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문제에 대전예술의전당 쇄신 넘어 체질개선 시급

  • 문화
  • 공연/전시

연이은 문제에 대전예술의전당 쇄신 넘어 체질개선 시급

문화계 전문가 "대전시 사업소라는 한계, 불안정한 고용구조도 한몫" 지적

  • 승인 2023-11-16 16:34
  • 수정 2023-11-16 17:58
  • 신문게재 2023-11-17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31116163109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속보>=개관 20주년을 맞은 대전예술의전당의 연이은 문제를 초래하면서 쇄신을 넘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공연 준비와 관장의 리더십 부재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대전시 사업소라는 한계, 불안정한 조직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도일보 2023년 11월 14일자 3면 보도>

16일까지 취재결과, 11월 8일 제작 오페라 '운명의힘' 하루 전 돌연 취소 사태에 대전시 감사위원회가 13일부터 감사에 들어갔고, 같은 날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창작오페라 공모 사업과 아르바이트 갑질 문제 등이 불거졌다. 최근 직원들의 연이은 퇴사와 재계약 불발 등에 김덕규 관장의 리더십 부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예당은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됐던 창작 오페라 공모사업의 경우 가까스로 선정 단체 2곳과 계약을 성사해 12월 말 공연을 확정하게 됐다. 앞서 논란이 된 제작오페라 '운명의힘' 취소 사태는 대전시 고문변호사의 법률자문을 받아 문제의 업체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논란이 된 공연 취소 사태의 주원인은 전문성 평가가 필요함에도 대전시 회계과의 적격심사 관행으로 부실 외주업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애초에 예당의 공연 늦장 준비로 '협상에 의한 계약'이 불가능했으며, 외주업체 관리 미숙으로 문제가 생긴 것도 한몫했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예당의 운영체계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선 하루 전 취소 사태는 대전시 사업소라는 한계에서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법적으로 예산 2000만 원이 넘으면 예당의 수의계약이 아닌 대전시가 용역 입찰을 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페라 무대 세트제작이라는 특수한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임에도 계약과 기획, 관리 주체의 이원화로 인해 벌어진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전문성을 높이고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 예당 독립화 주장은 꾸준히 나왔었다. 티켓 수입이 시에 귀속되고 외부 재원 마련에 한계가 있어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사권이 없다 보니 5년 임기제 공무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예당이 주최한 개관 20주년 토론회에서도 법인화 등 운영체계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많은 지자체에서 독립적으로 공공 공연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대부분의 직원이 5년마다 재계약 문제에 직면하고 관장도 2년마다 바뀌면서 조직개편 빈도가 잦아 전문성과 안정성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는 "공연이라는 특수성이 있음에도 관련 규정을 따르다 보니, 설비업자가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계약은 대전시가 하고 공연기획은 예당이 하다 보니 책임 떠넘기기 문제도 발생했는데, 구조적인 문제와 체질개선을 논의해볼 때가 왔다"고 말했다.

대전문화계 관계자는 "20년 동안 시 직영 사업소로 안정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경영했다면 앞으로는 타 시·도와의 경쟁력과 차별성 면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운영형태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관객, 연령층, 장르에 따라 그때그때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지만, 직영사업소라 능동적으로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역 유흥가 '아가씨 간판' 배후 있나? 업소마다 '천편일률'
  2.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어디서든 걸을 수 있는 환경 만들겠다"
  3. 728조 예산전쟁 돌입…충청 與野 대표 역할론 촉각
  4.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자연과 함께 일상 속 피로 내려놓길"
  5. [오늘과내일] 대전시의회, 거수기 비판을 넘어설 마지막 기회
  1.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가을 도심 산행의 매력 흠뻑
  2.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구봉산에 물든 가을, 함께 걷는 행복"
  3.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건강은 걷기부터, 좋은 추억 쌓기를"
  4. [월요논단]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이 대전을 바꾼다.
  5. 대전 부동산시장 "민간임대 비율 조정" 목소리 커져

헤드라인 뉴스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 선정될까… 국토부 종합계획 반영 목표 사활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 선정될까… 국토부 종합계획 반영 목표 사활

국토교통부가 2월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를 지정한 데 이어 12월 추가 지하화 노선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대전역 철도입체화 사업이 추가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국토부 선도지구에 대전이 준비한 두 사업 중 대전 조차장 철도입체화 사업(약 38만㎡)만 선정됐지만, 이번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철도 지하화 대선 공약과 해당 지역 개발 여건 강화 등으로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12만㎡)이 반영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월 '철도 지하화 및 통합개발 특별법'을 제정한..

[꿀잼대전 힐링캠프 2차] 캠핑의 열정과 핼러윈의 즐거움이 만나다
[꿀잼대전 힐링캠프 2차] 캠핑의 열정과 핼러윈의 즐거움이 만나다

늦가을 찬바람이 부는 11월의 첫날 쌀쌀한 날씨 속에도 캠핑을 향한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중부권 대표 캠핑 축제 '2025 꿀잼대전 힐링캠프'가 캠핑 가족들의 호응을 받으며 진행됐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꿀잼대전 힐링캠프는 대전시와 중도일보가 공동 주최·주관한 이벤트로 1~2일 양일간 대전 동구 상소오토캠핑장에서 열렸다. 이번 캠핑 역시 전국의 수많은 캠핑 가족들이 참여하면서 참가신청 1시간 만에 마감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행운을 잡은 40팀 250여 명의 가족들은 대전지역 관광명소와 전통시장을 돌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 4일 `2026년 728조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이재명 대통령, 4일 '2026년 728조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를 찾아 2026년 정부 예산안 편성 방향을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 예산안 심사 개시에 맞춰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예산안 편성의 당위성 등을 설명한 후 국회의 원활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8월 29일 전년도(673조 원) 대비 8.1%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도 슈퍼 예산안 편성 결과를 발표했다. 총지출 증가율(8.1%)은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경제 성장을 위한 인공지능(AI)과 연구·개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예방접종 서두르세요’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예방접종 서두르세요’

  •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