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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하 충남도체육회 스포츠과학센터장. |
이정후 선수는 국가대표로 활동할 때 진천선수촌 스포츠과학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타격 동작 분석, 코어 근육 기능과 균형 능력 측정을 통해 자신의 운동 능력을 과학적으로 점검하고 최적화했다. 이러한 정밀 분석은 이정후가 자신의 기술을 세밀하게 다듬고, 퍼포먼스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이정후는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서도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훈련과 경기 중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했다. 피로도 모니터링을 통해 체력 저하를 미리 감지하고 관리함으로써 시즌 내내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했다. 정신적 준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루틴화된 준비 동작, 시각화 훈련, 자기 조절 훈련을 통해 경기 집중력을 강화했고, 이는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비결이 되었다.
이정후의 사례는 스포츠과학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선수 성장의 핵심 시스템임을 보여준다. 과거처럼 경험과 감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데이터 분석, 부상 예방, 심리 지원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스포츠과학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없다.
특히 충남도는 이 같은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역 엘리트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충남형 스포츠과학지원 체계를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할 때다.
첫째, 정밀 데이터 기반 훈련 시스템이 필요하다. 체력, 기술, 심리 상태를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개인별 맞춤형 훈련을 지원하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둘째, 부상 예방과 회복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근골격계 기능 평가와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 생애주기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셋째, 멘탈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정식 시스템으로 도입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와 경기 집중력 향상 훈련은 경기력 유지에 핵심적이다. 넷째, 현장 밀착형 스포츠과학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실시간으로 피드백하고 조정할 수 있는 지원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충남도가 스포츠과학에 앞장서면, 이정후 같은 선수를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 나아가 전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인재 육성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과학을 기반으로 한 지역 스포츠 경쟁력 강화에 나설 때다.
이정후는 재능과 노력이 빚어낸 결과였지만, 그를 세계무대에 세운 것은 과학적 지원이었다. 충남도가 미래를 준비하려면, 스포츠과학을 시스템으로 뿌리내리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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