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열린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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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열린 마음으로

백향기 대전창조미술협회 회장

  • 승인 2023-11-21 17:37
  • 신문게재 2023-11-22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백향기 대전창조미술협회장
백향기 대전창조미술협회장
지난 달에 중국을 다녀왔다. 전시를 겸한 예술가들의 교류 행사로 10여명의 대전 여성화가들이 동행했다. 중국측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전시는 물론 다양한 문화 교류가 이루어져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 즐거웠다. 더불어서 대전 지역 여성예술가들과도 여러날 함께 하면서 평소에 나누지 못하던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외국으로의 여행이 어려운 시기가 한 동안 있었으니 예술가들과의 교류와 더불어 외국의 문물과 풍경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어서 자뭇 기대가 컸다.

도착해 보니 중국 측의 준비와 환대가 기대 이상이어서 약간 놀라기도 하고 한편으로 부담이 되기도 했다. 내년에는 중국측 예술가들이 한국에 올 예정이므로 환대를 받은 만큼 답례를 해야 예의일 것이니 말이다.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화행사들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3만명 이상이 재학하고 있는 예술대학은 부럽기도 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방문한 허베이성이 북경을 끼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규모도 크고 활동도 활발한 측면도 있겠지만 그보다 이번에 여러 기관이나 장소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중국 문화 예술계 인사들의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가 생각보다 매우 강하다는 것이었다. 방문하는 곳마다 적극적인 환영인사가 이루어지고 자신을 소개할 때 자신 만만하게 이야기하고 미래의 비젼을 희망차게 이야기하는 태도 등 개방적이고 자신감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전에도 중국 문화예술계와는 상호 교류 전시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번 교류 전시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훨씬 세련되고 적극적이며, 개방적인 태도가 느껴져서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되었다.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이 이렇게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평소에 한 나라나 지역의 경제, 문화가 발전하려면 가장 중요한 덕목은 개방성에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한다. 스스로를 닫아 놓고는 아무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한 일이니 말이다. 문명의 발전은 교류를 통하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법을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역사적으로 부강한 나라가 된 곳들은 대부분 교역이 활발하고 문화적으로 개방된 태도를 갖고 있었던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도 개방적 태도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경제성장을 시작하면서 내놓은 구호도 개혁, 개방이었지 않은가? 개방적인 태도는 자신감에서 나타나는 것이지만 역으로 개방적인 태도는 자신감을 길러주는 원천이 되기도 할 것이다.

특히 문화 분야에서는 개방성이야말로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예술활동의 원천이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기반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개방적 태도는 비단 한 나라와 다른 나라 사이의 문제 뿐 아니라 개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개방적인 사람이란 다른 사람과 교류하거나 스스로 작품 활동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편견을 갖지 않고 대하며 스스로의 세계에 갇혀 있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리라.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작품 세계가 깊어지려면 나와 다른 사람이나 나와 다른 세상의 모든 것들을 포용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늘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 생각과 다르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남의 생각이나 감정에 무조건 동조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그것대로 인정할 줄 아는 마음과 태도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요즘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해서 쓰는 것을 흔하게 보면서 스스로를 경계하게 된다. '이것과 이것이 다르다'는 것을 '이것과 이것이 틀리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닌데 우리가 일상에서 남이 나와 다르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중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런 저런 상념에 젖어들었다. 중국작가들의 작품들이 화풍이나 기법, 관심주제들이 우리와 다르지만 다른데서 오는 다양함을 즐거움으로 마음을 활짝 열면 서로의 작품이 보다 성숙해 갈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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