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나노물질로 진단·치료 기술 잇달아 개발… 국내 대학병원 협업

  • 경제/과학
  • 대덕특구

표준연 나노물질로 진단·치료 기술 잇달아 개발… 국내 대학병원 협업

뇌전증 치료약물 모니터링, 기존 질량분석법 한계 극복
망막 질환 치료제 목표지점까지 도달하는 시스템 개발

  • 승인 2024-09-04 18:43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904180721
표준연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진단 기술을 이용해 뇌전증 환자의 혈청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하 표준연) 연구진이 국내 대학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물질 기반 질병 진단·치료 시스템을 잇달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표준연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세브란스병원 이상국 부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뇌전증 환자의 치료약물 모니터링을 위한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뇌전증은 반복적인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뇌 장애로 이전엔 흔히 '간질'로 불렸다.



뇌전증 환자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습관성 발작을 막기 위해 '항경련제'를 복용하고 정기 검사를 통해 체내 농도를 추적 관리한다. 일정 수준으로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해야 치료 효과를 높이고 과다 복용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병원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면역측정법은 유사 약물과 교차 반응이 발생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 높은 정확도를 위해 시료를 전기분무 방식으로 이온화한 후 분석하는 질량분석법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고 진단 비용이 비싼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나노물질을 통해 기존 질량분석법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물질 '몰리브덴 디텔루라이드'(MoTe10)와 '텅스텐 디텔루라이드'(WTe10) 혼합물을 분석 시료에 투약한 후 레이저로 이온화한 결과 약물 검출 속도와 민감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연구팀은 뇌전증 환자 120명의 시료를 해당 기술로 분석한 결과 기존 진단법의 신뢰성을 99.9% 이상 유지하면서 소요 시간은 16분 1로 단축한 것을 확인했다.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시료의 양도 10배 이상 늘어나 검진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clip20240904181023
표준연 연구진이 망막 질환 치료용 약물 전달 시스템의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표준연 연구팀은 나노물질을 이용해 망막 질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약물 전달 시스템도 개발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팀과 협업해 다공성 구조의 실리카 나노물질을 매개로 한 신규 약물 전달 시스템을 만들었다.

망막질환은 안구 내 활성산소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과다 생산되면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망막 세포 손상을 유발한다. 이 같은 이유로 망막 질환을 치료할 땐 산화 스트레스 방지 성분을 포함한 약물을 안구 내 유리체에 주사하는데, 치료 성분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 분해되거나 지속 시간이 짧은 문제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물질 안에 치료 성분인 휴매닌(HN)을 캡슐 형태로 저장해 주입하면 나노물질이 치료 성분을 보호해 목표 부위까지 안전하게 전달된다. 산화 스트레스가 감지될 때만 성분을 방출해 주사 1회당 효과 지속 시간도 길다.

이태걸 표준연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들은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출연연과 국내 대학병원이 협업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clip20240904181041
표준연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왼쪽 아래부터 손진경 선임연구원, 나희경 책임연구원, 이태걸 책임연구원, 조선호 박사후연구원, 아흐메드 연구학생. 표준연 제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2026 신년호] AI가 풀어준 2026년 새해운세와 띠별 운세는 어떨까?
  3. '2026 대전 0시 축제' 글로벌 위한 청사진 마련
  4. 대성여고 제과직종 문주희 학생, '기특한 명장' 선정
  5. 세종시 반곡동 상권 기지개...상인회 공식 출범
  1.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2. 세밑 한파 기승
  3. '일자리 적은' 충청권 대졸자 구직난 극심…취업률 전국 평균보다 낮아
  4. 중구 파크골프協, '맹꽁이 서식지' 지킨다
  5. 불수능 직격탄에 충청권 의대도 수시 미충원… 충남대 11명 이월

헤드라인 뉴스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31일 저녁은 대체로 맑아 대전과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고, 1월 1일 아침까지 해돋이 관람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기상청은 '해넘이·해돋이 전망'을 통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야외활동 시 보온과 빙판길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전을 포함해 천안, 공주, 논산, 금산, 청양, 계룡, 세종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다. 낮 최고기온도 대전 0도, 세종 -1도, 홍성 -2도 등 -2~0℃로 어..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