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투입 목적 몰라"… 미카형 증기기관차 의혹 여전

  • 정치/행정
  • 대전

"실제 투입 목적 몰라"… 미카형 증기기관차 의혹 여전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 문화재 등록 말소
진위 여부 의혹에 국가유산청 2년간 재조사
'보급품 후송' 투입 목적 근거에 "확정 어려워"
"유산청 판단 오류 책임있지만, 회피" 지적도

  • 승인 2025-06-12 16:48
  • 신문게재 2025-06-13 2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50612_153252387
6월 12일 국가유산청이 게시한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 등록문화유산 말소 고시.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이 12일 '딘 소장 구출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잘못 알려진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 등록을 말소했지만 이 작전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 진실 규명이 시급하다.

더욱이 조사를 맡아왔던 국가유산청이 돌연 열차 투입 목적보다는 실제 사용된 기관차가 다르다는 부분에만 집중해 그간 제기됐던 수많은 의혹에 대해선 정확한 결과를 내놓지 않자 '반쪽짜리 조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08년 국가등록문화유산 제415호로 지정된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에 대한 역사적 사실 검증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지난 2023년부터 2년간 국가유산청은 재조사 단계에 돌입, 이날 문화유산 등록 말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린다.



장기간 검증을 거쳤음에도 그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을 전혀 풀어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2023년 4월 유산청은 열차의 투입 목적과 실제 사용된 열차 번호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 사실을 확인했다.

먼저 한국교통동란기를 보면 당시 사용됐던 기관차는 'M3 219호(미카 3-219)로 기재됐다. 즉, 작전에 사용된 건 129호가 아니었다는 사실로 국가유산청이 말소를 결정했다.

문제는 이와 함께 제시된 여러 의혹 중 가장 풀어야 하는 열차 투입 목적 진실은 여전히 묘연하다는 것이다.

국방부 군산편찬연구소의 2008년 '625 전쟁사 4: 금강-소백산맥선 지연작전'- 대전역 보급품 후송 실패 자료를 보면 한국 전쟁 당시 기관차는 대전역의 보급픔을 적재한 화차를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명시돼 있다.

국가유산청도 12일 고시를 통해 129호 열차 등록 말소에는 '물자 후송으로 기술된 문헌이 있는 점을 비춰볼 때 등록 사유에 오류가 있다'고 전했지만, 실제 반응은 달랐다.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유산청은 "조사를 하긴 했으나 보급품 전송용인 것까지 확정 짓진 않았다"라며 "딘 소장 구출 작전에 사용됐다는 자료도 있고 보급품 후송 작전에 투입됐다는 자료도 있어 장담하기 어렵다"며 고시 내용과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그간 후손들은 잘못된 역사를 수십 년 동안 기려왔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사실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어느 하나도 해결되지 못했다.

이 외의 열차 투입 인원, 열차를 이끈 김재현 기관사의 순직일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들은 '기차와 직접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국가유산청의 문화재 등록 절차에서 생긴 판단 오류로 진행된 재조사였기에,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책임이 있지만 이를 회피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역사 전문가는 "단순히 등록 말소가 됐다고 끝이 아니다. 219호의 투입 목적이 확인되지 않으면 뒤따르는 문제가 많다"라며 "특히, 딘 소장 구출 작전 공로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김재현 기관사의 업적이 훼손될 수 있기에 정확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지윤·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3년간 대전서 송치된 뇌물죄 공무원만 8명…계약 비리는 관행?
  2. 농촌공간 정비사업 '금산군' 선정
  3. 천안검찰, 수의계약 허점 이용 100억원 편취한 혐의 등 일당 8명 기소
  4. 도민 화합의 축제 제 77회 '충남도민체육대회' 개막
  5. 김태흠 지사, 민선8기 4년차 시군 방문 돌입
  1. 코스피 3년 5개월 만에 2900돌파
  2. 국간사 생도와 함께 하는 현충시설 환경정비 봉사
  3.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지' 잠재력 확인...남겨진 숙제는
  4. 세종시 '중앙공원·장남평야'서 생물 341종 발견...다양성 확인
  5. [현장] "제방 복구 안 끝났는데…" 이른 장마 소식에 정뱅이마을 주민 한숨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경제단체장·재벌총수들, 경제 위기 극복 ‘한목소리’

이 대통령·경제단체장·재벌총수들, 경제 위기 극복 ‘한목소리’

이재명 대통령과 경제단체장, 재벌총수들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민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 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다. 간담회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안덕근 산자부 장관과 이형일 기재부..

내란특검 조은석·김건희특검 민중기·채상병특검 이명현 지명
내란특검 조은석·김건희특검 민중기·채상병특검 이명현 지명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특별검사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은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지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한 지 8시간이 안 된 12일 오후 11시 9분 전후에 지명을 완료하면서 3대 특검팀 출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은석 특검과 민중기 특검은 민주당이, 이명현 특검은 혁신당이 추천했다. 전남 장성 출생으로 광덕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조은석(65년생·사법연수원 19기) 특검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청주지검장, 문..

코스닥 상승 견인하는 대전 상장기업…시총 63조 원 돌파
코스닥 상승 견인하는 대전 상장기업…시총 63조 원 돌파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대전의 상장기업 시가총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3년간 지역의 상장기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총 규모도 63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충청권 상장기업 전체 시총의 절반에 육박한다. 대전에 본사를 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신약개발 기업 인투셀이 지난달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지역 상장기업 수는 66개로 늘었다. 2015년 설립한 인투셀은 리가켐바이오 공동 창업자 박태교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창업 10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인투셀은 상장 첫날 공모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 ‘선생님 저 충치 없죠?’ ‘선생님 저 충치 없죠?’

  • ‘고향에 선물 보내요’ ‘고향에 선물 보내요’

  • 대전에서 잡(JOB)는 내일 대전에서 잡(JOB)는 내일