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혐오 발언 견디며 이곳에"… 故 변희수 하사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 사회/교육
  • 사건/사고

"갖가지 혐오 발언 견디며 이곳에"… 故 변희수 하사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충혼당 안장식 후 봉안동에 안치… 일부 단체 반대집회도

  • 승인 2024-06-24 17:47
  • 수정 2024-06-24 20:14
  • 신문게재 2024-06-25 4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20240624-변희수 하사 안장식1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충혼당에서 열린 故 변희수 하사 안장식에서 추모객이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 전역 처분을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군 강제 전역 처분 취소 행정 소송에서 승소 후 3년 1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대전현충원 충혼당에서 열린 변 전 하사의 안장식에는 유족들이 참석했으며 군인권센터, 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를 비롯해 많은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족을 대표해 변 하사 부친의 헌화를 시작으로 추모객들은 차례로 헌화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안장식 후 변 전 하사의 영현은 봉안동에 안치됐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추모사를 통해 "소송에서 이기고 나서도 고인은 이곳 현충원에 오기까지 갖가지 혐오적 발언과 모욕적인 언사를 견뎌야만 했다"며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순국선열들이 계신 곳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다른 가족들도 마음을 졸이면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힘든 시간을 감내했던 것에 대해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고통과 힘듦을 계속 가슴 속에 묻고 가야 할 부모님에게 오늘 이 시간이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장식에 앞서 군인권센터는 청주 목련공원에서 변 전 하사의 영현을 인수해 육군본부가 있는 계룡대 앞에서 노제를 지냈다.

한편, 같은 날 대전현충원 정문에서는 변희수 전 하사 안장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일부 기독교·시민 단체는 피켓 시위를 하며 변희수 하사의 순직 결정과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 문제를 대비해 이날 대전 경찰 병력 100여 명이 동원되기도 했다.

앞서 국가보훈부는 6월 5일 이희완 차관 주재로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국립묘지 안장심의위원회를 열고, 변 전 하사의 국립대전현충원 이장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휴가 중 해외에서 성 확정 수술을 받고 오자 수술로 인한 신체적 변화가 심신장애 3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020년 1월 강제 전역 처분을 받았다.

변 전 하사는 "여군으로서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며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으나 2021년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10월 법원은 행정소송에서 변 전 하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방부는 지난 4월 변 전 하사의 사망을 순직으로 결정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2.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3.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5.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헤드라인 뉴스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이재명 정부가 2027년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두 시도는 이번에 우량 공공기관 유치로 지역발전 모멘텀을 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배정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기존 연구기관 집적과 세종시 출범 효과를 고려해 별도 이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됐고, 충남은 수도권 접근성 등 조건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대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과 인구 유출이 이..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