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의 봄이 부르는 소리, 고분군에서 벚꽃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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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의 봄이 부르는 소리, 고분군에서 벚꽃길까지

말이산고분군-가야오일장-칠서면 벚꽃길
1500년 역사와 봄꽃이 어우러진 함안 여행

  • 승인 2025-04-01 17:41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말이산고분군 나홀로 벚나무 (3)
말이산고분군 나홀로 벚나무<제공=함안군>
경남 함안은 봄이 되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15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말이산고분군에서부터 활기 넘치는 가야오일장, 그리고 '나만 알고 싶은' 칠서면 벚꽃길까지, 함안의 봄은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말이산고분군에 찾아온 봄의 향연

"고분군과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요."



대구에서 온 베트남 유학생 방응욱뀐(27), 레티튀짱(28)씨는 함안박물관 인근 '나홀로 벚나무'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풍경이 예뻐 처음 함안을 찾았다는 이들은 "실제로 보니 더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주말에는 커플티를 입은 연인부터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이 한 그루의 벚나무 아래가 북적인다.

이 나무가 사람들의 발길을 이토록 붙드는 이유는 고분군과 벚꽃이 만들어내는 시공간의 절묘한 조화 때문일 것이다.

고분군을 걷다 보면 노란 민들레, 손톱만한 봄까치풀이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한다.

말이산 1호분 옆에는 꽃이 아름다운 살구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가야읍 해동아파트 건너편 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이 나무 아래에서 잠시 머무르면, 바람에 흔들리는 꽃가지들이 토닥이는 위로의 손길처럼 다가온다.

◆걷다 둘러보기 좋은 가야오일장의 봄기운

말이산고분군 인근의 아라길을 따라 걷다 보면 활기 넘치는 가야오일장에 도착한다.

매달 5, 0이 들어있는 날(31일이 있는 달은 30일 대신 31일)에 열리는 이 오일장은 봄이 되면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봄나물과 생선, 과일이 가득하고, 알록달록한 봄꽃 화분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 굽는 냄새, 어묵과 호떡 같은 다양한 먹거리도 풍성해 잠시 허기를 달래며 걷기에 좋다.

두 손에 옥수수를 든 아이, 지갑에서 천원 몇 장을 꺼내는 엄마, 교복 입은 학생들에게 "하나 더 줘야지요"라며 웃는 도넛 가게 아저씨의 모습에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아라길에는 자전거 '아라씽씽' 대여소도 있어 봄바람을 가르며 달려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나만 알고 싶은 칠서면의 아름다운 벚꽃길

함안 칠서면 에이스아파트 근처 칠원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은 '나만 알고 싶은 경남의 벚꽃길'로 불린다.

데크 산책로가 있어 걷기에도 좋고, 비교적 덜 알려져 '인생사진'을 남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른 아침부터 유모차를 밀며 벚꽃을 구경하는 할머니, 소풍 나온 어린이집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봄기운과 함께 퍼진다.

칠서 IC와 가까워 다른 지역에서 접근성도 좋다.

벚꽃길을 걷고 맛있는 식사와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봄날이 될 것이다.

◆산인면 입곡군립공원, 봄이 조금 늦게 오는 곳

산인면의 입곡군립공원은 저수지를 따라 핀 벚꽃길이 일품이다.

함안의 다른 명소보다 봄이 조금 늦게 찾아와 이제 막 개화가 시작됐지만, 벌써 많은 이들이 방문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인 이원하는 "그 순간은 영원하지 않을 테니까, 지금 자랑해"라고 노래했다.

우리에게 몇 번의 봄이 남아있을지 생각하면, 이번 봄도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올봄에는 함안의 고분군에서 벚꽃길까지, 1500년의 역사와 봄꽃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빛나는 봄 한 조각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함안군청 문화관광 누리집과 함안군 블로그에는 '함안의 맛집', '멋집(카페)'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함안=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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