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유성온천 VS 벳부온천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유성온천 VS 벳부온천

유성이 쇠락한 온천도시가 된 것은

  • 승인 2023-11-18 10:5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본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유성은 1994년 유성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한 해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 1,000만 명 관광객은 반토막 났고, 그 반에 반절이 다시 토막 나고 또 그 반이 무너지고 있다.

이 여파로 프린스 호텔, 알프스 호텔, 갤러리 호텔, 홍인호텔은 사라졌고 리베라 호텔은 폐업했다. 유성온천 지구의 대명사인 유성호텔 역시 매각됐다. 100년이 넘은 호텔의 기구한 운명은 온천 지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경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형이 없어지면 기억이 소멸된다. 사람의 기억은 장소에서 복원되기 때문에, 집단의 기억이 유전되지 않는 곳에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없다." =

발간 즉시 화제를 불러 모은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저자 강대훈 / 출판 월간 토마토)의 P.61에 나오는 <온천특구에 온천지구가 사라졌다>는 대목이다. 반면 같은 온천 도시인 일본 벳부는 어떤가?

일본 규슈 동북 지역에 위치한 오이타(大分)현, 벳부(別府)시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유명한 온천 관광지이다.

홋카이도의 노보리베츠, 혼슈의 아타미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온천인 벳부는 원천수가 2,848개소, 용출량은 1일 13만 6,571㎘로 일본 제일의 수량을 자랑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산과 도시 이곳저곳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벳부의 상징이 된 지는 오래다. 벳부 온천은 크게 벳부, 묘반, 하마와키, 시바세키, 칸나와 칸가이지, 호리타, 가메가와 등 8개 온천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나름의 개성을 갖추고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여기서 이틀 정도만 머물러도 모든 종류의 온천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고 하니 군침이 돌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일본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잠시 대전에 오신 분을 만나 식사와 술을 나눴다. 대화 중에 온천에 화제가 집약되었다.

"홍 작가님도 일본은 자주 가보셨지요?" "아직 한 번도..." "제가 기회를 봐서 초대하겠습니다." 유성과 온양(현 아산시)은 쌍벽을 이루는 온천 도시다. 나는 과거 온양온천에서 호텔 매니저를 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잘 아는데 당시 온양온천은 전국, 심지어 일본인들까지 대거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었다. 매주 토요일 정오만 지나면 온양 시내 호텔 방이 꽉 차서 멀리서 온 신혼부부조차 나에게 "제발 하룻밤 잘 방 좀 하나 주십시오!"라며 애걸복걸하기 일쑤였다.

그랬는데 지금은… 상식이겠지만 온천 도시와 같은 관광지는 관광객이 최소한 하루 이상은 머물러야 지역경제가 콸콸 잘 돌아간다. 그래야 저녁을 먹고 잠을 자며, 이튿날에는 해장국이라도 먹고 가기 때문이다.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저자의 이유 있는 힐난이 이어진다.

유성온천이 오늘날 쇠락한 온천 도시가 된 것은 저자의 지적처럼 "유성온천 지구를 망친 것은 용적률과 고조 제한을 풀어준 것이 시작이다… 유성 최초로 용적률 980%를 돌파하기 전에는 유성 호텔 노천탕에서 몸을 담그고 고개를 들면 멀리 계룡산 쪽 하늘이 보였다. 그러나 전체 경관을 잡아먹는 매머드 아파트 때문에 이제 보이는 것은 건물 벽뿐이다.(후략)"가 원인을 제공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더욱 번창하고 관광객들로 붐비는 걸 원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한국인이 대거 벳부온천으로 달려가서 돈을 쓰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 신장에도 역행하는 퇴보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더라도 괜찮다. 이제부터라도 온천 도시 위기를 극복하고 유성온천의 제2의 중흥(中興)을 위한 방법과 벳부온천을 능가하는 비결을 관과 민이 고개를 맞대고 도출해 내야 한다.

홍경석/ 작가, 소설 <평행선> 저자

2023110401000287700009162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2. 한성숙 국무총리, 청도 운문댐 방문
  3. 대전시 충남도 공공기관 2차이전 정주여건 확보 시급
  4. 홈플러스 충청권 5곳 영업 재개…상품 채우기 ‘속도전’
  5. 국가재정범죄 수사 대전중수청으로… 관세·국세 수사 전문인력 주목
  1. 국립대 '등록금 0원' 검토… 대전 대학가 셈법 복잡
  2.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3. [주말사건사고] 폭염 속 대전·충남서 아파트 화재·정전 잇따라…주민 대피·불편
  4. 충청권 의대 7곳 신입생 10명 중 7명 ‘지역선발’… 대전도 69.7%
  5.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헤드라인 뉴스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 역대최고… 기타대출 증가액 600억원 달해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 역대최고… 기타대출 증가액 600억원 달해

대전지역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선 상황에서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액이 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급등했던 5월 기타대출이 평소보다 많이 실행된 것인데, 최근 증시가 바닥을 향하고 있어 연체율이 더욱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은 0.51%로, 4월(0.50%)보다 0.01%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이 0.51%까지 증가한 건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대전 선도지구 공모 탈락 구역들, 2차 공모 준비 `분주`
대전 선도지구 공모 탈락 구역들, 2차 공모 준비 '분주'

대전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 1차 선정 이후 탈락한 구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올해 10월 또는 11월 전반적인 선정 방식 등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탈락구역 대부분은 1차 탈락 원인 분석과 동시에 주민대표단 구성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서는 등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0일 대전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 선도지구 1차 선정에 도전한 구역은 1구역(상록수·상아·초원·강변) 3899세대과 7구역(향촌·파랑새) 2056세대, 8구역(은초롱·꿈나무·샘머리1·샘머리2·둥지) 5440세대, 9구역(수정타운) 2010세대, 11구역..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충남 당진시에 파견된 충남도청 소속 공무원이 지방보조금 12억 5000여 만 원에 달하는 농가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남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사실관계 조사와 엄정 조치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특히 지방보조금 집행 전반에 대한 집중 점검과 정부 시스템 개선 건의 등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충남도와 당진시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충남도에서 당진시로 파견된 30대 공무원 A씨는 지방비 보조금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5개월여 동안 농가에 지급되어야 할 보조금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

  •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