.

독서와 연계한 현장체험학습을 지원하는 세종독서 인문 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교원의 책 읽기 문화 확산을 위해 서평 나눔 운동도 전개 중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지도역량 강화를 위한 온라인 실시간 연수도 현재 7개 과정이 동시에 운영되고 있다.

2022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월 1회 독서 소모임을 하고 있다.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눈다.

'아몬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노랜드', '방구석 미술관,' 등.

1년이면 12권이다.

소설 '아몬드'의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뭉클했고, SF소설인 '노랜드'를 읽고는 먼 미래를 상상해 보았다.

독서모임이 아니면 읽지 못할 책이었다.

'파친코'의 첫 페이지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데는 많은 힘이 작용했지만, 그 시대의 시작을 알린 가장 중요한 발전이라면 고대 문헌(그리고 고대 언어)의 재발견과 이에 수반된 연구 기술이었다고 한다.(serious times·제임스 에머리 화이트 저)

우리 아이들은 온갖 볼거리가 많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아드 폰테스'(ad fontes·근본으로 돌아가라)라는 기치 아래 고대 텍스트를 읽고 르네상스를 꽃피운 것처럼,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도 책을 재발견해 읽고, 토론하고, 글 쓰는 문화가 꽃피우기를 기대한다.

아드 폰테스! 다시, 읽기로 돌아가자, 그래서 독서로 모두가 특별해지는 황금세대로 불리자.

나의 2020년대 독서습관을 훗날 돌아봤을 때 "음, 그때 우리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두고 많이 읽어나가기 시작했어"라고 회상하기를 기대한다.

2030 독서 르네상스 시대를 꿈꾸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대전 서부경찰서 멈춤봉투 눈길
  2.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3. 대전·충북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총량 축소? 환자들 어디로
  4. 충남도, 국비 12조 확보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힘 모은다
  5. 경영책임자 실형 선고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상소…"형식적 위험요인 평가 등 주의해야"
  1. 충남도의회, 학교 체육시설 개방 기반 마련… 활성화 '청신호'
  2.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3. 대전동부교육지원청, 학교생활기록부 업무 담당자 연수
  4.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5. 충남권 역대급 더운 여름…대전·서산 가장 이른 열대야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전국 4년제 대학 중도탈락자 수가 역대 최대인 10만 명에 달했던 지난해 수도권을 제외하고 충청권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권에선 목원대와 배재대, 대전대 등 4년제 사립대학생 이탈률이 가장 높아 지역 대학 경쟁력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교육부 '대학알리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전국 4년제 대학 223곳(일반대, 교대, 산업대 기준, 폐교는 제외)의 중도탈락자 수는 10만 817명이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데, 전년인 2023년(10..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출시 3개월여 만에 80만 개가 팔린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꿈돌이 컵라면'이 5일 출시된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컵라면'은 매콤한 스프로 반응이 좋았던 쇠고기맛으로 우선 출시되며 가격은 개당 1900원이다. 제품은 대전역 3층 '꿈돌이와 대전여행',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신세계백화점 대전홍보관, GS25 등 주요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 기념 이벤트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하우스 2호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신제품 시식 ▲꿈돌이 포토존 ▲이벤트 참여..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충남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남성 교사 A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개월간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일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올해 학기 초부터 해당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복된 부적절한 언행과 과도한 신체접촉을 주장하며, 학교에 즉각적인 교사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사건이 접수 된 후, A씨를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자체 조사 및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직위해제하고 학생들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으며, 이어 학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학교 측은 "서산교육지원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