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밀양시립박물관 전경<제공=밀양시> |
관람객 수 기준 '성공적인 리뉴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설의 화려함과 관람객 수에 가려진 박물관의 본질적 역할에 대한 검토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밀양시는 2021~2022년 국비 등을 포함해 전시 리모델링, 어린이박물관 신설, 실감 콘텐츠 체험존 조성 등 약 2년에 걸친 전면 개편 사업을 완료하고, 2022년 9월 재개관했다.
이후 관람객은 2023년 8만806명, 2024년 8만333명으로 재개관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SNS 후기와 블로그를 중심으로 가족 단위 외지 관광객이 유입되며 '밀양 명소'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그러나 관람객 90%가 외지인이라는 점은 '지역 박물관'이 지역사회와 얼마나 연결돼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남긴다.
특히, 밀양시립박물관은 문체부 평가인증에서 3회 연속 '우수 박물관'으로 선정됐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평가 기준은 전시 기획, 시설 규모, 교육 운영 등 '형식적 요건'에 치우쳐 있어 실질적인 공공성, 지역사회 기여도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물관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지역 정체성 보존과 교육, 시민 접근성 향유가 중심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화석 전시, 실감 콘텐츠 체험 등 이벤트 중심 구성은 오히려 지역사와의 연결 고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
'재미'에 집중한 콘텐츠가 지역의 역사적 맥락이나 학습적 깊이를 뒷전으로 밀어낸다는 우려다.
또한 체험 프로그램 역시 어린이·청소년 중심으로 제한돼 있어, 청년·노년층 등 다양한 계층을 포괄하는 '문화권 확대 전략'은 여전히 부재하다.
진로교육원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2만 명 참여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실적 중심 운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고, 실제 참여자 만족도나 교육 효과에 대한 검증은 빠져 있다.
정영선 문화예술과장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겨 찾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진정 시민이 '주인공'인 박물관이 되기 위해선 수치 너머의 방향성이 필요하다.
박물관은 전시장이 아니라 공론장이다.
보이는 것만 바꿔선 안 된다.
지역을 담고, 미래를 여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거점'이라 부를 수 있다.
밀양=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