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집회 현장에서 '혼성기동대'의 필요성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집회 현장에서 '혼성기동대'의 필요성

이현우 세종남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경장

  • 승인 2024-09-11 22:00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경장 이현우
이현우 경장. 사진=세종경찰청 제공.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는 다변화와 복잡성을 띤 다양한 집회와 시위를 경험해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경찰의 집회·시위 관리 및 대응 방식 역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혼성기동대의 필요성은 집회 현장에서의 경찰 활동이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기존의 기동대는 남성 경찰관 위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집회 참가자들의 성별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경력 배치로 이어져 왔다. 집회 참가자들은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을 구성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과 아동이 포함된 경우 경찰은 이들의 안전을 배려하는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혼성 기동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성 중립적이고 다양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혼성 기동대에 있는 여성 경찰관들은 특히 여성 참가자들과의 소통에서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으며, 이는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평화로운 집회 관리에 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첫째, 혼성 기동대의 존재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



집회참가자들의 입장에서, 대규모 집회나 시위에서 경찰력의 과도한 사용에 대한 우려가 예상될 때, 남성 기동대원들로만 구성된 부대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으며 반발감을 살 수 있다. 반면 남녀가 함께하는 혼성 기동대는 좀 더 균형 잡힌 이미지를 제시하며, 집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의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경찰이 물리적 충돌 없이 상황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집회 현장은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폭력적 행동이 있을 수 있으며, 때로는 긴급한 의료 지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상황에서 혼성 기동대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남성 기동대원들은 불법 집회 진압 등 신체적 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그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여성 기동대원들은 어린이나 여성 참가자들과의 접촉이 민감한 상황에서 더 수월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상호 보완적인 조합은 집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다각도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셋째, 혼성기동대의 운영은 경찰 조직 내에서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한다.

경찰 조직은 사회의 축소판으로서 수많은 상황을 접하기 때문에 다양한 구성원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남녀가 함께 일하는 환경은 조직 내부의 성평등 문화를 촉진하며, 남녀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면서 서로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높일 수 있다. 경찰관들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경찰의 대외이미지와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혼성 기동대는 단순히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차원을 넘어, 집회 현장에서의 경찰 활동을 더욱 성숙하고 효과적으로 만드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성 중립적인 접근을 통해 평화로운 집회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혼성 기동대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다. 경찰 조직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혼성기동대의 확대와 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공사장 관리부실 대전 도마동 골목 물바다…공사장 물막이둑 터져
  2.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기록누락 등 부실도
  3. [사이언스칼럼] 새로운 빛공해 기준이 필요한 이유
  4. 고교학점제 취지 역행…충청권 고교 사교육업체 상담 받기 위해 고액 지불
  5. 이철수 폴리텍 이사장, 대전캠퍼스서 ‘청춘 특강’… 학생 요청으로 성사
  1. 대전 지하철 부정승차 2배 늘어… 청소년이 대부분
  2. '에듀테크'로 앞서다…대전옥계초 미래인재 양성 위한 혁신 교육
  3.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4. [교단만필] 한문과 중학교-대학교 온·오프라인 연계 수업
  5.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학교 5곳중 1곳, 40년 이상된 ‘노후 학교’

충청권 학교 5곳중 1곳, 40년 이상된 ‘노후 학교’

충청 지역 학교 9000여 곳 가운데, 지어진 지 40년이 지난 노후 학교는 약 1900곳으로 전체 중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안전 진단에서 고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은 학교는 41곳, 화재에 취약한 교육시설도 356곳에 달했으나, 안전 점검이 부실한 곳은 200여 곳이 넘었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전국 시·도 교육청에 전달받은 '경과년수 별 학교건축물 현황' 등 교육시설 안전 진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건립된 지 40년 이상 지난 충청권 학교는 9287곳 중 1967곳으로 조..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리얼 야구 예능 '불꽃야구'가 대전 한밭야구장(대전 FIGHTERS PARK)에서 21일 오후 5시 직관 경기를 갖는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한밭야구장을 불꽃야구 촬영·경기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한 협약 이후 시민에게 개방되는 첫 무대다. '불꽃야구'는 레전드 선수들이 꾸린 '불꽃 파이터즈'와 전국 최강 고교야구팀의 맞대결이라는 예능·스포츠 융합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경기는 수원 유신고와 경기를 갖는다. 유신고는 2025년 황금사자기 준우승, 봉황대기 4강에 오른 강호로, 현역 못지않은 전직 프로선수들과의..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충청권 경제 단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대전지역 전통시장을 찾았다. 내수 침체로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캠페인을 위해서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이상천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장이 취임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민생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대전세종충남경제단체협의회(회장 정태희)는 지난 17일 오전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상천 중기청장을 비롯해 정태희 회장(대전상의 회장), 김석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 송현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전지회장, 김왕환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