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치유의 공동체'로서의 역할과 희망의 메시지

  • 전국
  • 수도권

[기자수첩]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치유의 공동체'로서의 역할과 희망의 메시지

  • 승인 2025-06-10 10:26
  • 이영진 기자이영진 기자
1738811249790
최근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가 삼청교육 피해자와 그 유가족을 위해 운영한 힐링캠프는 우리 사회가 치유와 회복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다.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1박 2일간의 이 캠프는 단순한 치료 프로그램을 넘어, 상처받은 이들이 다시 삶의 희망을 찾는 '공동체'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주는 자리였다.

삼청교육 피해 사건은 1980년대의 어두운 역사로, 수많은 인권침해와 가혹행위가 자행된 참혹한 사건이다. 피해자들은 '삼청교육 피해자'라는 낙인과 사회적 편견 속에 격리되어, 오랜 시간 깊은 트라우마와 고통에 시달려 왔다. 이들의 고통은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영역에 걸쳐 복잡하고도 깊었다. 따라서 단순한 치료가 아닌, 사회적 연대와 치유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힐링캠프는 자연과 함께하는 치유산책, 심리교육, 운동치유, 아로마테라피, 싱잉볼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고통을 공유하며, 다시 한 번 삶의 의미를 되찾는 계기를 마련했다. 참여자들은 "그동안 말 못했던 아픔을 나누고, 자연과 음악이 주는 평안함 속에서 위안을 얻었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나 치유의 길에 한 걸음 내딛었다.

이처럼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는 단순한 치료기관을 넘어 '치유의 공동체'로서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찾아가는 서비스와 힐링캠프를 지속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전국의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희망을 되찾고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 사회가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며,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포용과 치유의 정신을 실천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치유의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가 만들어가는 희망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계속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상처받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치유하며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1749456976009
(출처=국립트라우마센터)
이와 같은 노력은 단기적인 치유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역사적 아픔을 인정하고, 그것에 대한 치유의 과정을 공식화함으로써, 다시는 유사한 인권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경각심과 책임감도 함께 심어지고 있다. 또한,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의 이번 힐링캠프는 '치유의 공동체'라는 개념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자연과 음악, 마음을 치유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결합된 이 경험은, 개인의 상처를 넘어 공동체의 치유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치유 프로그램이 전국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피해자들이 차별과 편견 없이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서는 데 기여해야 한다.

앞으로도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가 추진하는 원(遠)-마음 서비스와 다양한 치유 캠프가 확대되어, 더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고 극복하는 데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는 단순한 치유를 넘어, 우리 사회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성찰의 과정'이 될 것이며, 더 건강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캠프의 성공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상처받은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공감과 연대로 치유의 손길을 내밀 때 비로소 사회는 더욱 성숙하

고 강해진다는 사실이다. '치유의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가 이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책임감 역시 느껴야 할 것이다.


이영진 기자 news032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폭행·금품 갈취·강제추행… 청양 집단 학폭 고교생들 경찰 입건
  2. 충남도 '미래 모빌리티 거점지 도약' 초석 마련
  3. 김태흠 "천안, 인구 100만 대도시 발전 뒷받침"
  4. 충남교육청, 전국 교육청 최초로 ISO 37001 인증 획득
  5. 현충일 보낸 대전현충원에 버려진 '플라스틱 조화 6톤'… "지속가능한 생화 사용을"
  1. 경찰, 이진숙 방통위원장 법인카드 사적 사용 혐의 관련 압수수색
  2. 장마철 앞두고 하상주차장 폐쇄 안내
  3. 21대 대선 기간 충청권 선거법 위반 혐의 225건…이중투표 등 수사 중
  4. 펜싱동호회 경기장에 오상욱이 출전했다? 2025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펜싱대회
  5. 전국 최초 캐릭터 라면, 대전 ‘꿈돌이 라면’ 출시

헤드라인 뉴스


정부 `행정수도 흔들기`에 충청여권 무기력 대응 ‘도마’

정부 '행정수도 흔들기'에 충청여권 무기력 대응 ‘도마’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이전을 추진하면서 충청권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무기력한 지역 여권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행정수도 완성에 역행하는 처사임에도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침묵만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집권 초 이른바 '명심'을 거스르지 않을까 눈치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취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세종시에 있는 해수부를 조속히 부산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해당..

대전 대형마트 휴업일 현행 유지될 듯... 여권 대형마트 공휴일 휴업 재추진 움직임
대전 대형마트 휴업일 현행 유지될 듯... 여권 대형마트 공휴일 휴업 재추진 움직임

대전 대형마트 휴업일이 현행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여권이 지난 정부에서 폐지·축소한 대형마트 공휴일 휴업을 재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간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려 했던 대전은 현재와 같이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에 문을 닫는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공휴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강제하게 된다. 현재 국회 소위원회를 통과했으며 곧 본회를 통과해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유통법상 대형마트 휴무일은 자지단체..

앞으로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 `줍줍` 신청한다
앞으로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 '줍줍' 신청한다

앞으로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게 된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된다. 무순위 청약은 합법적 청약 당첨자가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포기하거나, 청약 미달로 생긴 잔여 물량을 다시 공급하는 제도다. 그간 민간 주택의 경우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었는데,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만 청약하도록 하는 거주 요건도 추가할 수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무더위 날리는 분수 무더위 날리는 분수

  • 고사리손으로 캔 감자 고사리손으로 캔 감자

  • 복지만두레협의회, 장담그기 및 숲속 힐링체험 복지만두레협의회, 장담그기 및 숲속 힐링체험

  • 전국 최초 캐릭터 라면, 대전 ‘꿈돌이 라면’ 출시 전국 최초 캐릭터 라면, 대전 ‘꿈돌이 라면’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