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종이 미래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세종이 미래다

조수창 세종시 시민안전실장

  • 승인 2023-05-23 09:19
  • 신문게재 2023-05-24 18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조수창 실장님 사진 (1)
조수창 세종시 시민안전실장
누구에게는 바로 눈앞의 일만 현재고 또 누구에게는 오래된 과거와 오지 않은 미래도 현재다.

현재를 두텁게 살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 누구보다도 잘 엮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름 아닌 공직자일 것이다. 조국과 후손을 위해 과거의 고유한 전통과 정신을 되살리고 미래를 앞당겨 창조산업을 뒷받침하는 것이 공직자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사명감에 불타는 공직자와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라는 국민의 단합된 노력 덕택에 한국은 압축성장을 이루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중앙정부·수도권 중심의 발전은 지방의 쇠퇴, 청년층의 좌절 그리고 인구의 소멸로 귀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도권 과밀은 극심한 지역 불균형과 심화하는 농촌몰락의 다른 말이었다.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했는지 모르지만, 아름다운 전통을 되살리고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효율을 중시하는 산업 일꾼을 육성하는 데는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개성과 문화를 중시하는 창의적 일꾼을 길러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지구에서 가장 빨리 사라질 나라가 한국이란다(옥스퍼드대 인간 문제연구소, 2006).

2305년 즈음에는 한국인은 남자 2만 명, 여자 3만 명 밖에 남지 않고(유엔 미래보고서 2, 2009), 2750년에는 결국 완전히 소멸한다고 한다(국회입법조사처, 2014).

경제도 암울한데, 올해 1월 31일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일본의 1.8%보다도 낮은 1.7%라고 전망했고, 지난 1월 무역수지 적자는 126억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게 될 거라고 걱정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수많은 전문기관이 내다보고 있는 한국의 인구소멸과 경기침체를 우리 공직자들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는가?

어느새 공직자들이 과거를 되살리며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없이 그냥 분주해지기만 한 게 아닐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제자리에 맴돌면서 그냥 변죽만 울리고 있는 건 아닐까?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지팡이는 물건이 아니라 몸의 일부가 된다고 한다.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라 쓰러지더라도 위험을 무릅쓰면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기 시작한 이후에야 지팡이가 몸으로 변할 것이다. 그만큼 절실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와 달리 우리가 인구의 소멸, 지방의 쇠퇴, 청년층의 좌절, 미래 먹거리의 부재 등을 전혀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름 아닌 공직자가 바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고 현재를 아주 얄팍하게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세종시 건설도 마찬가지다.

이젠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아니라 당당하게 수도라고 외쳐야 한다.

더 나아가 세종시는 한국의 미래를 앞당기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 도시에는 자율주행·드론·사이버보안 등 첨단산업이 선보이고 문화·관광 등 창조산업이 일어나야 하고, 전국 각지에서 최단 시간에 접근할 수 있고, 새로운 교육과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한국의 수도 세종시에서는 행·재정 특례가 한발 앞선 지방분권이 현실이 돼야 하고, 사교육과 입시로 내몰린 아이들이 마음껏 끼와 개성을 발휘하도록 교육자유특구가 앞당겨져야 한다.

국회·정부청사 가까이에 KTX역이 들어서야 하고, 금강과 중앙공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캔버라 발전에 결정적 전기를 마련한 로버트 멘치스(Robert Menzies) 호주 총리는 수도는 호주를 대표하고 호주 국민의 정신을 나타내야 한다고 하면서 '훌륭한 수도(Worthy Capital)'를 외쳤다.

실제 그는 캔버라에 그리핀 호수를 완성했으며 국가 삼각지대(National Triangle)의 기초를 닦았다.

멘치스 총리의 안목은 호주라는 국가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어졌고 국경을 넘어 한국전쟁에 호주군을 파병함으로써 세계평화에도 이바지했다.

마찬가지로 세종시 건설도 다음 세대에 자랑스러워야 하고 세계에 내놓을만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기는 것이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3.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4.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5.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1. 국립한밭대 교수 연구팀, 데이터센터 설비인프라 연구 성과 입증
  2. 충남콘텐츠진흥원 지원기업, 데이터 창업대회 대통령상 쾌거
  3. 행복청, 2026년 4월 중앙동 전진 배치...행정수도청 시동
  4.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5.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