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 원칙과 실천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 원칙과 실천

조재완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제성분석실 선임연구원

  • 승인 2025-01-09 15:49
  • 신문게재 2025-01-10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109091908
조재완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제성분석실 선임연구원
연말 연초, 큰 화재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무겁게 하고 있다. 그러나 잘 대비된 사고는 희생자 없이 사건이 마무리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사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원칙들이 지켜져야 할지 살펴보자.

현대 사회에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활용하는 각종 시스템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공장은 로봇과 센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모두 통합한 복잡한 구조다. 이러한 시스템은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부분의 오류가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사고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중성, 독립성, 다양성이라는 안전의 핵심 원칙을 반영해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안전은 효율과 종종 반비례 관계에 놓인다. 안전장치를 추가해 강화할수록 비용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안전장치를 종종 중복해 설계한다. 하나의 시스템 실패가 큰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를 다중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낙하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 낙하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거나 데이터 서버에서 여러 서버에 데이터를 중복 저장해 하나의 서버가 손상되더라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다중성의 원칙이다.

독립성은 안전 시스템 설계의 또 다른 중요한 원칙이다. 한 시스템의 문제가 다른 시스템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대형 선박은 내부를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 한쪽에서 물이 새더라도 전체 선박이 침몰하지 않도록 설계된다. 화재 방화문도 비슷한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다. 화재 발생 시 불이 다른 구역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해 사고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양성 역시 안전 시스템 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모든 안전장치가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면, 특정 조건에서 모든 장치가 동시에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전자 장치만으로 구성된 시스템은 정전 시 일시에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전기가 아닌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수동 장치를 추가하거나, 비상 발전기와 배터리를 배치해 정전 상황에서도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다. 심지어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전기가 끊겼을 때 중력을 이용해 안전을 유지하는 기술도 점차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안전 시스템 설계에 반영돼 있지만, 사고는 여전히 발생한다. 그 원인으로 종종 부실한 안전 문화가 지목된다. 교통사고를 예로 들어보자. 신호를 위반한 차량이 다른 차량의 대처로 큰 사고를 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신호를 위반한 차량이 과속 차량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사고 발생 확률은 극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위험할 것 같지 않아 무심코 법규를 위반하는 순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상대와 만나면 사고가 생긴다. 이를 막으려면 나부터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 또한, 법규 위반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실수를 용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 누군가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운전 시 교차로에 진입할 때 항상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둔다. 교차로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언제든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 하이라이트나 인덕션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위에 물건을 올려두지 않는다. 아무리 전원 버튼과 잠금장치가 있어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습관이다. 이러한 사소한 노력이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각자 자신의 환경에서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안전 수칙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누군가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 조재완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제성분석실 선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3. 일단 입학만 시키자?…충청권 대학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 급증
  4. '날뛰는' 허위 폭발물 협박신고… 아산·광주·인천 등 학교 겨냥
  5. [홍석환의 3분 경영] 누구를 선택하는가?
  1. [꿈을JOB다! 내일을 JOB다!] 공기업, 패션 디자인…다양한 진로를 고교부터 준비
  2. '내신 5등급제 첫 적용' 충청권 고1 1학기 학교성적 상승
  3. 천안시, 긴급차량 천안·아산 경계 넘어도 '끊김 없는 우선신호' 지원
  4. 지역과 상생하는 '빵의 도시 천안'…대한민국 대표 빵 축제로 도약
  5. 국제와이즈멘 한국서부지구 대전지방 연수회, 현충원에서 열리다

헤드라인 뉴스


李 대통령 “2030년까지 국방·항공우주 R&D 대대적 예산 투입”

李 대통령 “2030년까지 국방·항공우주 R&D 대대적 예산 투입”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2030년까지 국방 R&D, 항공우주 R&D에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해 미래 국방을 위한 핵심기술과 무기체계를 확보하고 독자적인 우주개발을 위한 역량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규모 방위산업 전시회인 'ADEX 2025' 개회식 축사를 통해 “방위산업 4대 강국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이미 민간의 기술력과 발전 속도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개혁에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

"편의점도 줄어든다"... 인건비 부담에 하락으로 전환
"편의점도 줄어든다"... 인건비 부담에 하락으로 전환

편리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편의점 수가 대전에서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늘던 편의점 수가 줄어든 것은, 과포화 시장 구조와 24시간 운영되는 시스템상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며 폐점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8월 현재 대전의 편의점 수는 1463곳으로, 1년 전(1470곳)보다 7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7곳이 감소한 건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매년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줄곧 늘던 편의점이 감소로 돌아서며 하락 국면을 맞는..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임 논란… 국감서 3라운드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임 논란… 국감서 3라운드

직원 3명의 징계 처분으로 이어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선임 논란이 2025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임명 초기 시의회와 1라운드 논쟁을 겪은 뒤, 올해 2월 감사원의 징계 처분 상황으로 2라운드를 맞이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서울 구로 을)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공교롭게도 첫 질의의 화살이 박영국 대표이사 선임과 최민호 시장의 책임론으로 불거졌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월 12일 이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