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99강 소리장도(笑裏藏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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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99강 소리장도(笑裏藏刀)

장상현/인문학 교수

  • 승인 2024-08-2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장상현 교수님-수정
장상현
笑裏藏刀(소리장도) : 웃음 속에 칼을 감추다

글 자 : 笑(웃을 소) 裏(속 리/ 마음 속) 藏(감출 장) 刀(칼 도)



출 처 : 舊唐書(구당서)李義府傳(이의부전), 三十六計秘本兵法(삼삽십유계비본병법)

비 유 :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음험한 생각을 품고 남을 해치는 것을 비유





소리장도(笑裏藏刀)는 자치통감(資治通鑑)41권 남사(南史) 왕경칙전(王敬則傳)의 36계(三十六計)중 제 10계(十戒)로 명시되어 있으며 적전계(敵戰計) 6개 중 하나이다.

여기서 적전계(敵戰計)란 적(敵)과 아군(我軍)의 세력이 비슷할 때 미묘한 전략으로 적군을 미혹(迷惑)시켜 승리(勝利)를 이끌어내는 작전계율(作戰戒律)을 말한다.

미소(웃음)는 상대방에게 친밀감을 주고 무언가 믿음을 주게 된다. 따라서 개인이든 단체이든 상냥하고 간결한 말과 함께 하는 친절한 미소는 호감을 갖게 하고, 자기와 믿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러한 수단이 상대를 무너뜨리는 계획된 구상의 단계라면 정말 예기치 못한 무서운 결과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살이가 자기의 의도한 바를 성공 시키려면 선의의 경쟁이라도 무엇보다 자기의 속마음은 감추어야 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필요할 때 외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면 자신의 약점(弱點)까지 노출(露出)되어 결국 자신은 빈껍데기만 남게 된다.

이는 특별히 가깝고 믿는 사이라 할지라도 자기 속마음의 노출은 언젠가는 비수(匕首)가 되어 나에게 돌아올 수 있다. 결국 믿을 수 있는 존재는 자신뿐인 것이다.

스페인의 유명철학자 발타자르는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내보이지 말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관계는 바람직한 관계가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동양의 철학자이면서 법가사상을 세운 한비자(韓非子)는 한비자 주도편(主道篇)에서

"君無見其所欲 君見其所欲 臣自將雕琢 君無見其意 君見其意 臣將自表異(군무견기소욕 군견기소욕 신자장조탁 군무견기의 군견기의 신장자표리) 곧 군주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 임금이 그 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면 신하는 장차 스스로 겉만을 꾸밀 것이다. 임금은 자기의 의사를 드러내면 안 된다. 임금이 자기의 의사를 드러내면 신하는 장차 겉과 속이 다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이는 결국 자기의 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면, 자신의 약점 또한 함께 노출되니 간악(奸惡)한 신하(臣下)들은 군주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다.

당(唐)나라 태종(太宗) 때 이의부(李義府)는 아부(阿附)하는 재주가 뛰어나 황제의 깊은 환심(歡心)을 산 덕분에 벼슬이 계속 높아져 처음에는 태자사인(太子舍人)이었다가, 고조(高祖) 때에는 이부상서(吏部尙書/현 행안부 장관)가 되었으며, 나중에는 중서령(中書令/황제 비서실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기록에 따르면 「이의부는 겉모습은 온화하고 공손했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즐겁게 미소를 띠었으나, 속이 좁고 음험(陰險)했다. 이미 요직에 있고 권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붙기를 바랐으며, 자기 뜻을 조금이라도 거스르는 사람에게는 모해(謀害)를 가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이의부의 웃음 속에는 칼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義府貌狀溫恭, 與人語必嬉怡微笑, 而?忌陰賊. 旣處要權, 欲人附己, 微?意者, 輒加傾陷. 故時人言義府笑中有刀.)」

언젠가 감옥에 순우(淳于)라는 성(姓)을 가진 미모의 여자죄수가 있다는 말을 들은 이의부는 옥리인 필정의(畢正義)를 감언이설로 꾀어 그 여자죄수를 석방하도록 한 후에, 그 여자를 자기가 차지해 버렸다. 후에 왕의방(王義方)이 필정의를 고발하자, 이의부는 필정의를 윽박질러 자살하게 만들고, 도리어 그를 고발한 왕의방을 파직시켜 먼 변방 지역으로 유배시켜 버렸다.

칼과 도끼는 날카롭고 강력한 무기들이지만, 무기가 반드시 그런 것에만 쓰는 건 아니다. 그것보다 겉으로 부드러운 척하지만 속으로 살벌한 것들이 더 무서운 것이다.

우리 속담에 '겉 다르고 속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면전에서는 무엇이던지 다 해줄 것 같은 말과 꼬임으로 상대방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실제는 자기 이익을 위해 상대를 철저하게 이용하고 그 이용가치가 다 끝났다고 판단되면 사정없이 헌신짝처럼 버리고 마는 비인간적인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는 특히 정치권에서 권력을 잡기위해 상대나 상대 당(黨)을 이해하고 친한 척 접근하나 결국은 모함하고 얽어매는 비인간적인 행동이 버젓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정치이며. 경제인들은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또한 오늘의 현실이다.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가는데 남을 미워하거나 질투(嫉妬)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혹 성자(聖者)가 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한다.

성자(聖者)은 그런 마음을 가졌다가 후회하고 반성하여 올바른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인류 최대의 스승인 성인(聖人)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을 통해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라고 가르치고 있다.

사람이 권력(權力) 재력(財力) 이성(異性) 명예(名譽) 이 네 가지에 돌입되면 한없이 약(弱)해지고, 욕심이 발동되어 쟁취하고자 힘쓰게 되며, 그 분야에서 자기보다 월등한 사람을 미워하고, 혹 더 욕심을 이기지 못하면 상대를 제거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독 심하게 행동하는 자들을 가리켜 笑裏藏刀(소리장도)라 부른다.

장상현/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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