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과학의 날] 도전과 혁신의 40년, 바이오 미래를 여는 생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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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과학의 날] 도전과 혁신의 40년, 바이오 미래를 여는 생명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1985년 서울 홍릉서 시작, 1990년 대덕 이전… PBS 체제서 존재감 드러내
바이오벤처센터 설치로 산업계 지원… 코로나19 때 TF 긴급대응 활약 두각

  • 승인 2025-04-21 17:29
  • 신문게재 2025-04-22 9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2
생명연 연구진
1953년 크릭과 왓슨의 'DNA의 이중나선 구조 발견'을 신호탄으로 생명공학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해 왔다. 오늘날 바이오 기술은 AI와 디지털이 융합된 첨단 바이오로 대전환이 이뤄지며 전 세계 경제, 사회, 안보 등 한 국가의 모든 분야에 걸쳐 파급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생명공학은 어떻게 출발했을까? 그 시작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이하 생명연)이 있다. 2025년 설립 40주년을 맞는 생명연의 발걸음을 되돌아본다.



▲2000만 원으로 생명공학 분야 연구 기틀 마련… 1985년 서울서 연구 초석=국내 생명공학의 발전은 생명연의 역사와 나란히 한다. 1980년대 초 당시 정부의 기술발전계획은 기계, 전자, 정밀화학 등 기간산업에만 맞춰져 있어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미미했다. 연구기반은 물론 관련 정책과 법률 마련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시기였다. 1982년 KAIST 생물공학부에 재직 중이었던 유치과학자 한문희 박사(생명연 초대~2대 원장)를 비롯한 17명의 생명공학 연구자들은 '한국유전공학학술협의회'를 창립하며 우리나라에 생명공학이라는 학문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한문희 박사는 국가차원의 생명공학 분야 육성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부로부터 연구비 2000만원을 지원받아 생명공학 분야 육성계획에 대한 조사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를 토대로 마침내 1983년 생명공학 분야 발전계획의 기틀이 되는 유전공학육성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1984년 9월 유전공학육성법이 시행됐고 해당 법률을 근거로 1985년 2월 7일 한문희 박사를 초대 원장으로, 서울 동대문구 홍릉 소재에 유전공학센터(당시 KAIST 부설기관)가 탄생하며 국내 생명공학 연구의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당시 유전공학센터는 생명공학 분야의 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유전공학 분야 △미생물이용 분야 △생물자원 분야 △식량지원 분야 △생물화학공정 분야로 구분해 세부 연구과제를 설정하고 예산 16억 원, 인원 90여명으로 우리나라 생명과학의 발전을 위한 첫 출항에 나섰다.

1990년 7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신축 청사로 이전해 터를 잡은 생명연은 1995년 생명공학연구소로 명칭 변경 후 2001년 1월엔 현재의 기관명으로 또 한번 변경을 거쳤다.

1999년 정부는 연구회 제도를 도입했다. 생명연은 기초기술연구회 산하의 독립기관으로 법인화됐다. 1999년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2000년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2002년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 등 대형국가연구사업단을 잇달아 유치하는 쾌거를 이뤘다. 독립기관으로 재출발한 생명연이 PBS라는 새로운 환경과 산학연의 치열한 연구 경쟁체제 속에서도 수탁연구 능력를 강화하고 연구경쟁력에 있어 우위를 점하는 등 새로운 위상과 역할을 정립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3
▲국내 최초·최대 바이오벤처센터 설치·WCI 첫 선정·분원 설치 등 성장기=21세기 전 세계 바이오산업은 급속한 패러다임의 변화와 국가 간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았으며 국가핵심산업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생명연은 2000년 6월 생명공학 분야 벤처기업의 연구개발·생산·판매 등을 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바이오벤처센터를 설치했다. 기술집약형 바이오 중소기업의 창업과 신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입주기업에 대한 자금·시설지원과 함께 경영컨설팅과 기술지원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입주기업들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으며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2001년과 2004년, 2005년도에 최우수 보육센터로 선정돼 산업자원부장관상과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했다.

2010년 생명연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세계수준의 국내외 우수연구자를 초빙해 공동연구를 실시하는 사업인 WCI(World Class Institute, 세계수준 연구소)의 첫 지원 대상기관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암 연구자 레이 에릭슨(Raymond Leo Erikson) 박사가 센터를 이끌게 됐다. 에릭슨 박사는 미국 하버드대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Nature', 'Science', 'Cell'에 16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암 연구 분야의 선구자였다. WCI 센터 유치로 미국의 하버드의과대학, 국립보건원(NIH), 미네소타대학교, 피츠버그대학교, MIT, 미시간 의과대학 등 글로벌 연구 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설립 이후 센터는 SCI급 논문 25편을 게재하며 뛰어난 연구성과를 보였으며, 특히 'NatureStructural & Molecular Biology'에 2편, 'Nature Reviews Cancer'에 1편을 포함한 논문들은 암연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WCI는 2014년까지 운영되며 글로벌 암 연구에 있어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

생물자원의 확보와 활용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생물자원의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바이오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2013년 12월 전북 분원에 미생물가치평가센터를 구축했다. 이 센터를 통해 미생물자원의 고부가가치 자원을 확보하고 수입 미생물을 대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또 생물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2007년 한·중 생물소재연구센터 설치를 시작으로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총 4곳에 글로벌 거점을 구축해 세계 각지의 풍부한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글로벌 연구인프라를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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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존재감… 바이오 주권 확립 일조=2019년 12월을 시작으로 등장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국내에도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생명연은 '코로나19 대응연구 TF'를 긴급하게 출범해 조기 진단에 꼭 필요한 항원과 연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했다. 나아가 2018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축적된 기초연구와 더불어 국내 유일의 영장류 실험 경험을 바탕으로 영장류 감염모델 플랫폼 구축에 착수해 2020년 4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영장류 감염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 18개에 대한 효능 평가를 완료했으며 이 가운데 4건은 임상시험에 진입했고 1건은 상용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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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 세계는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이 융합돼 전자공학, 소재공학 등 전 분야로 걸쳐 빠르게 확산되며 새로운 혁신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 생명연은 예산 2000억 원, 인원 1600명이 넘는 명실상부 바이오분야 대한민국 대표 출연연구기관으로 우뚝 서며 국가전략기술과 3대 게임체인저로 지정된 첨단 바이오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유전자·세포치료 분야로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에 선정돼 차세대 의약품 시장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고 있으며, 10여년 전부터 운영한 합성생물학 전문 연구조직의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 사업을 통한 바이오 혁신 플랫폼 구현을 시작했다. 또 바이오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활용 플랫폼인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 사업을 운영하고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등을 위한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에 참여해 바이오 데이터 주권 확립에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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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도전의 40년 "기관 발전 넘어 국가 바이오 역량 강화"=지난 40년 간의 생명연은 그야말로 혁신과 도전의 여정이었다. 이제 그간의 연구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기관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방형 혁신 강화 △연구수월성 제고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 확립을 기관의 중점전략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개방형 혁신 강화를 위해 산·학·연·병·관의 협력관계를 내실화하며 Horizon Europe과 같은 글로벌 연구 컨소시엄 참여를 확대하고, 생물자원 부국과의 ODA형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구수월성 제고를 위해 지난 40년간 쌓아온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관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 조직 중심의 연구수행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우수한 인력확보를 위해 기관 전략분야를 주도할 내부리더를 양성하고 외부로는 'Search Committee'(추천위원회)을 적극 운영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연구행정체계를 선진화해 연구자들이 연구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소통과 교류를 통해 내부 간 협업이 활성화되는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도 확립할 계획이다.

권석윤 생명연 원장은 "생명연이 국가 바이오 정책과 바이오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기관의 발전을 넘어 국가의 바이오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바이오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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