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쉬는 게 왜 불편할까 - 바쁜 일상 속 '휴식'에 대한 죄책감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독자칼럼] 쉬는 게 왜 불편할까 - 바쁜 일상 속 '휴식'에 대한 죄책감

송민혁 학생(남서울대학교 물리치료학과 2년)

  • 승인 2025-04-09 10:53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학생
송민혁 학생(남서울대학교 물리치료학과 2년)
일요일 아침, 알람 없이 눈을 떴다. 특별한 일정도 없고, 딱히 급한 일도 없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아무 생각 없이 스크롤 하며 둘러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괜히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불편함이 생겨났다. 몸은 쉬고 있는데, 마음은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 도대체 왜 우리는 쉬는 순간조차 죄책감을 느끼는 걸까?

현대 사회는 '바쁨'이 일상이 된 시대다. 일정이 가득히 적힌 캘린더, 공강 시간에도 울리는 알림, 카페에서조차 이어지는 노트북 작업. 심지어 SNS에는 '주말에도 자기계발 중'이라는 게시물이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오늘 아무것도 안 했어'라는 말은 마치 실패자의 선언처럼 들리기도 한다. 열심히 달리는 것이 당연해진 세상에서 '멈춤'은 게으름으로 오해받는다. 이런 문화는 우리 안에 휴식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을 심어놓는다.

문제는 이 죄책감이 정말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사실 사람의 뇌와 몸은 쉬어야 제 기능을 한다.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스스로를 평가하고, 자책하고, 그 시간을 없애기 위해 억지로 무언가를 한다. 이건 생산성이 아니라 불안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결국, 우리는 일을 멈춘 순간에도 여전히 '무언가를 해야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셈이다.

필자 또한 역시 그랬다. 주말에 푹 쉬고 나면 오히려 더 피곤했다. 몸은 회복됐지만, 마음은 계속 "그래도 뭘 했어야지"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고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이건 내가 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쉬면 안 될 것 같다'라는 압박감에서 비롯된 감정이 아닐까? 그렇게 스스로 되묻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휴식'에 대한 태도도 달라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하는 생각이 오히려 창의적인 생각을 불러오고,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쉬는 것'을 게으름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진짜 게으름은 쉴 줄 모르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기계도 멈추는 시간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하듯, 사람도 그러하다. 오히려 휴식을 취하지 않을 때 큰 반작용을 얻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쉴 때 제대로 쉬어야 다시 제대로 나아갈 수 있다. 쉬는 데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잘 쉬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다. 오늘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내일의 나를 위한 다정한 배려이자, 산뜻한 공기를 들이쉴 수 있는 여유일지 모른다.

송민혁 학생(남서울대학교 물리치료학과 2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맛있는 여행] 116-연꽃이 아름다운 관곡지(官谷池)의 건강한 밥상
  2. 대전시 국방 과학수도 날개단다
  3. [우리동네 정비사업] 대전 대표 노후지 대덕구, 사업성 악화로 상당수 정비사업 '제동'
  4. [편집국에서]대한민국 축구와 민선9기 대전시
  5. 청사·예산 논란 커지는데… 중수청 준비단 '소통 부재' 도마 위
  1.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되는 대전 국방반도체 육성도 탄력
  2.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 평행선… 지도부 결단 리더십 필요
  3. "논쟁 휘둘려 기회 놓치면 안돼"…연내 특별법 제정 역량결집 시급
  4. [현장취재]크리스천리더스클럽, 제주헤리티지로 비전트립 다녀오다
  5. 정부 공공기관 이전 앞두고 민선 9기 대전시 역량 시험대

헤드라인 뉴스


개최 1년 앞둔 충청 하계 U대회 `사중고` 휩싸이나

개최 1년 앞둔 충청 하계 U대회 '사중고' 휩싸이나

충청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가 2027년 8월 1일 개막을 앞두고 사중고에 휩싸이고 있다. 주관 방송사인 JTBC의 경영 위기에서 비롯한 리스크부터 차갑게 식은 지구촌 스포츠 열기와 흥행 물음표,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 예산 부담 가중, 수뇌부 사퇴 공식화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충청권 4개 시 ·도가 2022년 U대회 개최지로 확정되는 순간부터 부각된 우려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성과 없는 폐막이란 후유증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U대회 조직위는 지난 3월 189억..

한화, 불펜 흔들리고 중심타선 공백…후반기 전력 어쩌나
한화, 불펜 흔들리고 중심타선 공백…후반기 전력 어쩌나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전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불펜이 흔들리며 마운드 운영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선발진 재정비에 나섰지만, 중심타선마저 부상 악재를 맞으며 전력 운용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화가 후반기 첫 과제로 떠오른 숙제는 불펜이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4연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장면을 반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9일 경기에서는 8-1로 앞서던 승부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 11회 9-9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5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과..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선 논란 증폭…박수현 지사 인사 잡음 잇따라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선 논란 증폭…박수현 지사 인사 잡음 잇따라

박수현 충남지사의 취임 이후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정무부지사 임명을 둘러싼 논란과 민선 9기 도정 첫 조직개편에 대한 비판에 이어 이번에는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용 절차를 놓고 노동조합이 특정 자격 미달 인사를 위한 '맞춤형 규정 개정' 의혹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다. 지역 시민사회에 이어 공직사회와 산하기관 노동조합까지 잇따라 인사와 조직 운영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면서 박 지사의 첫 인선 기조가 연이어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충남문화관광재단지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충남도와 재단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함께 지킨 자유, 영원한 감사’ ‘함께 지킨 자유, 영원한 감사’

  • 전통시장에 바람이 솔솔…‘시원하게 장보세요’ 전통시장에 바람이 솔솔…‘시원하게 장보세요’

  • 장마 주춤한 사이 활짝 핀 개망초 장마 주춤한 사이 활짝 핀 개망초

  • 무더위 피해 서점에서 북캉스 무더위 피해 서점에서 북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