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기록-65]‘학계 첫 발견’…제천 청풍승평계 단원 이건용(李建龍), 그는 ‘제천 의병(義兵)’ 이었다

[10년간의 취재기록-65]‘학계 첫 발견’…제천 청풍승평계 단원 이건용(李建龍), 그는 ‘제천 의병(義兵)’ 이었다

이건용 단원의 ‘이름, 자, 호’ 등, 제천군지와 일치
‘간부급 의병’…이건용 의병, ‘청풍 수성장’까지 지내, 의병장 유인석과 의병활동
양승운 의병연구가, “이건용 단원의 의병활동, 학계 큰 가치”

  • 승인 2023-08-20 09:45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KakaoTalk_20230819_225645857
'김화식의 소의신편에 기록된 이건용(손가락 위치)'…양승운 의병연구가(제천문화원 부원장)는 지난 17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김화식 소의신편'에 기록된 이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 제공= 양승운 의병연구가·사진=손도언 기자 k-55son@
충북 제천지역은 '의병'의 고장이다. 특히 제천시 청풍지역은 의병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으로 꼽힌다. 2년 가까이 우리나라 최대규모 민간 국악단체인 청풍승평계(1893년 창단)를 추적 중인 본보 취재팀은 이런 점을 주목했다. 그래서 수개월 전, 청풍승평계 단원들의 항일의병 행적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의병 전문가 등을 만나면서 취재를 이어갔다. 워낙, 전문가 영역이다보니 취재는 쉽지 않았다. 지난 7일 양승운 의병연구가(65·제천문화원 부원장)에게 이와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취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흘 뒤인 지난 17일, 그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그는 '단원 중 한명이 의병활동을 펼쳤던 게 맞다'고 설명해 줬다. 취재팀의 예상이 적중하는 순간이다. 양승운 의병 전문가는 "제천지역의 보물급 문화적 가치를 찾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꼬박, 열흘 간 의병관련 책자만 넘겼고, 의병 관련자들을 추적해 자문을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청풍승평계 단원은 어떤 의병활동을 펼쳤을까.

KakaoTalk_20230819_225530678
양승운 의병연구가(제천문화원 부원장·왼쪽)는 지난 17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청풍승평계 단원과 제천의병 관련 책자 7권'에서 이건용의 의병행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꼬박, 열흘간 이와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사진=황금자 제천문화원 사무국장>
제천 청풍승평계의 한 단원이 국악 연주만 한 게 아니라, 항일 의병투쟁을 펼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국악단체 단원이면서 '제천 의병'이었던 것이다. 청풍승평계 단원이 '의병 활동을 펼쳤다'라는 기록은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였을까.

의병활동을 펼친 청풍승평계 단원은 바로 이건용(李建龍·1885년~?)이다. 전주 이 씨인 이건용의 자는 치운(雲致), 호는 회곡(晦曲)이다. 이건용의 당시 주소는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다. 이건용의 주소는 청풍승평계 국악단체를 기록한 제천군지(1969년 제천군지편찬위원회 편찬) 등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은 내용이다. 이번에 그의 주소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KakaoTalk_20230819_225610309
'결정적 증거'…제천시지편찬위원회 제천시지 하는 '이건룡, 1855년~, 전주(이씨), 자와 호, 청풍, 1896년초 제천의진의 청풍수성장'이라고 기록해 놨다. <자료제공= 양승운 의병연구가·사진=손도언 기자 k-55son@
이건용의 의병행적은 모두 7권의 서적에서 기록돼 있다.



양승운 의병연구가에 따르면 이건용의 의병활동 행적은 1902년 김화식의 '소의신편(昭義新編)', 1981년 류연익 '소의신편' 필사 영인본, 2006년 의암학회 '국역 소의신편', 1994년 제천문화원 '호서의병사적', 2004년 제천시지편찬위원회 '제천시지 하', 2009년 춘천문화원 '국역 습재선생문집 6' 등에서 각각 기록돼 있다. 1902년 김화식의 소의신편(昭義新編), 1981년 류연익 소의신편 필사 영인본, 2006년 의암학회 국역 소의신편은 그를 '참봉 이건용'으로 기록해 놨다.

특히 제천문화원 '호서의병사적' 중 이조승이 쓴 서행일기는 이건용을 이렇게 기록해 놨다. '(이조승이)배에 오르니 (제천시)청풍 능강에 사는 이 참봉의 것이었다. 그의 이름은 건용이요, 자는 치운이었다.'라는 내용이다.

또 제천시지편찬위원회 제천시지 하에는 '이건룡, 1855년~, 전주(이씨), 청풍, 1896년초 제천의진의 청풍수성장'이라고 기록했다. 청풍승평계 단원인 이건용이 의병활동을 했다는 결정적 단서다. 제천시지 하에 기록된 내용은 제천군지(1969 편찬 기록과 일치한다. 무엇보다 그는 '청풍 수성장(守城將)'을 지냈는데, 이는 '청풍 군수'쯤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춘천문화원 국역 습재선생문집 6에도 이건용이라는 인물이 기록돼 있다. 이 문집에서 이건용은 구한말 총 본산인 '화좌(의림지 좌측 지역)의진', 즉 영월, 단양, 문경, 제천, 충주, 양평 등에서 의병 총괄대장이었던 유인석, 그리고 박세화, 원도상, 정운경, 이강연(우군장 급), 김상태, 이정규 등과 함께 의병활동을 펼쳤다는 내용이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시흥시, 별빛 축제 ‘거북섬’ 점등식
  3. "아산으로 힐링 가을여행 오세요"
  4.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5.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1.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2.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3.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4. "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5. KAIST 대학원생 2명중 1명 "수입 부족 경험" 노동환경 실태조사

헤드라인 뉴스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대전과 세종, 충북을 급행철도로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가 민자적격성조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CTX의 조기 개통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황 의원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50번에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있고,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전국 접근성 개선에서 서울에서 1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접근 가능한 교..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시가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에 우뚝 섰다. 21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 대전총회'가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역적 영감에서 세계적 영향으로(From Local Inspirations to Global Influences)'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 20개국 80여 개 공연예술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지역이 품은 창의성과 상상력이 세계로 확산되는 길을 함께 모색했다. 첫 번째 세션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K-컬처'에서는 한국 문화예술이..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유성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원자력안전 교부세 신설이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좌절된 이후 올해 초 또다시 관련법이 제출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 나아가 144만 대전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인데 행정당국의 이슈파이팅 부족으로 현안 관철은 멀기만 해 보인다. 21일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유성을)이 대표발의 한 이른바 '원자력안전교부세법'(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 7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현재 위원회 차원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